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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조선신사대동보》가 의미하는 것은? / 최두환

등록날짜 [ 2019년01월01일 10시53분 ]

[최두환 칼럼]

《조선신사대동보》가 의미하는 것은?

 

 

우리에겐 눈에 익은 듯 하면서도 별로 관심의 대상에서 벗어나 있는 자료가, 많은 것들이 있을 수 있지만, 아마도《조선신사대동보(朝鮮紳士大同譜》일 것이다.


이 책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성문사(誠文社)본이고, 다른 하나는 일한인쇄주식회사(日韓印刷株式會社)본이다. 이들은 인쇄소와 인쇄인을 제외하면 두 판본은 인쇄일, 발행일(大正2: 1913년), 편찬 겸 저작자, 발행소(京城) 등 모든 것이 똑같다. 또 성문사본에는 오가끼(大垣丈夫)의 서문이 있는데 비해 일한인쇄주식회사본에는 김윤식(金允植)의 서문도 함께 실려 있다. 분량은 성문사본은 1306쪽, 일한인쇄주식회사본은 1102쪽으로서 성문사본의 수록 인물이 많다. 동일한 시기에 발행되었으면서도 서로 다른 내용을 왜 두 인쇄소에서 출간하였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그런 추정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우선 여기서 우리들이 즐겨 사용하고 있는 낱말이 있다. "신사(紳士)"라는 말이다. 과연 이 말의 뜻은 무엇이며, 무엇 때문에 이 책 제목에 쓰였겠는가?


"신사"는 여러 가지의 뜻이 있는데, "이 책에서의 신사는 강점되기 이전 조선의 지배계층임을 알 수 있다. 또 특정 성씨의 계보만을 정리하지 않았음에도 ‘대동보’의 형식을 취한 것은, 조선의 유력한 계층을 전국적으로 망라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전 조선의 지배계층임을 알 수 있다. 또 특정 성씨의 계보만을 정리하지 않았음에도 ‘대동보’의 형식을 취한 것은, 조선의 유력한 계층을 전국적으로 망라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했다.


이를 다시 명확하게 알기 위하여《사전》적인 풀이부터 있어야 하겠다. 즉, 대체로 품행·례의가 바르고, 교양이 있고, 학덕·기품을 갖춘 덕망이 높은 남자나, 일반적으로 숙녀에 반대되는 말로서 남자의 미칭(gentleman)이기도 하지만, 이보다는 더 근원적인 말로서, 상류사회의 남자나 시골에 있는 벼슬아치 또는 벼슬에서 물러난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서양에서의 신사를 "gentleman"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기사(騎士: knight)가 외국에 나가 그 나라의 진품·명품을 많이 략탈해온 자에게 붙여진 이름이다. 심하게 말하면 국가가 인정한 도둑이라는 말이다.


그러면 어떤 상류사회이며, 어떤 시골을 가리키겠는가? 왜 "조선"이란 말에서 "신사"라는 말이 붙어야 하는가 말이다.


그 "朝鮮"이 옛날부터 줄곧 과연 "한반도"였다면 이런 "朝鮮紳士"라는 말은 불필요하다. 또 거기에 "大同(큰 세력이 합동함. 또는 천하가 번영하여 호평하게 됨)"이란 말도 그 시기로 보아 전혀 어울리지 않는 말이다. 그 朝鮮이 韓半島가 아니기에 본디 대륙조선이라는 곳에서 새로 만드는 조선 한반도로 건너온 사람들, 즉 그런 상류사회 사람을 가리키며, 그렇게 건너온 사람, 시골·한반도의 사람이 된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라야 그 이름에 걸맞게 된다.


"건너온 사람"이라는 그런 단서가 없는 것이 아니다.
그 책의 서문에 보면, 다음과 같은 글이 있다.

噫不 囊在本國夙仰朝鮮爲禮義之邦及渡海日與鮮士遊鮮之士 以不 爲歷史家持舊日萬姓譜者示之…
[아! 우리는 접때 본국에서 일찍이 조선이 례의의 나라임을 우러러보았으며, 바다를 건너와 일본과 조선의 선비, 조선에서 벼슬한 선비들이 우리가 력사가가 되어서 옛날 만성보를 가진자에게 이를 보이며, …]

여기서 바로 "渡海[바다를 건너]"라는 말이 있다. 말하자면 이들이 대륙조선을 버리고 반도조선을 건국한 인물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니 이들이, 아니 이들의 후손들이 대륙조선을 버렸으니, 그들 스스로 대륙조선이 조선이라고 말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아마도 없을 것이다. 그들은 지금처럼 완벽하게 완전범죄(?)를 저질러놓았으니까.


여기에 동참했던 인물을 보면, 왕족(王族)으로 리태왕(李太王: 載晃)·리왕(李王: )·왕세자(王世子: 垠)·리강(李堈: 李載晃의 2남)·리준(李埈: 興善大院君의 王孫) 5명과, 귀족(貴族) 리재완(李載完)·윤택영(尹澤榮) 등 57명과 사족(士族) 리씨(李氏) 2193명, 김씨(金氏) 1875명 등 모두 1만1300명(이 숫자는 좀더 확인해야 함) 남짓이다.


