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두환 칼럼]
역사에 새로운 패러다임
- 프랑스 신부가 쓴 조선사를 번역하고서
꼬레(Corea)! 통상 코리아(Korea)라고 부르는 그 조선(朝鮮)의 역사!
이 책은 프랑스 신부 뒤 알드(P. Du Halde: 1674~1743)가 1735년에 저술했던《The General History of the China》[중국통사(中國通史)](전4권)의 제4권에 적혀있는〈The Abridgment History of Corea〉[조선략사(朝鮮略史)]인데, 이를 건국대학교 신복룡 교수가 1985~1986년 사이 미국 조지타운 대학(Georgetown University)에서 수학(修學)할 때, 그곳 귀중본 도서실(貴重本 圖書室)에서 복사한 것을 번역하여 1999년에 서울 집문당에서《한말외국인기록 10‧11‧12》에 합본(合本)된《조선전》이란 제목으로 발행한 바가 있다.
나는 2000년에《하멜 표류기》원문과 이《조선전》원문을 신복룡 교수님께 구득(求得)하게 되었으니, 뒤늦으나마, 그 후의에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이 책은 본디 뒤 알드가 여러 선교사들이 동양을 방문하여 보고 듣고, 체험한 것과 여러 자료들을 예수회(Jesuit)에 보내온 것을 1차 편집하였다가, 32년 동안 외국에서 지냈으며, 그 10년 동안은 북경에서 예수회 수장(首長)으로 봉직했던 꽁땅셍(P. Contansin) 신부가 빠리(Paris)에 1년간 체류(滯留)하면서 뒤 알드 신부의 저술에 수정(修訂)을 하여 표지와 같은 긴 제목으로 1735년 빠리에서, 1736년에 헤이그(The Hague)에서, 1741년에 런던의 왓스(J. Watts)사에서, 1742년에 제2권을 영어로 번역하여 런던에서 출간하였고, 1747~1749년에 독일의 로스톡(Rostock)사에서 출간되었는데, “영어 번역자는 여러 가지를 삭제했다.”고 신복룡 교수가 그 “역주자 머리말”에서 밝힌 바 있다.
이 글은 비록 프랑스어 원문을 구하지 못하고, 영어로 중역된 브룩스(R. Brooks)의 글을 대본(臺本)으로 할 수밖에 없었지만, 이것만으로도 고유명사: 지명‧인명과 그 상관관계 등을 고려하여 그 태생적‧원천적 본질부터 검토하면서 다시 번역해 보니, 그 역사지리적 환경은 결국 중원대륙(中原大陸)의 조선이었다.
이런 결론은 필자가 이미《대동여지전도(大東輿地全圖)》속의 12줄 388자를 번역한 바, 그 지도의 모형은 한반도였으나, 그 글 내용은 중원대륙임을《대동여지도에서 낙타전쟁》(집문당, 2003)으로 펴낸 바 있고, 제주를 통하여 조선에 왔다가 13년 28일간(1653. 8. 16〜1666. 9. 14) 억류생활에서 탈출했다는 것에 대해 그들은 한반도에는 한 발자국도 내딛지 않았다고《새롭게 고쳐 쓴 하멜 표류기》(우석출판사, 2003)라는 책을 발간한 바가 있다. 이《조선통사(朝鮮通史)》자체도 그 내용에서 거의 마찬가지였음을 발견하였다.
이《프랑스 신부가 쓴 조선왕국 조선통사》는 본디 대륙에 있었던 조선(=the Corea)에서 선교사들이 써 보낸 것을 정리하여 만든 것이므로, 중국대륙이 조선의 내용으로 일관되었던 것임에 분명하지만, 이것은 1920년을 전후하여 고쳐 써졌다. 그 이유는 1910년 이후에 간행된《신원사》와《해동역사》에 실려있는 것과 같은 표현이 실려있고, 바로 그와 같은 표현의 글이 이 뒤 알드의 글에 실려있기 때문이다.
또《신원사》는 가소민(柯邵忞)이 1919년에,《해동역사》는 1910년에 간행된 것이기 때문에, 그 속의 글들이 뒤 알드의 글 속에는 들어있으며, 그것도 1735년에 프랑스 빠리에서, 1736년에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출간되었다는 것은 상식적으론 불가능하다. 그래서 이런 것들은 본디 조선(=The Corea)의 강역을 결코 한반도라고 볼 수 없는 결정적 자료가 된다. 결국 뒤 알드의 글은 본인과는 상관없이 그 본질이 바뀌었고, 그 결과가 현재 조선(=Korea)이 한반도로 기정사실화 되어졌다는 것이다.
이런 경위는 다음과 같이 그 본질과 진실을 찾아낼 수 있다.
첫째, 조선의 지리적 범위가 한대‧온대‧아열대‧열대의 4개 기후대를 가진 나라다.
둘째, 조선은 온갖 동물‧식물이 있는 나라, 동물의 왕국이다.
셋째, 한(漢)나라 혜제(惠帝), 연왕(燕王) 장두(臧荼), 교동왕(膠東王) 뎬시(田市)는 한결같이 모두 “조선(朝鮮)의 임금(King of Tchaossien)”이었다.
