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요양원‘면회 불가’에 자식들 불효로‘시름’
가족들 “건강 상태 등 수시로 확인 가능한 시스템 구축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요양병원-요양원에 입소하신 어르신의 아들, 딸 등 가족들에게 ‘불효자’를 만들고 있다.
더구나 정부가 지난 9일0시부터 연말까지 3주간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격상해 가족들의 마음을 더욱 애태우고 있다.
구로구 관내에는 요양병원 9개소, 요양원 17개소, 어르신 데이케어가 20개소가 있다. 데이케어는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요양병원.요양원 등에서는 인한 입소 어르신들의 면회 불가로 노인들의 우울증 등 건강 상태가 매우 나빠지고 있다고 하소연이다.
정부는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의 면회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비접촉 대체 방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보호자 안심전화' 등 정부의 방안이 권고사항에 그치는데다 연휴기간 한시적으로 운영돼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했을 때 건강 상태 등을 수시로 확인 가능한 시스템 구축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개봉동 김지연(여.54세)씨는 노인들이 코로나19에 취약하기 때문에 면회 금지를 이해했지만 반년 넘게 면회를 못하면서 부모님이 걱정된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요양병원이나 요양원) 시설에 계신 어르신들은 치매나 우울증세를 동반한 중증환자"라며 "코로나19를 아무리 설명해드려도 금방 잊고 자식들이, 가족들이 나를 버리고 갔구나. 나를 찾으러 오지 않는구나, 하는 외로움에 하루하루 몸이 더 아파지고 돌아가시는 분들도 더러 있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병원에서 비어있는 회의실이나 '1인 병동'을 임시 면회소로 만들어서 사전예약제로 면회를 하면 좋을 것 같다며 병원에서 외롭게 버티는 어르신을 생각해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박순옥 효도로 노인전문요양원 요양사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비대면도 금지되어 발만 동동 구르는 어르신분들이 많다고 한다. 눈만 뜨면 ‘아들한데 가고 싶다’ ‘아들 딸 자식을 기다리는 그들’ 이름을 부르다 지쳐 먼 하늘만 바라보는 것이 낙이다”라고 한다. 위로 한들 아들 딸이 되어 줄 수가 없다고 한다.
박씨는 “인간의 몸은 비록 생로병사의 길을 피할 수 없어서 노쇠한 몸으로 살아가야하는 연로하신 어르신들이라 할지라도 한 때, 자식들을 키우시면서 나름 왕성하고 잘나가는 시절도 있었고, 국가에 이바지 하셨던 분들이다”며 “과거에 매달려 살아 오던 어르신들은 요양원에 입소하면서 삶의 한 순간이 무너진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코로나19가 번지기 전까지는 면회도 자유로웠고, 음악에 맞춰 손벽치며 노래하는 노래교실, 그림그리기, 율동, 건강체조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하루를 보내고 있었으나 코로나19가 번지고 나서는 비대면으로 면회가 사절되고 하루 3끼 식사와 간식만 바라보는게 하루의 일과라고 말한다. 그러다 보니 어르신들이 우울증에 시달니고 소화 장애를 이르키는 분들이 많다고 한다.
구로동 임모(주부58세)씨는 "80세 이상의 코로나19 치명률이 22.4%라는데, 임종도 지켜보지 못하는 불효를 범할까 걱정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다시 번지면서 2차 대유행이 우려되는 가운데 요양원·요양병원 등에 부모를 맡긴 자식들이 이들 시설의 면회 제한으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고 한다.
모친을 요양원에 입원시킨 민모씨(46·여·가리봉동)도 “집에서 요양원까지 거리가 30분도 안걸리는데 어머니를 못본다”며 “코로나19에 대해 잘 모르는 어머니가 혹시나 자식한테 버림받았다고 생각할까봐 걱정”이라고 했다.
조모씨(52·여·구로5동)는 “어머니가 하루종일 내 이름만 부르지 않을까 걱정된다. 방호복을 입고라도 어머니를 한번 만나 보고 싶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격리가 길어지면서 직원들의 업무 피로감은 물론 입소자들의 심리적 우울감도 높아지고 있어 심리 방역 등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8일 구에 위치한 지체장애인생활시설 ‘브니엘의 집’은 외부인 출입 금지가 지난 3월 초부터 자원봉사자와 입소자 가족 면회를 일체 금지한 상태다.
박상준 브니엘의 집 원장은 “구로동 일대에서 집단 간염 시설이 발표 될 때마다 가슴을 쓸어 내린다고 한다. 박 원장에 따르면 현재 이 시설 직원들은 외부 활동을 최대한 줄이고 집과 시설만을 오가는 생활을 반복중이다. 외부 활동을 통해 신종코로나에 감염된 채 출근을 할 경우 시설 내부에서 빠르게 확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시설 청소와 배식 같은 업무의 경우 그동안은 자원봉사자들이 도와줘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지만 외부인 출입을 막다보니 현재는 전부 직원들이 직접 하고 있다. 직원들의 업무 피로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한편 9일 오전 현재 구로관내 코로나19 확진자는 누적 333명이다.
<김유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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