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을 사적(私的) 모임에 동원해 물의를 빚었던 서울공연예술고가 입시 비리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구로경찰서가 17일 권모(57) 서울공연예술고 교감을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권 교감은 이 학교에 지원하는 연예인이나 아이돌 연습생에게 특혜를 제공한 혐의를 받고있다.
경찰은 권 교감이 아역배우나 아이돌그룹 멤버들을 합격시키려고 면접위원들을 압박하거나 면접장에 직접 해당 응시자와 동행해서 연기나 노래를 시켜보는 등 시험에 개입했다는 증언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또 권 교감이 특정 기간제 교사의 채용시험에도 개입한 정황을 포착하고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다.
경찰은 지난달 말 이 학교를 압수수색 해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돌 학교’로 불리는 서울공연예술고는 지난해 8월 재학생과 학부모들이 서울시 교육청에 교장 A씨와 부인인 행정실장 B씨가 자신들의 사적 모임에 학생들을 동원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서울시 교육청의 특별감사를 받았다. 서울시교육청이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학생 수십여명이 2017년 3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모두 10차례에 걸쳐 개인적인 교외 활동에 동원된 사실이 확인됐다.
회계를 부정하게 처리하거나 횡령한 정황도 포착됐다. 학교가 지난 4년여간 구로구가 지원하는 방과후 학교 운영 프로그램 보조금 1억872만원을 받고도 수업을 제대로 진행하지 않은 것이다. A씨 부부는 학교법인 소유차량을 사적으로 사용하거나, 차량 유류비·통행료, 개인 휴대전화 요금 등 1100여만원을 학교 예산에서 전용했다는 의혹도 받았다.
경찰은 교육청의 의뢰로 A씨 부부를 수사하던 중 권 교감의 혐의도 추가로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권 교감을 조사한 뒤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김유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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