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철 칼럼]
포식의 공동진화共同進化
생물계에서 상호작용은 매우 다양하다. 한 종이 다른 종을 먹는 종을 포식자라고 하고, 먹히는 종을 먹이라고 한다.
동물과 동물사이에서, 동물과 식물 사이에서도 일어난다. 일반적으로 포식자는 생물의 다양성을 감소시킨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러한 사고가 잘못된 것임을 미국의 생태학자 파인(Paine)이 처음으로 제안하였다.
포식자와 먹이의 관계가 실제로 군집의 다양성을 유지함을 1960년대에 밝혔다. 이러한 상호작용으로 인한 공동진화(Coevolution)를 하는 것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먹고 먹히는 자 사이에는 너무나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자연의 섭리가 있어 그 섭리 속에서 생물체의 다양성으로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다양성의 질서를 볼 때 새삼 자연의 신비를 실감하게 된다.
따라서 어떠한 생물의 집단이나 개체이든 간에 그 관계가 자연의 큰 흐름에 역행하지 않을 때 신선하고 건강해짐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각 집단이나 생물체의 기능이 활발히 가동되고 자연의 구성요소들로서 생명력을 가지게 된다.
그러나 반대로 아무리 한쪽의 큰 집단이나 개체군들이 건강하더라도 한쪽이 너무 기울어져서 균형을 잃게 되면 결국 다른 개체군이나 집단이 소멸되기 시작하고 결국은 이 지구상에서 서로가 파멸하여 사라지게 된다.
우리는 이러한 현상을 볼 때마다 서로의 관계가 길항적이고 또 얼마나 중요한가를 느끼게 한다. 포식자와 먹이가 함께 공동진화의 필요성의 위력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만일 우리의 사회에서 한 집단의 편협된 거대성이 독주된다면 자연에서의 평형이 깨어지는 것과 다를바 없게 될 것이다. 또한 그 거대성으로 통한 다른 집단의 청산적 소멸이 일어난다면 생물의 다양성이 파괴되듯이 이러한 사회적 현상을 원치 않는다. 왜냐하면 결국 함께 소멸되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우리가 바라고 필요한 것은 건강한 생물체를 유지하기 위해 포식의 공동진화를 생태계에서 배워야 하는 의식이 필요한 것이다.
정치, 경제, 사회의 구석구석에서 일어나는 포식일변도의 편협된 사고가 있다면 이는 결코 배제되어야 할 명제인 것이다. 포식의 공동진화가 결국 사회와 국가가 요구하는 요소로 작동되어 발전적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진리를 일깨워준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우리의 위정자나 선량들이 포식의 공동진화의 자연섭리를 따르고 이용될 때 건전하고 자유롭고 행복한 사회를 이룰 것이요 이러한 사회나 국가가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게 되어 이상적인 복지국가를 이루게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포식자와 먹이의 공동진화를 수행하는 자연현상에서 우리는 고개 숙여 다시 한 번 경건한 자세로 무엇을 느껴야 할 것이다.
□ 최원철
자연과학박사. 부산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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