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태원 집단감염 사태가 우리나라 방역체계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봤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이태원 사태가 ‘제2의 신천지’로 이어지지 않도록 감염자를 최대한 빨리 찾아내는 ‘시간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은 지난 12일 브리핑에서 “이태원 사태에서 최악의 상황은 지역사회에 이미 많은 전파가 이뤄진 후 늦게 발견되는 경우”라며 “감염된 사람을 하루 빨리 발견해 추가 전파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31번 확진자를 찾아내기 전 이미 지역사회 전파가 많이 이뤄졌던 신천지 집단감염 때와 달리 이태원 사태는 상대적으로 조기에 환자를 발견했지만 아직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란 얘기다.
표면적으로 검사량 자체는 급증했다. 윤태호 중앙재난대책본부(중대본) 방역총괄반장은 “평일 기준 하루 5000~6000여건 수준으로 진행되던 진단검사가 어제 하루 1만2000건 이상으로 증가했다”고 전했다. 11일까지 이태원 클럽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검사가 8490건, 2차 전파를 우려해 지역사회에서 이뤄진 검사가 1809건에 이른다.
문제는 아직까지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은 감염자다. 김우주 고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역학조사에서는 시간과 장소만 알면 되는데 그 당시 거기 있었다는 것을 밝히고 검사받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진단했다.
정부와 지자체는 이들의 검사를 유도하기 위해 각종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클럽 명부에서 확인된 출입자 중 연락이 닿지 않는 2000여명에 대해선 통신사 기지국 정보와 클럽 카드결제 정보 등을 활용해 신원을 파악하고 있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추후 역학조사를 위해 CCTV 자료를 확보했다. 카드나 기지국 정보로도 소재가 확인되지 않으면 경찰청에 꾸려진 신속대응팀을 동원할 계획이다. 정부는 또 이름을 밝히지 않고 전화번호만으로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한 서울시의 ‘익명검사’를 전국 지자체에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김유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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