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경기도-한우농가에서-구제역이-발생했다는데…-
안타깝게도 올해도 구제역이 발생하고 말았다. 지난 1월 29일과 30일 경기도 안성 소재 젖소농장과 한우농장에서, 31일에는 충북 충주 소재 한우농장에서 구제역(O형)이 발생했다. 규모의 차이는 있지만 2014년부터 매년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2010년 겨울 발생 이후부터 매년 백신을 접종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구제역 발생을 막기가 쉽지 않다.
구제역은 전염성이 매우 높은 급성 열성 전염병으로, Picornaviridae(작다는 의미의 “Pico”와 RNA 바이러스라는 “rna”)에 속하는 아주 작은 바이러스(20nm)이다. 크기가 매우 작다보니 바람을 타고, 육지에서는 50km, 바다에서는 250km까지 전파된 보고가 있다. 그리고 바이러스형이 다양하여 예방이 쉽지 않다. 구제역은 7가지 혈청형(O, A, C, SAT-1,2,3, Asia-1)이 있으며, 이 혈청형은 다시 80여개의 아형으로 나뉜다. 또한 면역지속시간이 짧아서 6개월 단위로 보강접종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또한 구제역은 감수성 동물이 매우 다양하다. 소, 돼지, 양, 염소 등 우제류 가축뿐만 아니라, 버팔로, 코끼리, 하마, 기린 등과 같은 야생 우제류를 비롯하여, 고슴도치와 아르마딜로, 캥거루, 설치목인 뉴트리아, 카피바라, 기니아피그 등 70여종 이상의 포유류가 자연 또는 실험 감염에 감수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다행히도 사람은 감수성이 없다.
이번 구제역 발생으로 서초구는 관내 한우농장에 2주간 이동제한과 임상예찰, 소독 등의 방역조치를 실시했다. 안성 구제역 발생 농장에 발생 전에 방문했던 차량이 서초구 한우농장에 사료 납품 차 방문한 기록이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서울시에 그것도 서초구에 소가 있다는 사실을 일반인이 알게 되면 모두 놀랄 것이다. 서초구에는 한우 97마리를 사육하는 농장과 젖소 17마리를 사육하는 농장이 있으며, 사슴도 두 농가에서 24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그 외에도 노원구에 있는 육군 사관학교 내에 사슴이 10마리 있으며, 용산구 남산 순환도로변에서 개인이 사육하는 사슴이 1마리 있다. 축산 분야에서 서울시의 농장 규모는 아주 미미하지만 늘 걱정인 것은 동물원이다. 서울대공원과 어린이대공원에 구제역 감수성동물이 각각 400여 마리와 34마리가 사육·전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북서울꿈의숲과 서울숲에 꽃사슴과 고라니가 사육되고 있다.
정부는 설 전 구제역 백신접종 완료를 독려하였고, 이에 우리 시도 비록 다른 시도에 비해 접종 대상 두수가 매우 적기는 하지만 비상조치를 취했다. 동물원 동물이나 사슴농장은 소나 돼지농장처럼 접종이 쉽지가 않다. 블로우파이프에 백신을 넣은 전용 주사기를 넣고 한 마리씩 일일이 불어서 움직이는 동물을 맞추는 작업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보통 일주일 이상 소요도지만 400여 마리의 백신접종 물량을 설 전 이틀 안에 마무리하기 위해 총력을 다 했다. 우리 연구원도 북서울꿈의숲과 용산구 사슴 접종을 맡았고, 서초구 젖소농장에 대한 접종을 지원했다. 그리고 방역상황실 비상근무, 역학 관련 농장 임상검사, 이동제한 중 축산관계차량 소독과 이동승인서 발급 등 방역업무를 수행했다.
많은 이들의 노력과 협조로 구제역 이동제한 조치가 내려진 지 한달 만에 해제됐다. 정부와 지자체, 축산관련단체, 축산농가 모두가 하나 되어 구제역 추가 발생이 없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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