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투리 묵정밭을 일구며
최두환 시집 (전자책) / 한국문학방송 刊
벌써 열다섯 번째 시집이다.
밭이란 묵혀두면 묵정밭 되지만 가꾸면 옥전이 된다. 바로 바다 보이는 행암 언덕에서 ‘시인과 농부의 들에서 별을 캐는 집’이 그렇다. 사막도 그럴 것이다.
젊음 30년 피땀 흘린 몫돈을 몽땅 부어 내일을 마련한 곳에 10년을 갈지 않아 쑥대밭인지 정글인지 발길 놓기 어렵게 되어버렸던 밭을 하루에 조금씩 가꾸었다. 울타리를 치기 전에 경계를 확인하고 잡초를 베어내고 땅을 갈았다. 낫으로 잡목을 베어내고 톱으로 고목도 베어냈다. 늦게야 10년째 가꾸었더니 말 타고 달려도 좋을 만큼 바다를 보면서 산을 보면서 쉬면서 일하고 일하면서 쉬기도 한다. 그러나 옥전이 되기에는 달팽이 진딧물 총채벌레 노린재 등등 해충도 막아내고, 멧돼지 고라니의 침입도 막아내야 한다.
아둔한 머릿속 먼발치에 든 밭에서 글을 파내어 일군다는 것은 특히 시를 짓는다는 것은 남들보다 몇 곱절이나 쉬지 않고 가꾸어야 볼품이 조금 더 생기는 것 같다. 그렇게 가꾸어온 것이 이렇게 열다섯 번째가 되었다. 스스로 옥전이라 생각하지만 산출물들을 수확해보니 다 영글지 못한 것들이 숱하고 벌레 먹은 것들도 여기저기 눈에 띈다. 빛깔도 곱지 않고 입맛에 들지 않는 것들도 적지 않다. 그렇다고 마냥 출하시기를 놓칠 수도 없다.
모두 나의 삶을 엮은 나날이고 마음 하나는 진솔한 만큼 자랑할 만할지라도 벌써 과년하고 부족한 딸이라 못났더라도 밉상은 아니길 바라며 내일을 다시 약속하면서 시집을 보낸다. 사랑도 받고 잘 살지는 걱정이다.
― 머리말 <밭을 일군다는 것은>
- 차 례 -
머리말
제1부 빨랫줄에 걸린 물고기
서부개척사
지금 내가 하는 것
나의 세계는
악인
겨울 닭백숙
황태의 운명
노을 지는 하늘
빨랫줄에 걸린 물고기
해몽대로라면
백만원
헛제사밥
멍때리기
동면, 얼추탕을 위한
생일날
설날 아침
달의 입
바람
미친다는 것에 대하여
쥐약 사달
가면
소금의 반란
잘못된 가설
당말 5걸
누가 침몰시켰나
촌두부
내 인생의 아름다웠던 순간
회오리감자
꽃의 반란
실패라는 관문
시 시해
제2부 자투리 묵정밭을 일구며
까치집
부부송
풍매화
충매화
인매화
나무의 침묵
불편한 평화상
4월의 바다
말린 가오리
코르티솔
영동 회화나무
게발선인장
구두 밑창
개는 반성하는가
친구
눈물의 진실
어느 노인의 외침
혼밥
비리와 비로
천적의 위기
조로 나라
고구마밭 가운데서
태극 사이에서
네 잎 클로바를 찾으며
니기르보람의 역주행
불패의 신화
자유 민주의 도시
감자밭에서
사과
바닥 인생
조간대
색깔론
자투리 묵정밭을 일구며
제3부 거짓말의 새 해석
이상한 말
일상의 악덕
거짓말의 새 해석 – 1
거짓말의 새 해석 – 2
거짓말의 새 해석 – 3
점 하나에 – 1
점 하나에 – 2
점 하나에 – 3
바다의 기억에서
걸주, 공통점
오독 – 1
오독 – 2
희망나무 – 1
희망나무 – 2
5월의 낙엽 꽃
고추밭에서
부부라는 것
사발꽃
환상통 – 1
환상통 – 2
81261
열애 1
열애 2
매미 소리
태극기, 꿈의 대화
낮은 자리 잔디를 위하여
춘설, 못다 한 그 사랑
말뚝 효과
기억의 저편
소와의 하루
연가시, 어느 인생
기억의 저편은
말섬
콩나물의 미래
시란 무엇인가
[2020.07.10 발행. 196쪽. 정가 5천원(전자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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