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 향토기업 애경그룹의 ‘1호 백화점’인 AK플라자 구로본점이 지난 8월31일 폐업한 자리에 NC백화점이 내년 2월 새로 들어선다.
NC백화점을 경영하는 이랜드그룹의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지난달 AK플라자 구로점 건물 소유주인 유엠씨펨코리테일과 임대차 계약을 맺고 내년 1월 1일부터 10년간 NC백화점 영업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랜드는 건물 리모델링을 거쳐 내년 2월부터 중저가 브랜드에 특화된 도심형 아웃렛 ‘NC백화점 구로점’으로 오픈 할 예정이다.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이번 NC백화점 구로점 개점을 계기로 이랜드가 강점을 보여온 아동복 브랜드 등 패션과 외식 브랜드와 유명 맛집을 입점 시켜 유통업계 트렌드인 식음 분야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랜드리테일은 ‘공격경영’으로 현재 2001아울렛 구로점(고척1동)등 전국 핵심 상권에 총 50여곳 도심형 아웃렛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브랜드 별로는 NC백화점 19곳, 동아백화점 6곳, 2001아울렛 8곳, 뉴코아아울렛 17곳이다. 서울에 7곳, 수도권에 21곳, 지방에 22곳에 점포가 있다.
한 편 지난 8월31일 폐업한 AK플라자 구로본점은 지난 90년대 차인표를 일약 스타덤에 올려놓은 94년 드라마 '사랑을 그대 품안에'는 백화점 재벌 2세와 백화점 매장 판매사원(신애라 분)의 사랑 이야기로 국민 드라마에 등극 할 당시 배경이 된 '애경백화점' 이었다.
AK플라자 구로본점은 개점 당시 백화점으로는 흔하지 않게 쇼핑시설 뿐만 아니라 수영장, 볼링장 등 스포츠센터를 함께 운영해 큰 인기를 끌었다. 또 개점 당시로서는 서울 서남권 지역의 유일한 백화점으로 영업면적 4만1442㎡로 입점업체만 383곳에 달했다.
아울러 지하철 1호선 구로역과 곧바로 연결되는 초역세권이라 구로구 주민뿐 아니라 영등포, 여의도 일대 주민까지 애용하는 백화점이기도 했다.
애경그룹으로서도 상징적인 백화점이었다. 비누와 세제를 만드는 '애경유지공업'으로 시작한 애경그룹이 공장 부지에 백화점을 지으면서 처음으로 유통업에 진출한 출발점이기도 했다.
AK플라자 구로본점이 문을 닫은 이유는 매출 부진이다. 처음 AK플라자 구로본점이 생긴 26년전과 달리 구로, 영등포, 목동, 여의도 일대에 백화점과 대형몰이 들어섰다. 영등포에는 롯데백화점·신세계백화점·타임스퀘어가, 목동과 구로에는 현대백화점이, 여의도에는 IFC몰이 생겨나 고객들이 발길을 돌렸다.
애경그룹도 구로본점의 역사성과 상징성을 고려해 폐점만은 피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실적 악화로 점포를 정리하기로 하고 지난해 8월 마포구 공항철도 홍대입구역 통합 신사옥으로 이전하고 본사도 옮겼다.
<채홍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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