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리아 여인아
이룻 이정님 시집 / 동경 刊
「저는 지금까지 내 몸둥이만 살찌우는 목자요, 바람부는 대로 몰려 다니는 물기 한 점 없는 구름 덩어리요, 죽고 또 죽어 뿌리까지 뽑힌 열매 하나 없는 가을 나무요, 만사 부끄러운 줄 모르고 계속 수치의 거품만 내뿜어대며 살던 사나운 바다 물결이었습니다.」
聖經 유다서에 있는 말씀으로 그 동안의 제 삶을 吿白하며 당신앞에 이제는 수가성 우물가 사마리아 女人으로 다가와 가슴이 타들어가는 渴症을 호소하며 무릎을 끓습니다.
많은 한을 가슴에 품고 살다 돌아가신 친정 어머님을 기리며 내 놓았던 제 1시집 『어머님의 물레』를 떠듬떠듬 읽으시며 눈시울을 적시던 總母님도 95년 8월 5일 20시 50분 서둘러 강건너 本鄕집 찾아 떠나셨고, 어머님이 쓰다가 남기고 가신 318,640원을 다니시던 교회에 바치며 계속 눈물을 닦아내던 그 이(큰아들) 옆에서 같이 따라 울며 언젠가는 우리도 모든 짐 훌훌 던지고 따라 나설 길, 그만 서러워하자 마음 다지며 다시 序文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處世妄世면 造物樂天이라」
새는 공기가 있었기에 공기를 안고 하늘을 날 수 있었고, 물고기는 물이 있었기에 물안에서 헤엄을 칠 수 있듯이 내가 이처럼 글을 쓸 수 있는 모든 與件을 구비해 주신 모든 이에게 가슴 가득 감사하는 마음으로 앞으로도 남은 세월을 흩어짐 없이 추스려 좀 더 겸허한 자세로 글을 쓰겠다고 다짐해 봄니다.
아무리 珍羞盛饌이라도 모두에게 맛있는 음식이 되라는 법은 없다. 비록 내 글이 초라하지만 나만의 맛깔을 충분히 넣어 물 흐르듯 철저히 흐르는 感I靑에 순응하며 形式보다는 眞實을 더욱 소중히 아끼며 내 가슴 또는 다른 사람의 가슴을 詩라는 그릇에 담아보렴니다.
이 시를 읽는 모든 이에게 같은 맛깔로 가슴에 닿기를 所望하며 두번째 나오는 제 2시집을 아들딸 육남매를 남기시고 올해 79세로 세상을 하직하신 저의 사랑하는 시모님께 바치렵니다.
― <머리말>
- 차 례 -
1부 사마리아 女人아
채워주소서
사마리아 여인아
아침
고독
가나안에 살고 싶어
사랑 한 쪽
할머니의 가을
머무는 별
갈망하는 가슴들
어머님의 물레
내고향
난 알아요 악보
난 알아요
엄마 마음
보아스의 은혜 입어
서유 수상집에서
2부 어머님 사랑 덮고
어머님 사랑 덮고
꽃밭
쌓여진 세월
하늘 가득 노란 깃발 펄럭이고
누구
폐허의 폼페이
바람
눈뜬 장님
엄마생각 1
엄마생각 2
엄마생각 3
엄마생각 4
일기 4편
서유수상집에서
3부 아가야
아가야
너와 나
친구야
엄마는 안와요
나이아가라 폭포
용문사 은행나무
잃어가는 세월
갈매기 되어
한 그루 나무가 되리
난지도
쎄느 강변에서
종착역
두만강 너머 내 고향
낙엽
여름 한 낮
서유수상집에서
4부 버팀목
버팀목
가을 오는 소리
가을날
금문교
해질녘 하늘
눈아 내려라
너, 아시아의 봉화여
해조마을 아이
하동
나팔꽃과 메꽃
동자승
입학실 날
내 이름
예비한 곳에
엄마 향기
눈사람
5부 가을 여행을 해야만 해
행복한 우리집
행복한 우리집 악보
꿈속에서
가을 여행을 해야만 해
아이와 부루말 되어
백두산 천지
뉘우침
나들이
가을 빛 파란 하늘
秋夕
홍콩의 蛋民들
흩어진 별
그녀가 건너간 강
서유수상집에서
시를 읽고(I) / 박동오
시를 읽고(Ⅱ) / 이홍열
[1995.11.20 초판발행. 146쪽. 정가 4천원(종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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