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지문
초연 김은자 소설집 (전자책) / 한국문학방송 刊
어떤 일을 경험하지 않으면 지혜가 자라지 않는다는 법구경의 가르침이 있다. 인생의 단편들을 이야기로 엮으면서 세상의 어떤 것도 인내를 대신 할 수 없음을 알게 된다. 재능은 인내를 대신하기 어렵기에 지혜의 절반은 인내가 아닐까 여긴다. 그러구러 내가 정말 많이 모른다는 것을 아는 것도 중요한 삶의 길목에서 만난다. 나보다 더 나은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면 배움의 장이 열린다. 많이 넘어지는 자가 쉽게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순간 대자연 · 인간 · 자연이 모두 스승이다.
산수의 언덕에서 바라보는 세상의 이야기는 ‘내가 웃을 때는 세상이 다 웃고, 내가 울 때는 혼자 웃는다.’라는 가르침을 주면서 늘 유쾌하게 살 것을 가르친다. 살아온 날 보다 살아갈 날이 너무나 짧다는 자각이 올 때 어느 한때에 묶어둔 단상들이 이야기되어 언어의 건축물이 책으로 포장된다.
세 잎 토끼풀은 행복의 상징이고 네 잎 토끼풀은 행운의 상징이듯이 생각하면 얼마나 많은 행복을 누렸던가! 산수를 넘는 사람이 우리나라 인구의 30%라는데 자기 발로 걸어 다니는 사람이 15%라는 범주에 속하고 있다는 것은 얼마나 다행인가. 정년이 없는 작가의 삶을 산다는 기막힌 행운도 축복받은 삶이 아닌가!
50대에 치매 걸린 사람의 비참함이 치매 요양병원에 수용되면서 비참함은 이루 형언할 수가 없는데 작가라는 명분으로 남을 위로하는 글을 창작한다는 능력은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사명이라 여긴다. 행복의 길이라는 마음으로 인생행로를 정하면 긍정의 에너지가 온몸에 가득함을 느낀다.
여섯 편의 이야기의 주인공은 모두 내가 되기도 하고 2인칭 3인칭이 된다. 누구나 업연에서 벗어나는 사람은 없다는 이야기와 탐진치 삼독貪瞋痴 三毒의 집착이 주는 고뇌를 그린다. 생주이멸生住異滅의 굴레에서 무상의 진실을 가르친다. 작은 이야기에서 누군가 한 분이라도 공감하고 힐링이 된다면 기쁘겠다.
― <머리말>
- 차 례 -
머리에 두는 글
◇ 단편소설
1편 혼밥 시대 너스레 별곡
2편 酒님을 섬기는 백성
3편 열여덟 꽃자리
4편 성공의 그루터기
5편 마포나루 달빛 연가
6편 달의 지문
▪ 서평
[2024.04.20 발행. 155쪽. 정가 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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