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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차를 마시는 민족은 흥한다 / 최두환

茶는 고유명사이다
등록날짜 [ 2019년02월16일 09시04분 ]

[최두환 칼럼]

차를 마시는 민족은 흥한다

 


“술을 마시는 민족은 망하고, 차를 마시는 민족은 흥한다.”고 외친 사람이 있다.

바로 다산 정약용(1762-1836)이다. 이렇게 우리에게는 한 잔의 차에도 인생과 국가의 미래를 담고 걱정하는 충정이 서려 있다. 다산은 1801년부터 1818년까지 18년 동안을 귀양살이하면서 553권의 책을 지었다. 다산은 1805년에 전라도 강진군 백련사에서 혜장선사(1772-1811)를 만나 차를 마시기도 하였다. 윤동환의『삶따라 자취 따라 다산 정약용』에서 보면, 그때 다산은 “나는 요즘 차를 탐식하는 사람이 되었으며, 겸하여 약으로 삼고 있소.”라고 하였다.

 

그만큼 차를 마시는 것은 우리의 생활가운데서 고위층‧상류층의 고급문화라고 대개 인식되어 있다. 그런데 과연 그 차를 마시는 것이 고급문화였을까? 귀양간 다산에게만 특별히 고급문화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특전이 주어졌을까? 그럴 수 있었을까? 아니면 어중이떠중이도 다 마시는 일상의 식용일까?

 

아마도 그럴 것도 같은 것도 많다. 임진왜란 중인 1594년 7월 17일[양력 9월 1일]에 파총(종4품) 장홍유(張鴻儒)가 배 5척을 거느리고 충무공 리순신(李舜臣: 1545-1598)에게 왔다. 그 날 리순신은 장홍유에게 “나는 차를 마시라고[進茶] 청하고 또 술잔을 권하니 감개무량하다. 또 적의 형세를 이야기하느라고 밤이 깊은 줄도 몰랐다.”고『난중일기』에 적혀있다.

 

 다산이나, 충무공이 마신 茶를 우리는 지금 [차]라고 하는데, [다]라고도 하고, [타]라고도 하며, 중앙아시아를 중심으로 유럽 동부와 동아시아의 서부 및 남아시아에서는 대개 [차] 계통의 소리를 낸다. 이것은 본디 중국과 조선이 [차]문화의 터전이라는 말과 같다.

 

그 소리의 뿌리를 보면, 茶라는 글이 있기 전에 이와 비슷하게 생긴, 한 획이 더 많은 “荼”[도]를 썼다. 그래서 차를 苦荼[고도] 또는 苦茶[고차]라고 한다. 이 荼는 이제 씀바귀의 뜻으로 “同都切音塗”[도]라고 하며, 지금의 중국에서는 tú, chá로 읽지만, 지금은 荼와 茶를 모두 chá로 통일하여 읽는다. 그러면 苦荼․苦茶는 모두 [고차]로 읽어야 할 것이다. 차(tea)라는 뜻으로서 옛날에 반절(反切)로써 直加切(차/자/다)․鋤加切(자/사)․宅加切(다/타)라고 했다.

 

