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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송어와 밴댕이의 나라 구분하기 / 최두환

등록날짜 [ 2019년02월11일 20시58분 ]

[최두환 칼럼]

송어와 밴댕이의 나라 구분하기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한다.

이 말은 무슨 뜻인가? 각인의 문제다. 한번 익혀진 버릇은 죽을 때까지 바뀌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한번 잘못 각인되면, 그 거짓 지식은 죽을 때까지 바뀌지 않고, 배타적으로 작용한다는 말이다.

 

이것이 얼마나 중요한 사실인가. 이것이 학문에 적용하면, 한번 인쇄로 출판된 책은 수정판을 내더라도 그 첫판은 대로 남아있다. 그래서 아무리 토론한들 그 거짓으로 배우고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다.

 

물고기에 대해서 나는 잘 알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바닷가에서 살고, 바다 위에서 반평생을 살았기 때문에 바닷물고기에 대해 누구보다 많은 관심을 가지고 살아왔다. 그런 인연으로 <토산물로 본 조선>이란 책을 펴낸 바 있다. 이것을 토대로 <토산물을 보면 비밀이 솔솔>이란 책도 펴냈다.

 

전에는 그렇겠거니 하고, 큰 의문을 가지지 않았으나, 이제는 매우 다르다. 역사를 원점에서 시작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나의 생각이고, 현실이다. 나의 모든 지식도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어렵다. 아니 한편으론 이제는 훨씬 더 쉬워졌다. 무엇이 틀리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송어[蘇魚. Rainbow trout]가 있다.

 

조선의 토산물에 “蘇魚”가 있다. 번역된 말을 보면, “밴댕이”라고 했다. 옳은 번역일까?

그래서 먼저 그 분포지부터 보기로 하자.

 

[표] 송어[蘇魚]의 분포

 

구분

세종실록 지리지

신증 동국여지승람

비고

평안도

룡천

정주 철산 룡천 구성 선천 곽산

 

황해도

-

해주

 

경기도

수원 인천

수원 남양 인천 안산 통진

 

충청도

직산

직산 충주

 

전라도

-

령광 함평

 

경상도

-

김해

 

4곳

17곳

총 17곳

 

도대체 '蘇魚'가 무엇일까?

먼저 번역된 것을 보면, 밴댕이는 전어보다 조금 작은 젓갈 만들어 먹는 물고기(big eyed herring)이다. 내장이 있는 배의 속이 좁은 물고기이기에 융통성이 없거나 포용력이 없는 사람을 ‘밴댕이 속 같다’고들 하며 ‘밴댕이 같다’고들 한다. 특히 정치하는 사람들이 많이도 쓰는 말 같기도 하다. 이런 젓갈 원료로 쓰는 것으로 토산물로 다룬다는 것이 무언가 나의 마음에는 크게 걸린다. 게다가 위의 표에서 보면, 한반도의 동해 쪽에는 지명이 전혀 언급되어 있지 않으며, 경상도라고 하더라도 남쪽 지역인 겨우 김해뿐이며, 서해와 남해 쪽에만 토산물로 언급된 것이 매우 특이하다.

 

그렇다면 이 蘇魚는 결코 밴댕이가 아닌 것이다. “밴댕이”로 번역된 것은 잘못이다.

글자만을 보면, 우리는 秀魚/首魚[수어]를 [숭어]라고 하고, 鯉魚[리어]를 [잉어]라고 한다. 이런 소리의 변화에서 보면 蘇魚[소어]는 [송어]라고 해야 마땅하다.

 

송어에 관한 일화 하나를 보자.

슈베르트(Franz Peter Schubert : 1797-1828)가 20살 되는 1817년에 음악가요 시인인 슈바르트(Friedrich Daniel Schubart : 1739-1791)의 시 '송어'에 곡을 붙여 가곡 “Die Forelle”를 만들어 22살에 피아노 5중주에서 제2 바이올린 대신에 콘트라베이스를 넣어 연주했다고 한다.

 

이 슈베르트의 '송어'가 한국에 소개되던 시기는 일제시대였고, 그때에 우리나라에는 송어가 살지 않아 “숭어”라고 번역하여 한동안 “숭어”로 알고 있었고, 부제에 맑은 시냇물이 있어 민물고기인지 바닷물고기인지, 아직도 분분한 말들이 나돌고 있다. 연어과로서 일부 하천에서 살지만 바닷물고기이다. 어쨌든 음악에서마저 송어는 이 우리나라에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면 송어[trout]는 어떤 환경에 사는가? 송어(Onchorhynchus masu)는 서태평양의 동아시아 캄차카반도 한국 일본 대만 등지에 분포한다. 그렇다면 이 송어는 사실 태평양송어(Pacific Salmon)이며, 이것은 무엇보다 동해와 남해에도 잡혀야 하며, 많은 지명이 언급되어야 마땅하다. 그럼에도 없다는 것은 이런 송어는 아닌 것이다.

 

그렇다면 이 서해쪽에 많이 나며 토산물로 있다는 송어는 어떤 것일까? 대서양송어(Atlantic Salmon)라는 송어(Rainbow Trout)가 있다. 이 송어는 대서양의 남유럽에서부터 아시아 오스트레일리아 남아메리카에 걸쳐 산다.

 

이 송어의 분포를 보고 조선의 강역과 비교해보면, 평안도 황해도 충청도 경기도 전라도에 특히 토산물로 바쳐진 송어는 대서양송어 곧 Rainbow Trout(Atlantic Salmon)임에 분명하다.

 

그렇다면 이런 『세종실록 지리지』와 『신증 동국여지승람』에 나온 송어[蘇魚]의 지명들은 대서양을 낀 지역을 빼놓을 수는 없으며, 유럽을 포함하며, 아프리카도 빼놓을 수 없는 조선의 땅인 것이다. 특히 서해쪽에 많이 난다는 송어는 곧 그 조선의 서해가 곧 대서양임을 말해준다.

 

이 송어 하나가 조선이 세계를 흔들고 있다. 노래 한 곡도 쉽게 넘겨 보아서는 안 될 일이다.

 

 

□ 최두환  

경영학박사. 동양사 문학박사
http://seoultoday.kr/homepage.php?minihome_id=c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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