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남 시인의 첫 시집 ‘연두는 모른다’가 〈푸른사상 시선 123〉으로 출간됐다. 조 시인은 일상의 제재들을 다채로운 비유로 노래하며 인간 존재의 근원을 찾아가고 있다. 인간의 존재 가치가 상실된 이 시대에 시인은 생명력이 가득한 감수성과 이미지로 이 세계를 노래하고 있다.
조규남 시인은 전남 보성에서 태어나 성장했다. 약속에 대한 강박증이 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일상을 빡빡이 나누어 쓰다 보니 짧은 문학 장르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2012년 ‘농민신문’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제6회 구로문학상을 수상했으며, 2017년 경기문화재단 전문예술창작지원금을 수혜 받았다. 소설집 ‘핑거로즈’가 있다.
제1부 우리는 가까워졌다 멀어졌다 사춘기 외 14편, 제2부 어떤 꽃은 예쁘고 어떤 꽃은 곱다는 장미의 과녁 외 13편, 제3부 간극과 간극으로 이어지는 층층에는 칡꽃 외 13편, 제4부 깊은 소란이 환하다 는 그해 여름 돌멩이를 순장시켰다 외 11편이 수록되어 있다.
평론가 진순애씨는 ‘중심 없는 세계에서 그리는 길 찾기’에서 “인공지능을 탑재한 로봇인간이 세계의 중심에 그리고 삶의 중심에 있다. ‘인간의 시대가 거하고 로봇의 시대에 시의 자리는, 그리고 예술가의 자리는 어디에 있는가’를 자문하도록 하는 조규남 시의 환기력이다. ‘역사가 된 상징의 세계가 역사 속으로 영원히 묻힐 것인지 아닌지 그것을 좌우하는 일은 누구의 몫인가’ 또한 자문하게 한다.
따라서 중심 없는 세계에서 부재중인 것을 그리워하며 찾아가기란 탈시대적이다. 그리움에 내재된 상징성조차 존재 의의를 상실하였으므로 그 탈시대성은 더욱더 확장된다. 그러나 그것은 중심 없는 세계에서 길 찾기를 대신하는 일로서의 존재 의의적 지평과는 반비례적 관계에 있다. 상실한 길, 없는 길을 찾아나서는 일이 중심 없는 세계에서 시인에게 주어진 책무라는 데 시인의 비애도 확장된다“고 해설했다. 정가 9,000원이다.
<김유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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