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년] 박영민(구로구선거관리위원회 홍보계장)
분노로 나서야할 조합장선거
얼마전 방탄소년단(BTS)을 세계적 스타로 키워낸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서울대 졸업식에서 한 축사가 화제다.
자신의 성공 비결은 원대한 꿈보다는 분노와 불만이라고 밝힌 점이 인상적이다. 적당히 타협하지 않고 상식에 반하는 것에 분노하고 개선하려 한 것이 성공의 비결이라는 것이다. 그의 메시지는 여러모로 묵직한 울림을 남긴다.
앞으로 내일이면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실시된다. 전국 1,344개 지역의 농협·수협·산림조합에서 그 수장을 뽑는다. 우리 구로지역에서는 경서농협과 영등포농협(단일 후보 등록으로 무투표 당선 확정)이 선거를 치른다. 조합장선거는 조합원만이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그러다보니 그간의 선거에서 돈선거의 오명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달 7일 전남 광주에서 5만원권 10장을 고무줄로 돌돌 말아 악수로 건넨 출마예정자가 적발되기도 하는 등 돈선거는 여전하다. 4락5당(4억 쓰면 낙선하고 5억 쓰면 당선된다)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한 조합원들의 분노와 자정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대통령선거 등 공직선거 뿐만 아니라 조합장선거도, 더 나아가 아파트 입주자대표선거나 초등학교 어린이회장선거 마저도 선거는 우리의 일상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그래서 풀뿌리 민주주의의 시작이자 민주주의의 꽃은 선거라 일컬어진다. 돈선거의 불명예와 부조리에 대해 분노하고 투표로 승화할 때 달라질 수 있고 명예를 지켜나갈 수 있다.
사실 조합장선거는 조합원만의 선거는 아니다. 조합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선거나 다름없다. 조합원 하나하나 시민 대표로서 자부심을 갖고 투표에 참여한다면, 부조리한 관행과 오명에 분노한다면 이번 선거는 길이길이 남을 선거 여정에 작지만 큰 울림으로 남을 것이다.
3·13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아름다운 선거로 기억되고, 여러 지역 중에서도 우리 구로지역이 선거문화를 선도하길 바란다. 그 중심에 경서·영등포농협 조합원 한분 한분이 나서주고 분노해 주시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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