이것은 곧 “다‧타‧테‧차‧자‧사”로도 나라마다 그들의 소리로 말했던 모양이다. 영어로 tea, 네덜란드어로 thee, 말레이시아어로 teh, 학명으로 thea라고 하는 것은 宅加切‧t'e(복건성 지방어)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바닷길로 전파된 나라는 말레지아‧덴막‧노르웨이‧스웨덴‧이탈리아‧헝가리․체코‧슬로바키아‧라트비아‧핀란드‧프랑스‧네덜란드‧세일론과 영국‧미국 등이다. 또 운남․광동 지방에서 연유되어 북경 지방어(Mandarin: 표준 중국어)로는 차(ch'a)이다. 이렇게 육로로 전파된 지역이 인도‧베트남‧티벳트‧페르시아‧아라비아‧터어키‧러시아‧라트비아‧포르투갈 등이다. 라트비아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ch'a/t'e 두 가지 다 쓰기도 한다. 다만 유럽 서부에서도 포르투갈은 ch'a라고 한다. 이것은 광동 지방에서 차를 직접 수입해갔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흑해 연안 지방은 한서의 차이가 적어 차‧레몬‧오렌지‧잎담배 등이 잘 재배된다. 흑해 동남방 바닷가 터키의 동북쪽 리제(Rize) 마을은 가파른 언덕임에도 층층이 다랑논밭[梯田]처럼 차밭을 일구어 한국의 보성 차밭을 연상시킬 만큼 엄청나게 많은 차를 키우고 있다. 터키는 1920년에 공화국으로 탄생하였는데, 1940년대에 차나무를 재배하여 홍차의 생산이 터키의 90%를 차지한다. 그런데 그곳 사람들은 차나무 재배를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때부터라고 하는데, 이를 곧이곧대로 들으면 189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며, 대개 19세기 후반에 인도로부터 차나무가 들어온 뒤로 강수량도 년간 1788mm로서 많고, 기후가 가장 적합하여 흑해 지방에 널리 차나무가 재배된다. 형제의 나라라고 해서인지 민족간의 뿌리가 같은 모양이고 정감이 더 가는데, 어쨌든 터키의 차나무 역사는 오래 되지는 않는다.

 

그래도 터키 사람들은 홍차를 즐겨 마시는 풍습이 생겨났는데, 영국의 홍차 사업도 19세기인 것은 유념할 만하다. 인도 북부의 아삼 지방 차는 1831년에 발견되어 영국인의 입맛에 잘 맞았으며, 1839년에 발효된 것이 발견되어 인기를 끌어 세계로 퍼져나갔다. 그리고 실론(Ceylon) 차는 1869년에 병충해로 말미암아 커피 농장이 전멸하게 되자, 아삼 차나무를 옮겨 심었던 것이 현재에 이르고 있으며, 세계적 재배지이다. 그러고 보면, 차문화는 1831년을, 아무리 올려 잡아도 1606년을 더 이상 거슬러 올라갈 수 없게 된다.

이것은 곧 영어 tea의 어원이 1831년 이후에 형성된 것이며, 복건 지방의 말 t'e→teh→thee→thea→tea로서 결국 동양에서 전래되었음을 알 수 있다. 결국 본디 어원으로 t'e[테, 타 또는 다]인지, 아니면, ch'a[차]인지를 알 필요도 있을 것이다.

 

그것은 차를 마시면 피로회복 등 인체에 약리 작용을 하는 효능이 있고, 잠을 적게 오게 한다고 하므로, 결국 “(정신) 차리다․차분하다․차다(冷)․찾다” 등의 뜻을 가지며, 이 말들의 공통의 소리는 “차”라는 것에서 그 어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소리는 혓소리[舌音]인 ㄷ․ㅌ와 잇소리[齒音]인 ㅈ․ㅊ은 이붕소리되기[口蓋音化: palatalization]로서의 변화일 것이다.

 

그러면 우리들이 그토록 잘 알고 있는 차(茶: tea)의 뜻은 과연 무엇일까? 그 정의를 “차를 달인 물”이라 하여 고유명사로 취급하면서, 엽차․커피․홍차․계피차․구기차․유자차 등 53종을『사전』이나『연구논문』에서의 소개하면서 설명하는 것은 도리어 보통명사로 취급하고 있다. 이것은 잘못이다.

 

아마도 커피를 차로 인식한 최초는 고종 때에 일어난 일로서 1898년(광무2) 9월 13일(화요일)의『독립신문』(뎨삼권, 대한 황셩)에 다음과 같은 글이 있다.

