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두환 칼럼]
스톡홀름 증후군을 앓는 사람들
스톡홀름 증후군은 인질이 범인에게 동조하고 감화되는 비이성적인 심리 현상이다. 인질이 아니더라도 일부 매맞는 아내, 학대받는 아이들도 이와 비슷한 심리 상태를 나타낸다고 한다.
이에 대하여 굳이 무슨 설명이 필요할까?
그런데 이런 스톡홀름 증후군을 앓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잠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인질에겐 정보가 아예 차단되어 있고, 범인은 필요한 정보만을 제공하고, 인간적 행동을 조금만이라도 보인다면, 그 인질은 어떻게 될까? 스톡홀름 증후군의 논리에 따르면, 아마도 그 범인에 대해 동정하는 마음이 생길 것이다. 이런 현상이 다수에게 일어난다면 어떻게 될까? 나만 모르는 것이 아니라, 우리만 모르고 저들은 다 알고 있는 것이 아닐까?
계모가 생모 노릇하면, 생모에 대한 모정을 잊고, 계모를 생모로 인식하는 현상이 바로 이 스톡홀름 증후군과 무엇이 다를까?
그러다면 한반도가 조선이라고 한다면, 한반도가 조선으로 인식할 수밖에 없는, 한반도를 동정할 수밖에 없는 지식을 스톡홀름 증후군과 무엇이 다를까? 본디 아시아 조선을 두고 말이다. 생모는 아시아 조선이고, 계모는 한반도 조선이라고 한다면, 생모는 일찍 죽거나, 잊혀지고, 나중에 계모가 나타나 온갖 구박과, 핍박을 해도, 재워주고 밥 주고, 공부 시켜주면, 그것만으로도 고맙게 생각하여 생모로 인식해버린다면, 그것을 스톡홀름 증후군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우리는 모두 스톡홀름 증후군 환자가 아닐까?
만약 그렇다고 인정한다면 빨리 치유해야 할 것이다. 만약 아니라면 다행이겠지만, 왜 한반도에 맞지 않는 사건들이 줄줄이 역사 속에서 언급될까? 우리는 이것을 의심하여 보지 않을 수 없다.
나는 63살이 될 때까지 살아오면서 털끝만큼의 의심을 하지 않고 현재의 모친이 생모인 줄 알았다. 나의 가족사이다. 어느날 갑자기 의심의 꼬리가 잡혀 찾아보았더니, 물론 아무도 말해주지 않으려 했지만, 나는 눈빛으로, 입모양으로, 손발의 움직임으로 알아챘다. 추리는 여기서 시작된다.
아! 나만 모르고 살았구나 하는 자괴감, 남들은 다 알고 있었구나 하는 배신감, 이제 나는 무엇인가? 하는 정체성! 머리속에서 천둥보다도 더 큰 소리와 혼동에 휩싸여 한 동안 멍했다. 그 한 동안은 참으로 지긋지긋한 공황의 끝판이었다. 결국 알아낸 것은 나만 바보였구나!
자! 우리 한반도 조선사. 스톨홀름 증후군에서 벗어나야 할 때가 되었나 보다.
나는 1997년 4월초부터 새로운 패턴으로 연구를 시작하여 2002년 8월부터 처음 책으로 펴내기 시작하여 만 20년이 넘어섰고, 책도 10권도 더 된다.
웬만하면 똑똑한 사람들은 이젠 다 알았으리라 생각해본다. 아니 스톡홀름 증후군에서 벗어났으리라.
□ 최두환
경영학박사. 동양사 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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