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창순의 김유정 소설문학 여행 Ⅱ
권창순 문집 (전자책) / 한국문학방송 刊
“얘, 점순아!”
동백꽃 점순이가 살금살금 다가와 나물을 캐던 봄·봄의 점순이를 큰 소리로 부른다.
“망할 년, 깜짝이야! 애 떨어질 뻔했네.”
얼굴에 점이 하나 더 많은 봄·봄의 점순이가 나물 캐던 호미를 내동댕이치고 벌떡 일어서더니 동백꽃 점순이를 노려본다.
“망할 년, 내가 너 보담 한 살 더 먹은 거 잊었니?”
동백꽃 점순이도 자기네 수탉처럼 곧 얼굴이라도 쪼을 것처럼 봄·봄의 점순이를 노려본다.
“그래, 한 살이나 더 처먹은 게 남의 닭을 훔치다가 닭싸움을 시키니?”
“남의 닭을 훔치다니?”
“그럼, 그 얘 집에 몰래 들어가 횃대에서 닭을 꺼내오는 게 훔치는 게 아니고 뭐니?”
“우리 소작인 집인데 뭘 그래!”
“그럼, 너희네 소작인집은 다 너희네 것이냐? 그 알량한 맘 알아주지 않는다고 그렇게 심청이냐?”
“뭐라고! 이 년이!”
곧, 면두와 대강이에 피를 흘리는 닭싸움이라도 벌어질 태세다. 그러나 금병산기슭에서 노란 동백꽃향기가 봄바람을 타고 날아오자, 동백꽃 점순이가 썩 불리함을 알고 한 발짝 물러선다. 그러나 여우처럼 눈을 가늘게 뜨고서
“그래 어떤 양반이길래, 이름이 욕필이람!” 하고는 봄·봄의 점순이를 바라다본다.
― 머리말 <두 점순이를 만나니, 얼쑤! 봄이로구나!> 중에서
- 차 례 -
머리말
1. 김유정 소설 「동백꽃」 읽고 속편 쓰기
봄마다 금병산에 동백꽃 피니
2. 김유정 소설문학여행
꽃피기 훨씬 전에 떠나는 「동백꽃」, 「봄·봄」, 「산골」 소설문학여행
3. 김유정 소설 시로 읽기
(1) 소설 [동백꽃] 시로 읽다
- 금병산기슭에서
(2) 소설 [봄·봄] 시로 읽다
- 「봄·봄」의 (·)에 대하여
- 점순이 얼굴의 점
- 욕필이 봉필영감
4. 김유정 소설 등장인물에게 쓰는 편지 · 1
- 영원한 노란 동백꽃, 점순씨에게
5. 두 점순이의 사랑 만나기
(1) 소설 「동백꽃」
- 소작인의 아들 ‘나’의 집 장독께서 만난 그 작은 수탉
(2) 소설 「동백꽃」
- 옳다 알았다, 고추장만 먹이면 되는구나 하고 속으로 아주 쟁그러워 죽겠다는 소작인 아들
(3) 소설 [봄·봄]
- “아이구 배야!” 모를 붓다 말고 배를 쓰다듬으면서 논둑으로 기어올라 벼 담긴 키를 땅바닥에 떨어치며 털썩 주저앉는 데릴사위 나
6. 김유정 소설 국민가요 ‘소양강 처녀’로 부르기
[1] 소설 [동백꽃] 국민가요 [소양강 처녀]로 부르기 (총 40절)
[2] 소설 「봄·봄」 국민가요 [소양강 처녀]로 부르기 (총99절)
[2020.05.20 발행. 124쪽. 정가 5천원(전자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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