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자 시인이 최근 시집‘낙타로 은유하는 밤’을 출간했다.
이 시집은 시인이 아픔을 받아들이고 그 자리에 승화의 꽃을 피워올린 시집이다.
자기 아픔은 주변에서부터 힘을 얻던가. 주변인들과의 공감을 통해 치유되는 회복성은 위안을 넘어 평온이 된다. 이러한 출발점의 상태에서 발현되는 시적 공감은 무력한 자신을 응시하다가 이내 저 너머에 있는 희망의 에너지와 조우한다.
서랍장 문이 덜컹거려 / 드라이버로 조여주니 단단하다 // 살다 보면 나도 흔들릴 때가 있지 / 주저앉기 일보 전 / 보이지 않는 누군가의 손이 / 바로잡아 주고는 했어 / 나를 다루는 솜씨 그만이야// 심신이 노곤하고 삐걱거릴 때 /고정해 주는 그 무엇, / 十字는 마음 넉넉히 쓰라/ 一子는 내려놓으라는 처방이다 // 사람과 사람 사이 /갈등의 고리가 생기려 할 때 /슬며시 조이고 뚝딱 풀어주기도 하는 / 신의 한 수 [십자 전문]
이 십자의 시는 십자가를 감춘 메타포 다. 예수의 긍휼함을 통해 자신을 치유함은 물론 인간이 인간을 통해 회복하는 과정을 잘 드러내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기독교적인 색채를 갖고 있다고는 단언할 수 없다. 이보다 더 서정적인 서시가 많기 때문이다.
그녀의 시적 탐구와 완성을 향해 나아가는 내면의 안과 바깥이 나날이 넓어지고 깊어진 시집 낙타로 은유하는 밤은 도서출판 상상인에서 출간됐다.
이규자 시인은 한국예총 예술시대작가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한국문인협회 김포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조윤주 객원기자(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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