 

그졋긔 밤에 가피차를 황태자 뎐하께셔 만히 진어 하신 후 곳 토하시고 졍신이 혼미하샤 위셕하시고 황상 폐하께셔는 죠곰 진어하신 후 죠곰 잇다 토하시고 근시 김한죵 김셕태 량씨와 엄상궁이 퇴션을 맛본 후 김한죵씨는 곳 혼도하야 불셩 인샤함에 어버 내여 가고 하인 넷이 남져지를 먹고  병이 병이 들엇다 하니 …

 

이 기록은 곧 우리들이 상식으로 알고 있는 그 독극물 사건으로 보인다. 이 사건에 연루된 사람에 대해 나흘째 되는 같은『독립신문』9월 17일자에는 다음과 같이 실려 있다.

 

금번 카피차 올닌 사변에 관계되는 열일곱 잡은 즁에 열 다셧은 그졋긔 오후 네시에 법무부로 넘기고 … 금번 카피차 진어시에 난 사변은 도시 젼일에 흑산도로 귀양간 김홍륙의 쇼위라 하는 고로 김홍륙을 잡아 올리랴고 경무쳥에셔 별슌검을 파숑하엿다는 말이 잇다더라

 

이 글을 요즘의 글로 앞부분을 고쳐 적어보면, “그저께 밤에 커피차를 황태자 전하께서 많이 마신 후에 곧 토하시고 정신이 혼미하셔 자리에 누우시고, 황상 폐하께서는 조금 마신 후 조금 있다가 토하시고”라고 한 것에서 커피라는 말이 최초인 것 같다. 물론 외국에서 들여온 커피를 고종이 처음 마신 것이기도 할 것이다.

 

이 커피를 여기서는 “가피차/카피차”라고 하였지만, 제대로 말하자면 그냥 한자 소리 ‘가피’라야 옳으며, 이것은 한자로 咖啡[가배][kāfēi]이다.『강희자전』에는 없는 글자들이다. 어쨌든 페르시아어로 qaf·he·vav·he, 즉 qahve[가흐베], 아랍어로 qahwa[가흐와], 터키어로 kahve[카흐웨], 체코어와 슬로바키아어로 káva[까바]라고 하면서 그 원산지를 에티오피아의 서남부 咖法省 까파(Kaffa : 아디스아바바의 서쪽이며, 주의 수도는 Jimma)에 두고 있다. 그러므로 ‘코오피’니, ‘가피’니, ‘커피’라는 말도 원산지의 말과는 맞지 않는다. 그 원산지가 정말 옳은지는 알 수 없는 것은 정작 에티오피아에서는 커피를 “Bunna(boona)”라고 하기 때문이다. 다만 여기서 에티오피아 지명에서 유래된다고 했으니, 적어도 [가흐베]나 [까바]가 [커피]라는 말보다는 오히려 ‘咖啡’와 가장 가까운 말이다.

 

커피는 꼭두서니과 상록 소교목인 커피나무(Coffee tree: Coffee arabica)의 씨(커피콩)를 볶아서 가루로 만든 것으로, 그저 커피일 뿐이다. 그런 음료는 그 자체의 이름으로 불려야 한다.

 

그리고 율무차‧옥수수차‧두충차‧감잎차‧유자차‧모과차‧국화차‧인삼차‧귤피차‧쌍화차 등의 말은 ‘차’라는 말을 덧붙이긴 하지만, 오히려 탕(湯)에 속하며, 전혀 차(茶)는 아니다. “차”라는 말을 붙이려면 거기에는 어떤 형태의 찻잎이든 들어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차”라는 말을 보통명사로써 음료(飮料)를 뜻하는 것으로 풀이된 것은 고유명사이지 일반명사가 아니므로, 바로 고쳐져야 할 것이며, 차는 오직 차나무의 순(荀)이나 잎[葉]으로써 만든 것에 한해서만 “차”로 불러야 한다.

 

이 '차'를 통하여 우리의 전통문화 속에 들어 있는 '차례'가 있다. 그런데 설과 추석의 명절에 차례를 지내면서 '차'를 쓰지 않고 '술'을 쓴다. 참으로 이상하다. 우리나라에 차는 과연 언제쯤부터 재배하였을까? 제대로 알고는 지내는지 궁금하다.

 

 

□ 최두환  

경영학박사. 동양사 문학박사
http://seoultoday.kr/homepage.php?minihome_id=c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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