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위기 경보 ‘주의’서 ‘경계’로 격상
중국서만 2천744명 발생, 81명 사망...빠르게 확산
中 넘어 美, 日, 태국, 프랑스, 호주, 대만 등 감염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환자의 전파속도가 생각했던 것 보다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정부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환자가 27일 현재 전 세계적으로 2천7백여 명을 넘어서고 있고 국내에서도 4번째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환자가 발생함에 따라 감염병 위기경보를 '주의'에서 '경계'로 한 단계 격상했다.
정부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 가능한 환자나 접촉자를 모니터링 한 결과 27일 추가로 4번째 감염증 확진 환자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4번째 감염증 확진 환자는 중국 우한시를 방문한 55세 한국인 남성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남성은 지난 20일 중국 우한시에서 귀국한 뒤 다음날인 21일 감기 증세로 국내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고 돌아갔으나 4일 뒤인 설날(25일)에 고열과 근육통이 발생함에 따라 의료기관을 다시 방문했다.
이 남성은 보건소 신고 후 능동 감시를 받아왔다. 26일 근육통 악화 등으로 보건소 선별진료소를 통해 폐렴 진단을 받고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인 분당 서울대병원에 격리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검사를 받았다. 검사결과 이 남성은 4번째 감염 환자로 판명됐다.
국내에서도 4번째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환자가 발생함에 따라 감염병 위기경보를 '주의'에서 '경계'로 한 단계 격상했다.
질병관리본부는 “현재 환자의 이동 동선 등을 따라 심층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환자는 발생지인 중국을 넘어 전세계로 확산중이다. 27일 현재까지 확산이 확인된 나라는 중국과 가장 가까운 홍콩(8건)을 시작으로 마카오 5건, 태국 8건, 일본 4건, 한국 4건, 미국 3건, 베트남 2건, 싱가포르 4건, 말레이시아 3건, 네팔 1건, 프랑스 3건, 호주 4건, 대만 4건 등이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발생지인 중국은 27일 오전 0시를 기준으로 '우한발' 폐렴 사망자가 80명이라고 발표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공식발표를 통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 수는 2744명이며, 이중 461명은 위중한 상태라고 밝히는 등 바이러스 감염에 따른 사망자와 확진자 수가 갈수록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의심환자도 총 5,794명으로 퇴원환자는 총 51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가 파악한 감염자와 밀접접촉한 사람은 총 3만2799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중 3만453명이 의료진의 관찰을 받고 있는 가운데 지난 26일 오전 0시부터 24시까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으로 사망한 사망자 수는 전일보다 24명 늘었고 확진환자도 769명 늘었다.
정부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중앙사고수습본부를 가동하는 한편 질병관리본부가 방역 대책과 현장 조치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방역 업무를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설 연휴가 끝나는 28일부터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오염지역을 중국 전역으로 확대하고 감염병 감시 기준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보건복지부 직원 50명 외에 국방부, 경찰청, 지자체 인력 2백명을 지원받아 검역 현장에 배치하고 철저한 검역과 함께 의심 환자는 물론 감염자들과 접촉한 사람들을 추적하는 등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하기로 했다. 또 감염증 확진 환자의 추가 확산에 대비해 의심환자 격리 병상이나 접촉자 격리 시설 등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대비하기로 했다.
질병관리본부는 국립중앙의료원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 진료 중심기관으로 기능을 전환하고 국공립병원이나 군 의료시설 등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한편 26일 3번째 확진 환자로 판정된 54세 남성은 그동안 호텔과 의료기관 등을 방문하면서 74명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남성은 20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에 5일 동안 일상생활을 하는 등 74명과 접촉했고 지난 25일 오전 의심 신고를 했다.
3번째 확진 환자는 발열 등 증상이 나타난 후에도 의료기관을 방문하고 호텔에 체류한 것으로 알려져 추가 감염자가 나올수 있는 상황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지난 24일 국내 첫 확진 환자 상태와 관련 "최근에 촬영한 흉부 고해상 CT(컴퓨터 단층촬영)에서 약간의 폐렴 소견이 보여 진단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호흡기 증상이나 다른 폐렴 증상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환자는 중국 우한시 거주 35세 중국 국적 여성으로 지난 19일 인천공항검역소 입국자 검역 과정에서 발열 등 증상을 보여 국가지정 입원치료 병상인 인천의료원으로 이송 후 판-코로나바이러스 검사 결과 지난 20일 확진 환자로 판명됐다.
