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1979년 이란 이슬람혁명 이후 처음으로 이란 본토의 핵시설을 공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군사작전으로 이란의 핵농축 역량을 제거했다고 주장했으며, 이란과 이스라엘 간의 무력 대응이 이어지면서 중동 전역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번 공격은 이란 시간 기준으로 지난 13일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선제 공습을 감행한 이후, 두 나라가 무력 충돌을 주고받은 지 9일 만에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향후 2주 내 이란에 대한 군사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으나, 이틀 만에 전격적인 공습을 단행해 ‘협상 시한’을 스스로 앞당긴 셈이 됐다. 이에 따라 군사 개입 결심의 배경과 정치적 의도에 대한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현지시간 21일 밤, 미국은 ‘한밤중의 망치(Midnight Hammer)’라는 작전명 하에 B-2 스텔스 폭격기, GBU-57 벙커버스터, 정밀 유도탄 등을 동원해 이란의 포르도(Fordow), 나탄즈(Natanz), 이스파한(Isfahan) 등 주요 핵시설 3곳을 타격했다. 뉴욕타임스와 CNN 보도에 따르면, 벙커버스터 14발과 유도탄 75발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작전은 미국 단독이 아닌 이스라엘과의 공조 하에 진행됐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수개월간 긴밀히 협의해 왔으며, 공습 이틀 전 이스라엘 공군이 이란 남부 방공망을 정밀 타격해 미군의 폭격 경로를 확보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포르도는 파괴됐다”고 밝히고, “지하에서 큰 피해가 발생했으며 정밀 타격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백악관 대국민 연설에서는 “이란의 주요 농축시설이 전적으로 제거됐다”고 밝혔다.
미 합참의장 댄 케인은 “핵시설이 극도로 심하게 손상됐다”고 전했으나,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은 “현재 IAEA를 포함해 누구도 포르도 시설 지하의 피해 상황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습 직후 “다음 단계는 협상이며, 목표는 평화”라고 밝혔고, 미 정부 관계자 역시 “이란이 보복하지 않는다면 이번 작전으로 작전을 종료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스라엘 고위 당국자는 “상황은 이란의 대응에 달려 있으며, 추가 작전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전했다.
미국 내에서는 이번 공습의 절차적 정당성을 둘러싼 논란도 제기됐다. 일부 보수 논객과 야당 인사들은 의회의 승인 없이 감행된 공습이 위헌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사회도 우려를 나타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이번 사태는 중동에서의 확전을 불러올 수 있으며, 국제 평화와 안보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표적은 더 남아 있다”고 언급한 가운데, 이란과 이스라엘의 무력 대응이 지속될 경우 이번 사태가 일회성 충돌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