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구가 영화관처럼 구 행사 시 비상 대피로를 사전 안내한다.
구는 “영화관을 방문하면 영화 상영에 앞서 화재를 대비해 비상 통로를 알려준다”며 “앞으로 구청 행사 때에도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주민들에게 비상 대피로를 사전에 고지키로 했다”고 18일 밝혔다.
비상 대피로 사전 고지는 주민 제안 사업으로 채택됐다. 구로구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주민들과 직원들을 대상으로 구 행정에 적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접수 받았다.
접수 결과 눈길을 끄는 부분은 주민도 공무원도 모두 안전에 최고의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접수된 아이디어 150건 중 37개가 안전과 관련돼 전체의 25%를 차지했다. 구로구는 제안 중 실시 가능성, 창의성, 능률성, 계속성, 예산절감 추정액 등을 평가해 18건을 실제 구 사업으로 진행키로 결정하고, 이중 11건을 우수 제안으로 시상했다. 수상 제안 11건 중 3건이 안전관련 사업이다.
주민, 공무원 분야 모두 1등은 안전 관련 사업이 차지했다.
주민분야에서는 정순식씨가 제안한 ‘각종 행사 시 재난 안전교육 사전 시행으로 안전 효과 향상’이 은상을 받았다. 이 제안에 비상 대피로 안내가 포함되어 있다. 금상 없는 은상이라 사실상의 1등이다. 정순식씨는 ‘엘리베이터 위급상황 시 청각장애인을 위한 안내문구 부착’으로 장려상도 수상했다.
공무원 분야에서는 녹색도시과의 손화남, 김현재씨가 제안한 ‘산사태 취약지역 관리체계의 패러다임 변화’가 금상을 받았다. 산사태 취약지역 지정 이전에 토지 소유자에게 안전 조치 이행 명령을 부과해 산사태를 예방하고 예산을 절감하자는 내용이다.
상을 받지는 못했지만 추락사고 방지를 위한 구청사 승강기 앞 바닥면 탑승 안내 문구 부착, 영유아 안전을 위한 놀이터 등받이 그네 설치, 무더위 미끄럼틀 화재 방지를 위한 이용 제한 안내, 낙상사고 예방을 위한 화장지 걸이 옆 지팡이 홀더 설치 등의 제안도 눈길을 끌었다.
한편 구로구는 전국 곳곳에서 건물 붕괴 사고가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지난해 시범 실시했던 위험시설물 안전관리 예‧경보 서비스를 내년 8월까지 300개소로 확대한다. 사물인터넷 기술을 활용해 건물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대응하는 시스템이다.
구 관계자는 “건물 붕괴 등 예상치 못했던 사고들이 계속 발생함에 따라 주민과 공무원 모두 안전에 큰 관심을 갖게 된 것 같다”며 “마음 놓고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채홍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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