두번째 확진 환자는 55세 한국인 남성으로 김포공항 도착 후 택시를 이용해 집으로 이동해 그곳에서만 머무른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로선 사람 간 감염 사례로 보건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접촉자는 인접 승객 56명과 공항직원, 택시 기사, 보건소 직원, 이웃, 가족 등 총 69명으로 14일간 능동감시에 들어갔다. 해당 환자는 지난해 4월부터 중국 허베이성 우한시에서 근무 중이었으며 올해 1월10일 목감기 증상을 처음 느꼈다고 말했다. 이후 몸살 등의 증상이 심해져 19일 현지 의료기관을 방문했으나 당시 체온은 정상이었다. 22일 중국 우한을 떠나 상하이를 거쳐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환자는 우한시에 머무는 도중 화난 해산물시장에 방문한 적은 없었으나 같이 근무하는 중국인 현지 직원 중 감기 증상 환자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질병관리본부는 이번 환자를 사람 간 전파에 따른 감염으로 보고 있다.
현재까지 확인된 접촉자는 상하이항공편 항공기 내 환자 인접 승객 등 56명, 공항 내 직원 4명, 자택 이동 시 택시기사 1명, 아파트 엘리베이터 동승자 1명, 보건소 직원 5명, 가족 2명 등 총 69명이다. 우한시에서 출발할 때 탑승했던 항공기에선 이번 확진 환자 1명만 내려 경유했다.
현재 증상 유무 등을 추가 조사중이며 증상 유무와 관계없이 관할 보건소에 통보해 14일간 능동감시를 진행할 예정이다.
질병관리본부는 비행기 내 확진 환자의 좌석을 중심으로 그 열과 앞과 뒤 3열씩 총 7열에 탑승한 승객, 환자와 근거리에서 마스크 등 개인보호구 착용 없이 함께 거주·근무·의료 처치·이동수단 이용 등을 한 사람을 접촉자로 보고 있다.
첫 환자와 달리 상하이를 경유해 김포공항으로 입국했고 현재 우한시 직항편이 모두 폐쇄됨에 따라 이처럼 중국에서 들어오는 입국자가 분산될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질병관리본부는 검역을 확대키로 했다.
건강상태질문서 확인 및 검역조사
입국 당시 검역과정에서 발열감시카메라상 발열 증상이 확인되면 건강상태질문서 확인 및 검역조사를 실시한다.
그 결과 발열(37.8도)과 인후통이 있었으며 호흡기 증상은 없어 '능동감시 대상자'로 분류, 환자에게는 증상 변화시 신고 방법 등을 안내하고 관할 보건소에 통보한다. 능동감시 대상자로 분류되면 자택 등으로 돌아가되 자가 격리 상태에서 1일째, 2일째, 7일째 되는 날 지역 보건소에서 증상 발생 여부 등을 점검한다.
환자는 검사 결과가 확인되자마자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이 있는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이송돼 격리 입원 치료 중이다. 현재 환자는 인후통 등 증상을 호소해 치료 중이며 폐렴과의 관련성 등에 대해선 입원 이후 검사가 이뤄지고 있다.
최근 독감 의심 환자도 급증
한편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2~28일 외래 환자 1000명당 독감 의심 환자는 49.8명으로 한 달 전인 지난해 11월 23~30일(12.7명)과 비교해 3.92배나 많았다. 독감 의심 환자는 38도 이상의 갑작스러운 발열과 함께 기침이나 인후통(침이나 음식을 삼킬 때 목의 통증) 증상을 보인 환자다.
인플루엔자는 환자가 기침 또는 재채기를 할 때 생성된 작은 비말(물방울)에 의해 사람에게서 사람으로 빠르게 직접 전파된다. 학교, 선박, 대중교통 등 인구밀도가 높은 곳에서 공기 전염도 된다. 콧물이나 인두 분비물 등에 오염된 물품의 표면에서 최고 48시간까지 살아남을 수 있어 간접 전염도 가능하다. 잠복기는 2~3일이며 전염 기간은 증상이 나타나서부터 3~4일간이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치료제로는 이미 잘 알려진 복용약 '타미플루'와 정맥주사인 '페라미플루'가 있다. 타미플루와 페라미플루는 모두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표면에 존재하는 '뉴라미다아제'라는 효소를 억제하는 같은 기전을 갖고 있다.
인플루엔자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독감 유행 시기를 고려해 미리 예방접종을 하는 게 좋다. 독감 예방접종은 2주가 지나야 효과가 나타난다. 면역효과는 평균 6개월 정도 지속된다. 항체 형성시기 및 지속시간을 고려해볼 때,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은 10월이 가장 적합하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독감 유행은 5월까지 이어지므로 65세 이상 어르신, 임신부, 소아 등 고위험군은 지금이라도 접종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한만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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