이들은 높고 낮은 벼슬을 했던 사람이며, 이들이 "조선"이라는 틀 속에서 활동했던 사람들이다. 이들이 일제의 앞잡이이든, 아니든, 그것은 같을 수도 있지만, 사실은 별개다. 그런 별개의 활동이지만, 그들은 대륙을 버리고, 한반도에 정착하려했거나, 정착했던 사람들이며, 이들이 대륙조선이 진짜 조선이라고 외칠 때에야 비로소 대륙조선이 그 정체성을 드러내어 조선의 정통성을 쉽게 지켜낼 수 있다.


이 "신사"에 참여한 사람들은 그 지적 수준이 적어도 "漢文修學"(한문수학)이라 했으니, 하나의 인텔리였다. 이런 지식 계급이 본디부터 한반도 출신일 수 있으며, 또 전혀 아닐 수도 있다. 다시 말하면 한반도 원주민들과의 갈등을 없애기 위하여 본디 한반도 사람들의 지식인들을《조선신사대동보》에 등재했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런 행위는 아주 당연하다고 본다.


그렇다면 "친일(親日)"이란 의미가 무엇인가? 무거운 질문이 던져본다.
- 만주·중국·일본 등의 독립운동가들은 진정한 조선의 독립운동이 맞는가?
- 1905년부터 1918년(또는 1945년까지) 사이에 토지를 소유한 사람들의 사유재산형성 과정은 순수했는가?
- 1910년 이후 일제강점기에 관직에 있었던 사람들은 조선을 위하여 무엇을 했는가?
- 대륙조선을 버리고 반도조선을 건국하려했던 사람들의 행위는 어떤 가치부여를 해줄 수 있는가?
- 한반도 원주민들의 한반도 안에서의 독립운동의 실상은?

이런 무겁고도 따분하고도 암울한 질문 속에 한반도의 정체성과 정통성은 파묻혀 버렸다. 어쨌든 대륙을 버린 사람들이 반도조선에서 영화를 누린 사람들로서 실제로 일본의 영향력 속에서 이 반도를 조선이라는 국가를 만들었으며, 이 반도가 그 전에는 무엇이었든지 간에 일단 "조선"이란 간판으로 다시 불려졌다는 것만큼은 확실하다고 본다.


독립운동가들의 수고·노고가 헛되지 않으려면, 과거를 본디대로 되돌려야 한다. 즉 "나는 대륙조선사람이었다."고, 그리고 "대륙 자체가 조선이다."고 외쳐야 마땅하다. "이 땅 반도는 조선의 일부이며, 조선의 력사를 잃어버리지 않게 하기 위하여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대륙의 축소판이다."라고 외쳐야 한다.


이 반도조선은 실제로 대륙조선의, 비록 불완전하더라도, 축소판임에 분명하다. 이 축소판을 확대하면 "대륙조선"이 복원된다. 그렇다면 서세동점에 의하여 자의반 타의반이라 하더라도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던 처지를 우리가 어쩔 수 없이 인정해주든, 않든, 용서해줄 수 있든, 없든, 그것은 지나간 력사이다.


한반도를 조선력사에서 버리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반도가 아시아의 극동에 차지하고 있는 것이 결코 조선으로 지리적 대표성을 가질 수 없지만, 역사적으로는 조선이란 아시아 전체를 가리키며, 근세조선은 결코 동경 70도 이동의 전역(全域)에서 떠날 수 없는 사실(史實)이다. 그래서 대륙조선, 아시아조선을 따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일부 인사들이 어쩔 수 없이 일제에 빌붙어 영화를 누렸을망정, 그것으로 대륙조선을 버리거나, 친일자들을 매도(罵倒: 몹시 꾸짖어 욕함)하면서 한반도에 안주하려고만 하는 것은 력사의 죄인이 될 뿐이다.


이《조선신사대동보》라는 말에는 "신사"라는 말은 "대륙조선을 버리고 반도에 온 사람들과 그들과 행동을 같이한 반도의 원주민들이 반도조선을 건국한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그들의 주소는 반도조선인 것처럼 엮어져 있지만, 실제로는 한반도 주소가 아니며, 대륙조선의 주소라고 보아야 마땅하다. 왜냐하면 그들의 주소가 이 한반도에는 면·리가 없거나, 군·면이 없는 것이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또한 방위나 지리적 개념에 전혀 맞지 않기 때문이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다시 따져볼 기회를 가져보자.


진정한 친일은 힘없는 사람의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봐주고 싶을 뿐이다. 한반도가 조선이 되지 않았다면 무엇으로 남았을까? 아직까지도 알려진 명칭이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대륙조선은 중화민국/중화인민공화국으로 철저히 탈바꿈하여버렸다.


슬픔과 아픔은 약자의 변명일 따름이다. 그 큰 넓고도 넓은, 큰소리만 떵떵 치던, 대한제국은 서세동점의 강국 앞의 약자였고, 나약한 존재였다. 국가는 국방력, 국력이 막강한 시스템에서 살아남는 괴물이다. 자유도, 구속도, 평화도, 전쟁도 국력이 좌우한다는 것을 이《조선신사대동보》에서 읽을 수 있다.


역사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 역으로 말하자면 나라가 바로 서려면 역사가 바로 서야 한다.

 

 

□ 최두환  

경영학박사. 동양사 문학박사
http://seoultoday.kr/homepage.php?minihome_id=c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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