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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정의로운 삶 / 김진수

등록날짜 [ 2019년02월15일 19시30분 ]

[김진수 칼럼]

정의로운 삶

 


오늘( 2019. 02. 16 )은 우리의 대 스승이시며 민주화에 큰 업적을 남기신 김수환 추기경님의 선종 10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그 분의 말씀 몇 가지를 새겨보고자 합니다.

 

먼저 성서( 마르코 3,31-35 )에 있는 다음 기록을 보면,

<그 때에 예수님의 어머니와 형제들이 왔다. 그들은 밖에 서서 사람을 보내어 예수님을 불렀다. 그분 둘레에는 군중이 앉아 있었는데, 사람들이 예수님께 “보십시오, 스승님의 어머님과 형제들과 누이들이 밖에서 스승님을 찾고 계십니다.” 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누가 내 어머니고 형제들이냐.” 하고 반문하셨다. 그리고 당신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둘러보시며 이르셨다. “이들이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다. 하느님의 뜻(진리와 정의)을 실행할 사람이 바로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다.”>

위의 성서말씀은 ‘사람은 핏줄보다도 그 위에 있는 진리와 정의를 우선하여 실천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는 교훈입니다.

 

우리의 주위에서 진리와 정의, 공공선을 위해 살아가셨던 휼륭한 분들이 있습니다. 그러한 분들 중에서 오늘 선종 10주년을 맞이하는 김수환 추기경님의 삶을 그 분의 다음 말씀을 통해 기억해보고자 합니다.

 

김수환 추기경님께서 서울 동성상업학교 을조( 소신학교 )졸업반 시절(1940년 일제 치하) 때, 학교에서 다음과 같은 시험문제를 출제하였습니다.

 

“천황께서 조선반도의 청소년 학도에게 내린 칙유( 왕의 포고문 )에 대한 황국신민으로서의 소감을 쓰라.“ 이에 대한 답안지 내용은 “나는 황국신민이 아님. 따라서 소감이 없음.” 이라고 쓰셨습니다.

 

그 뒤 김수환 학생은 사제가 되었고 유럽 유학을 다녀왔습니다. 또 후에는 천주교 대구교구장이 되었고, 서울교구장이 되었습니다. 71년 말, ‘국가보위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만들어 박정희 대통령에게 비상대권을 부여하려던 비상시국 때, 성탄 자정미사 ( KBS 전국중계 )에서 강론 중에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정부와 여당 국회의원 제위에게 상당 수 국민의 양심을 대신해 묻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국가보위 특별조치법의 입법이 필요불가결의 것이라고 양심적으로 확신하고 계십니까?‘ “

 

그로부터 17년 후인 87년 6월 경찰이 명동성당에 진입해 시위대학생들을 연행 하려할 때, 김수환 추기경님은 “먼저 나를 밟고 넘어가야 할 것입니다.”라고 하시며 맨 앞에 서 계셨습니다.

 

또 93년 9월 한국발전연구원 초청강연에서 말씀하셨습니다.

“개혁에 대해 사람들이 왜 걱정하는지 진지하게 헤아려보고 신속, 현명하게 대처해야 합니다. 국민 절대 다수가 지지하는 것으로 과신, 모든 것이 잘 되어가는 줄로 알아서는 안 됩니다. 많은 이들이 개혁을 지지하면서 동시에 염려합니다. 이들은 대통령이나 그 측근들이 너무 자신만만하여 중대한 결정을 독단적으로 내리고 있어 결국 국민 불안이 고조되고 있음을 걱정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말씀하십니다.

“한 가지만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며 절대적일 수도 없습니다. 어떤 문제라도 서로가 서로를 존중할 줄 아는 자세가 필요하고, 대화할 때 나의 이야기를 상대방에게 주입하려 하기보다는 상대방의 말을 충분히 들어줄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그 분의 말씀과 삶을 본받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 큰길 김진수  

소설가. 심리학자
http://seoultoday.kr/homepage.php?minihome_id=kj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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