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물 들어 아픈 날
남진원 시조집 (전자책) / 한국문학방송 刊
진(晉)나라 태원(太元) 연간(A.D 377-397년), 무릉(武陵)이란 곳에 한 어부가 살았다. 어느 날 강을 따라 내려가다가 그만 길을 잃었다. 한참을 가다 보니 양쪽에 복숭아꽃이 만발한 곳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꽃잎이 분분히 날리는 아름다운 광경에 넋을 잃을 정도였다.
어부는 궁금하여 계속 앞으로 가니 물길이 끝나는 곳에 동굴 하나가 보였다. 동굴 입구는 사람이 겨우 빠져나갈만한 곳이었는데 그곳을 들어가니 작은 빛이 새어나왔다. 계속 앞으로 나아가니 확 트인 마을이 나타났다. 전답이 있고 즐비하게 집들이 늘어서 있다. 아름다운 연못에서는 기이한 물고기가 놀고 뽕나무 대나무 등도 보였다. 옆에는 기화요초가 만발하고 꽃 사이로 개 짖는 소리, 닭 우는 소리 등이 천연스럽게 들렸다. 사람들이 농사를 짓고 있는데 아무런 장식도 하지 않았는데도 기쁨과 희망에 차 있었다.
어부는 사람들에게 초대를 받아 술과 닭고기를 대접받았다. 이곳 사람들은 옛날 선조들이 전쟁을 피해 가족들을 데리고 와서 산다고 하였다. 이후로는 밖에 나가지 않으니 외부와는 단절되었다는 것이다.
며칠 동안 사람들의 환대를 받으며 그곳에 머문 뒤 작별 인사를 하고 동굴 밖으로 나왔다. 어부는 동굴 밖에서 일일이 표시를 해두며 집으로 돌아갔다. 마을 태수에게 이 사실을 이야기 했더니 태수는 표시한 곳을 더듬어 다시 찾아보라고 하였다. 그러나 어부가 찾아갔던 길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 후로는 그곳을 다시 찾으려는 사람이 없었다. 도화원기(桃花源記)에 나오는 도연명의 글이다.
지금은 춘추전국시대도 아니건만 혼란과 무질서 속에 살고 있다. 거듭되는 미세먼지와 코로나 19 바이러스 공포 등 환경오염과 각종 전염병의 대유행이 올까 불안하다. 뿐만 아니라 핵위협에도 시달린다.
고도로 발달한 문명의 편리함이 주는 대가이다. 이런 못난 시대에 한 편의 서정적인 글이 어찌 보면 마음의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현대 문명시대에서 도화원기의 무릉도원을 꿈꾸는 시 편들을 시조라는 시 그릇에 담아 내놓아보았다. 아름다움을 시로 물들이면 시는 사람의 마음을 물들일 것이 아니겠는가.
― 시인의 말(책머리글), <아름다움을 시로 물들이면, 시는 사람의 마음을 물들일 것이 아니겠는가> 중에서
- 차 례 -
시인의 말
제1부 봄날을 마시다
늦겨울 아침
아침
입춘[立春]
봄, 나를 놓다
봄 산
봄 꽃
봄날의 사색
복사꽃
홍매
봄날 새 잎
산수유
벚꽃
벚나무를 보며
도원[桃源]의 봄
봄날을 마시다
제2부 숲의 언어
봄볕이 고요 곁에 앉다
경포의 봄
산방에 매화가…
영산홍을 보며
아둔한 색감
산 벚꽃
화심[花心]
4월 햇볕
봄 밤
숲의 언어
타즈마할
파리로 파리를 잡다
선[禪]
이가 빠쳐서
풍[風]
제3부 만리향
나무꾼
산
산집[山家]
휴휴사의 풍경소리
단풍에게 묻다
여울목에서
산방에서
겨울, 난설헌 고택[古宅]
눈 내리는 밤
설야[雪夜]
소식
만리향
춘소[春逍]
기도
적조[寂照]
제4부 매미소리를 듣다가
낙조[落照]
보광사 뜰에 앉아
강변
진달래
춘일[春日]
고향
뻐꾸기
약탕관
깊은 밤에
영농일기
매미소리를 듣다가
가을 서경(敍景)
가을 달
가을비
겨울 나무
제5부 바위와 소나무
겨울 숲
부부가 기대는 말
왕산골 별
바위와 소나무
부부
역학[易學] 모임
백자
고향
꿈
다시 광복절에 …
태극기
모심기
매미
모정[母情] 1
모정[母情] 2
제6부 아우라지
밭 일구기
산사[山寺]
산촌 일기
저녁 산길
함성
아우라지
길 돌멩이
백종[白鐘]
그림자
종[鐘]
노송[老松]
[2019.03.01 발행. 108쪽. 정가 5천원(전자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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