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한강 몸통시신 사건’으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 받은 장대호(39)씨에 대해 검찰이 항소심에서도 사형을 구형했다. 장씨는 최후진술을 통해 유족들에게 사과했는데, “나는 원래 슬픔을 못 느낀다”며 세월호 참사를 언급하는 등 담담한 태도로 일관해 방청석에서 한탄이 이어졌다.
검찰은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 배준현) 심리로 19일 열린 장씨의 2심 결심 공판에서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살해 후 사체 손괴 방법이 잔혹하고 엽기적이며 양심의 가책을 느끼거나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며 “피고인을 사회에 복귀시키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장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수사기관에 범죄사실을 자백하지 않았다면 구체적인 공소사실을 특정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과도하게 살인까지 감행한 것을 뉘우치고 있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장씨도 최후 진술을 통해 “유족들께 정말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시종일관 담담한 태도로 관련 진술을 이어가자 방청석에 있던 유족들이 “뻔뻔하다. 인간도 아니다”고 한탄했다.
장씨는 “제가 슬픈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 해서 저를 비난하는 분들이 있는데, 저는 원래 슬픈 감정을 잘 느끼지 못 하고, 눈물도 잘 못 흘린다”며 “슬픔을 잘 못 느끼는 제가 비정상인지, 눈물을 강요하는 사회가 비정상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세월호 사건 때도 슬프지 않더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구체적 보상을 하는 것이 반성의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유족분들이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는데 형이 확정되면 그 금원에 대해 최선을 다해 배상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유족들은 재판 이후 기자들과 만나 “사형해도 모자란다. (죄송하다는 말은) 가면이고 수작이다. 진심이겠냐”고 울분에 차 말했다.
장씨는 지난해 8월8일 오전 서울 구로구 자신이 일하던 모텔에서 투숙객을 둔기로 때려 살해한 뒤 흉기로 시신을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훼손한 시신을 같은 달 12일 새벽 전기자전거를 이용해 5차례에 걸쳐 한강에 버린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1심은 “피해자와 사법부까지 조롱하는 듯한 태도는 피고인을 우리 사회로부터 영구적으로 격리하는 것만이 죄책에 합당한 처벌”이라며 장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장씨에 대한 선고 공판은 4월 16일 열릴 예정이다.
<김유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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