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지역에서 유일하게 고총고분이 분포하는 팔천곡 고분군의 발굴조사에서 5세기 말 ~ 6세기 초 남해안을 무대로 활약했던 소가야 지역세력의 고분들이 발굴되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팔천곡 고분군은 통영의 가야문화를 밝힐 수 있는 대표적인 비지정 가야유적으로서 주목되어왔으며, 경남도에서는 정확한 분포범위 확인 등을 위해 지난해와 올해 두 차례에 걸쳐 정밀지표조사와 시굴조사를 실시하였다.
이번 발굴은 팔천곡 고분군에 대한 첫 학술발굴조사로서 문화재청의 2020년 매장문화재 긴급발굴조사 사업으로 전액국비를 지원받아 팔천곡 고분군 내에서 보존관리가 시급한 봉토분 2기(7호분, 8호분)를 대상으로 실시하였다.
조사결과 한 봉토 내에 2~3기의 석곽(길이 4~4.2m)을 배치한 다곽식 고분으로서 소가야식 고분 축조방식을 채택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봉토의 가장자리에서는 단면 U자형의 주구(너비 2m)가 확인되어 봉토 지름이 최대 17m에 이르는 가야고분으로서는 중형급 고분임을 알 수 있었다.
비록 도굴과 임도 조성 등으로 봉토와 석곽 일부가 훼손되기는 했으나, 고분 내부에서는 금으로 만든 가는고리귀걸이를 비롯하여 굽은옥과 대롱옥, 유리구슬 등으로 구성된 목걸이, 철제 큰칼, 뚜껑있는 굽다리접시, 긴목항아리 등 소가야 고분임을 증명하는 다양한 유물들이 출토되었다.
지난 4일 발굴현장에서 실시된 학술자문회의에서는 매장문화재 전문 문화재위원들과 도의원, 도 가야문화유산과장, 통영시 관계자, 지역주민 등 팔천곡 고분군에 관심이 높았던 관계자가 모두참석하여 고분군의 발굴성과와 학술적, 보존적 가치를 공유하였다.
이날 회의에 참석하여 발굴성과를 직접 확인한 정동영 경남도의원(통영1)은 “이번 발굴조사는 역사적 중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온 팔천곡 고분군에 대한 첫 학술발굴조사로서, 지역민들의 관심과 기대가 매우 크다”며, “통영 지역의 가야 역사를 규명할 수 있는 장이 열린 만큼 경남도와 통영시가 합심하여 제대로 복원 정비해 나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선 도 가야문화유산과장은 “경남의 가야유적 중 95%가 비지정의 유적인데, 이들이 역사적 가치가 없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중요성을 규명할 기회를 제대로 갖지 못했었기 때문”이라면서, “도는 비지정 가야유적에 대한 학술조사를 통해 중요성이 규명된 유적들을 문화재로 지정하여 체계적으로 복원정비, 활용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남도는 2019년부터 ‘비지정 가야문화재 조사연구지원 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으며, 2021년에도 10개소의 주요 비지정 가야유적에 15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경남의 가야사 연구복원에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정선규 기자>
http://seoultoday.kr/jsg
서울오늘신문.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