모란을 꺾어 든 여인
전미정 시집 (전자책) / 한국문학방송 刊
여자가 써 내려가는 책에는 한 편 한 편 나이 들어가는 풍경이 보인다.
마음은 청춘이라고 하면서도 마디마디 찬바람이 든다고 쓴다.
소심하고 신중하던 성격으로도 태산과 대양이 멋지다고 말하고 싶어 하는 객기가 있었다.
수십 년 설거지하고 빨래하던 손으로 그대는 詩 나는 바람이라는 낭만을 불러일으키는 글을 써보기도 하지만 입추 지난 모처럼의 찬바람에도 삭신이 시려서 창문을 닫으며 젠장 틀렸어 이제는 홍시라니까 투덜댄다.
단풍 드는 인생의 황혼에 폭삭 익은 열매의 이야기가 행간에 펼쳐지며 깊어져가는 가을 이야기를 기명색으로 채색한다.
꽃이 되어 열매 맺으며 바람에 흔들려 본 이야기
찬비에 흠뻑 젖어 콜록거리던 약도 없던 시절의 이야기 터널을 겨우 빠져나와 눈이 부신 내일로 가보자고 용기를 가져보지만 성성한 백발에 추억만이 씁쓸하다.
여자의 꿈을 엎어 그 텃밭에 작은 풀씨라...
― <시인의 말>
- 차 례 -
시인의 말
제1부 봄날은 간다
새해 아침에
두 분의 어머니
그래도
본디 본적
족적
그대는 뉘신가
봄날은 간다
산딸나무 열매
오월의 편지
소풍
폐지
꽃무릇
노랑 망태버섯
인생
부안 앞바다
세밑
목련
설중매
손녀
비가 내리네
세정사 바람꽃
눈사람
제2부 그대를 시라 부르오
모란을 꺾어 든 여인
동행
춤추는 붓
세상 공부
길
황혼
숙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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