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행을 다녀 보면 ‘거기서 거긴’ 경우가 많다. 언제나 설레는 마음으로 기차에서 내리지만, 눈길 닿는 곳마다 특색을 찾기란 생각보다 어렵다. 하지만 장성군은 다르다. 어디로 시선을 돌려도 선연한 노란 빛과 마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성역을 나서자마자 만나는 고흐의 그림은 시작에 불과하다. 버스와 택시, 가로등, 지하차도, 건축물까지… 세련된 노란색 디자인이 곳곳마다 눈에 띈다. 장성군은 2014년부터 ‘옐로우시티(Yellow City) 장성’이라는 이름을 브랜드로 내걸었다. 지자체 최초의 컬러 마케팅이다.
장성군이 발표한 2018년 사회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장성군의 67.6%가 ‘옐로우시티’라는 단어에서 ‘노란 꽃’을 떠올린다고 답했다. ‘황룡강’과 ‘장성군 대표 브랜드’ ‘노란색 시설물’ ‘거버넌스(governance, 주민과 지자체의 도시 공동 경영)’라는 답이 뒤이었다.
장성군은 ‘옐로우시티’라는 도시브랜드에 걸맞게 공터나 공공조형물 주변에 노란 꽃을 식재해 도시 경관을 꾸며왔다. 꽃동산이나 정원 조성도 일방적인 관 주도 방식에서 벗어나 주민이 참여한 민관 거버넌스를 이뤄 추진한 것이 특징이다.
장성군민이 ‘노란꽃’을 떠오르는 데에는 ‘황룡강 노란꽃잔치’의 영향도 크다. ‘황룡강 노란꽃잔치’는 개최한지 3년에 불과한 신생 축제지만, 2017년과 2018년 100만 명 가까운 관광객이 찾아오며 단숨에 장성 대표 축제로 성장했다. 보고서에 의하면 군민 역시 장성군의 대표 축제로 ‘황룡강 노란꽃잔치’(38.5%)를 가장 많이 꼽은 데서도 알 수 있다. 홍길동 축제와 백양 단풍 축제, 축령산 산소 축제가 그 다음이었다.
조사 보고에 따르면 장성군민은은 옐로우 시티 프로젝트의 효과로 ‘자연 친화적 경관 조성’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 역시 볼품없던 황룡강을 정비하고 꽃을 식재해 주민친화 공간으로 바꾸고, 황룡강 노란꽃잔치가 성공적으로 치러지면서 주민 인식 변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장성군은 황룡강이 국가정원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하천 정비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며, 현재 지방정원 지정을 위해 준비 중에 있다.
그렇다면 장성군민들은 앞으로 ‘옐로우 시티’장성의 이미지를 어떻게 활용하길 바랄까? 노란색을 소재로 한 관광자원(30.3%)과 관련 상품(28.9%)을 개발하기를 바랐다.
유두석 장성군수는 “‘옐로우시티’에 대한 군민의 인식이 긍정적으로 확산되고 있고, 관광자원과 경제효과로 이어지길 기대하는 목소리를 읽을 수 있었다”며 “황룡강을 비롯해 장성호, 축령산, 백양사의 관광자원도 지속적으로 개발해, 장성군의 미래 먹거리를 든든히 준비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