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신축년(辛丑年) 신춘시>
* 소의 노래 * / 김은자
밭고랑 지나 해 뜨는 쪽을 향해
길을 만드는 것에 대하여
하루 해 빨리 져도 느리게 걸음 짚어
한 톨의 슬픔도 흘리지 않는 것에 대하여
분개를 토하지 않는 것에 대하여
무릎 일으켜 세워 다시 걷는 것에 대하여
안으로 짓이기고 되새김질 할수록
힘은 질주하지 않는 것에 대하여
울음이 클수록 봄이 되는 것에 대하여
묵묵히 바람 가르면 너머가 보이는
우직한 몸짓에 대하여.
□ 김은자
미국 뉴저지에 거주하는 동포 시인으로 서울 출생이다. 월간 《시문학》지로 등단하였고 한국문학방송 신춘문예에 당선됐다. 『비대칭으로 말하기』(세종우수도서) 등 3권의 시집과 산문집 『슬픔은 발끝부터 물들어 온다』, 시선집 『청춘, 그 포스트모더니즘』 등의 저서가 있다. 재외동포문학상(시) 대상, 윤동주문학상(해외동포), 해외풀꽃시인상 등을 수상하였다. 뉴욕일보 시칼럼 ‘시와 인생’과 미주중앙일보 오피니언 '문화산책'을 연재하였고 현재 문학교실 '붉은 작업실'과 뉴욕 K 라디오(AM 1660) 문학프로그램 ‘시쿵’을 진행하고 있다. 신경림, 신달자. 정호승 시인과 함께 동포문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재외동포 문학상 심사위원을 역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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