넷째, 각 시대별 나라마다, 즉 한‧수‧당‧송‧료‧금‧원‧명 등등은 조선왕조의 명칭이면서 조선의 또 다른 제후국이었다.
다섯째, 조선의 고유명사 인명‧지명들이 한어(漢語) 발음과 거의 같이 표기되었다. 단 구개음화의 변화도 있다.
이러한 내용을 정리하여 보니,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중국(China)‧조선(Corea)이 하나의 강역 속에 있는 하나의 나라였으며, 뒤 알드가 말했던 제목은 따로 볼 것이 아니라, 결국 하나의《조선통사(朝鮮通史)》로 귀결(歸結)된다.
우리들의 통상적 근세 역사를 조선→대한제국→일제[日帝: 조선총독부(朝鮮總督府)]→대한민국 임시정부→UN 군정청(軍政廳)→대한민국으로 변천된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데, 이는 서세동점(西勢東漸)의 열강(列强)에 의하여 1900년을 전후하여 모든 문헌을 개작(改作)하여 바꾸었을 뿐이며, 그 본질은 대한제국과 대한민국은 그 태생적 지리적 위치가 다르다.
나는 오래 전부터 임진왜란사(壬辰倭亂史)에 관련된 글을 한반도 중심으로 써왔으나, 이렇게 다시 졸필(拙筆)을 들고서 지난날의 논리를 부정하며 조선의 활동무대의 중심지는 애시당초부터 중원대륙이었고, 고대 조선은 아시아 자체이지만, 거기서 서구열강 세력에 의해 멸망되었다는 사실과, 그 틈에 한반도가 본디 조선과는 전혀 다른 지역에서 새롭게 조선으로 태어났다는 사실을 밝히면서, 그 동안의 집필된 것에 대한 논리적 모순은 이렇게 학문적 발전의 바탕이 되어 지금에 이르렀다.
특히 요즘에 와서 많은 사람들이 옛 문헌(文獻)의 번역(飜譯)을 변역(變易)하고 있는데, 이를 다 함께 마음을 열고 주도면밀(周到綿密)하고도 광범위(廣範圍)하게 정말 과학적 방법으로 제대로 풀었으면 하는 바람뿐이다.
조선은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에 서세동점의 회오리에 휘몰려 열강세력의 공모(conspiracy)에 의해 분해되고, 조선의 중앙조정이란 中國‧China가 국명(國名)으로 바뀌고, 조선은 한반도라는 역사와 국토로 전혀 다르게 구성되었다. 더구나 현재 중화민국의 동북공정(東北工程) 사업의 본질이 한반도 중심의 조선사로 더욱 기정사실화한다는 의도로 보이는데도, 현재 대한민국의 그 대응전략이 적절치 않게 되면, 고구려사‧발해사 자체가 조선사에서 빼앗기고, 그 강역마저 한강 이북까지도 역사적으로 강탈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될 것이다.
그러나 역사의 본질적 면에서 보면, 현재 중화민국은 동북공정에 앞서 중화민국의 역사라는 “중국사” 자체가 아예 조선의 역사, 즉 “조선사”이다. 다시 강조하면, 중국사는 조선사이다. 왜냐하면 고구려의 중심은 동경 40°가 되는 유라시아의 중심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중국사는 조선사”라고 실토하고 그렇게 바꾸어야 한다.
중국‧조선‧일본은 그 강역이나 역사가 1910년대까지는 본디 하나의 조선이었다. 이런 역사적 진실에 따라 우리는 지금까지의 역사인식의 패러다임에 대전환을 해야 한다.
다시 말하자면, 본디 대륙에 있었던 조선(=The Corea), 서세동점에 의해 갑자기 커진 일본의 역할, 조선(=대륙)을 차지하기 위한 노력이 서구열강들의 식민지화의 주구(走狗)로서 1920년을 전후하여 철저하게 역사 개작에 들어갔으며, 하나의 조선(=중원대륙)을 중국(=중화민국)‧조선(=대한민국‧Korea)‧일본(=일본열도‧Japan)으로 그 역사와 강역을 분리함으로써 현재와 같은 지리적 배치로 정립된 것이다.
그리고 과거를 알아야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 바꿔 말하면, 과거를 모르면 미래의 설계는 허구요, 개인이든 국가든 어떤 조직의 진정한 발전은 불가능하다는 말이다. 역사란 과거와의 끊임없는 대화이다. 대화를 하려면 진실을 알아야 한다. 진실된 역사를 알아야 미래를 설계하여 발전시킬 수가 있다.
그래서 조선의 역사를 규명하기 위하여 국가적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이 글의 번역과 역사비판, 새로운 해설을 사대주의‧모화사상‧종속이론의 잣대로 함부로 평가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래서 원문 번역에 이어서 이《조선통사(朝鮮通史)》에 대한 가치평가를 부록에 실었으니, 우리는 그 의미가 무엇인지부터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 최두환
경영학박사. 동양사 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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