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022년 3월 10일 새벽 대통령 당선 직후 지지자들에게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는 모습.
뚝심으로 이뤄낸 ‘성공신화’ 집권 1061일만에 ‘탄핵’(사진) 윤석열 대통령, 집권 3년도 못채운채‘퇴장’
‘김건희 리스크’무너져 가던 윤 대통령 신화에‘결정타’
윤석열 대통령이 4월 4일 탄핵되며 역사의 무대에서 퇴장했다. 지난 2022년 5월 10일 대통령이 된 지 1061일 만이다.
그는 운이 좋은 사나이였다. 동시에 운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뚝심’도 갖고 있었다. 인생의 중요한 순간에서 던진 무모한 승부수를 잇달아 성공시켰다.
그러나 책임질 게 많은 자리에 앉을수록 윤 대통령의 우직함은 ‘도박수’로 변해갔다. 옆을 둘러봐야 하는 자리에서도 윤 대통령은 오로지 앞으로만 돌격했다. 불리한 상황에서도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등 끝까지 ‘올인’을 밀어붙인 결과는 ‘탄핵’이었다.
윤 대통령은 서울대 법대에 입학한 뒤 1982년부터 1991년까지 사법고시에 9번을 도전한 끝에 합격했다. 잘 알려진 이른바 ‘9수 신화’다. 당시 윤 대통령과 같이 공부했던 이들은 그가 시험에 떨어져도 좀처럼 낙심하지 않는 멘탈을 가지고 있다고 증언한 바 있다. 끝까지 밀어붙여 결국 합격을 쟁취해냈다.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총장을 지낼 때 윤 대통령은 ‘황태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수사하며 자신을 키워준 문재인 대통령에게 칼을 겨눴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한 것은 상황이 어떻건 실행에 옮겼던 것이다.
이때의 항명이 그를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만들었고, 결국 대권까지 거머쥐었다. 단조로운 성공방식이었지만, 윤 대통령의 추진력과 몇 번의 운이 겹친 게 엄청난 보상으로 돌아왔다.
취임 후 언론을 상대로 출근 때마다 약식 기자회견인 ‘도어스테핑’을 진행하는 등 새로운 소통 문화를 도입하려 했지만, 미국 순방 중 욕설 논란과 그로 인해 일부 언론과 마찰이 빚어지자 6개월 만에 중단했다.
윤 대통령의 가장 큰 실책은 ‘의대증원’과 ‘김건희 여사’ 관련 실수를 인정하지 않은 것이 꼽힌다. 지난해 총선 직전 파격적 의대 증원 공약을 내놓았다 여론이 악화되자 여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사과하고 의료계에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는 여론이 빗발쳤다.
이에 그해 4월1일 대국민담화를 진행했지만 윤 대통령은 1만4000여자 분량에서 사과는 중간 부분 한 줄에 그친 반면, 의대 증원의 정당성을 설명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해 결국 여론을 뒤집는 데 실패했다. 이는 ‘4.10 총선’ 참패로 이어졌다.
‘김건희 여사 리스크’는 무너져 가던 윤 대통령의 신화에 결정타를 꽂았다. 2023년 12월 취임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김 여사의 사과를 요구하자 윤 대통령은 역으로 한 전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상황이 잡을 수 없이 악화됐다. 이후 ‘명태균 리스크’까지 터지며 여권으로부터 “정권이 흔들린다”는 우려까지 나왔다.
윤 대통령은 마지못해 지난해 11월 140여 분간 대국민담화를 통해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고 제 부덕의 소치”라며 사과했지만, 이 역시 사과는 짧게 그친 반면 대부분을 자기 주장으로 채워 국민 공감을 얻지 못했다.
궁지에 몰린 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로 마지막 반전을 노렸다. 그러나 이는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던진 최악의 수였다. 계엄은 허술한 준비로 2시간 만에 국회에 의해 해제됐고, 대다수 국민은 과거 군사정권을 떠올리게 하는 무리수에 등을 돌렸다. 결국 그해 12월 14일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통과되며 윤 대통령은 직무정지 됐다.
이후 윤 대통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체포영장 집행시도를 대통령경호처를 동원해 끝까지 막아서다 결국 지난 1월 체포당했다. 탄핵심판 때도 “2시간짜리 내란이 어디있냐” “경고성 계엄이었다” 등 무리한 주장을 거듭하며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끝까지 고독했던 승부사의 결말은 탄핵이었다.
<채홍길.이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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