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인조~숙종 대의 사림 선비인 우졸 안신현 선생의 업적을 정리하고 기리는 책이 나와 화제다.
안신현 선생의 연보와 시문, 인물평 등을 비롯해 살아생전 활동지역과 주변 상황 등 다양한 기록이 담긴 462쪽 분량의 이 책은 빛남출판사에서 발간되었고, 안민 시인이 편찬한 『우졸(㥑拙)』이다. '우졸(㥑拙)'은 안신현 선생의 호(號)다.
안신현 선생은 광주안씨(廣州安氏)이며, 고려 고종조에서 이부총랑을 지낸 안정의 후손으로 락도공 후개의 손자인데 자는 경숙이고 호는 우졸수이다. 호를 ‘우졸’로 지은 것은 자신을 낮추고 겸손히 살겠다는 선생의 의지였다고 한다. 그 하나만으로도 남다른 처세적 철학을 지니지 않았나 싶다.
선생은 1624년(인조 2년) 경남 김해 안평에서 출생하였고, 1699년(숙종 25년) 76세를 일기로 작고하기까지 선비로서 청빈하게 살며 여러 시문을 남겼는데, 그 시문들을 비롯해 평소의 언사와 행동거지 등이 당대의 사람들에게 가르침이 컸고, 주위로부터 존경의 대상이 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안신현 선생의 유고집으로 발간된 『우졸수문집』은 1910년 안효갑과 안효명이 편찬했다. 2014년 가을에는 국역본이 발간되었고, 이번에 나온 『우졸』은 해례본 성격이다.
안정수 안평문중 회장은 이 책의 추천 서문에서 “해례본 『우졸』은 400년 전의 선생과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와의 대화이다. 『우졸』은 단지 사림 선비의 생을 조명한 책만이 아니다. 가장 인간다운 삶을 살다 간 학자가 보편적 인간을 향하여 보내는 철학적 메시지이다. 더불어 『우졸』은 한 시대의 정치와 문화를 비롯하여 사상까지도 깊게 파악할 수 있는 서적이다. 그러므로 『우졸』은 인간 가치의 기준이 될 수 있을 거라고 감히 자부한다.”고 밝히고 있다.
척암 김도화(1825~1912)는 영남 유림의 큰 학자이며 의병장이었고 뛰어난 문장가이기도 했는데, 『우졸시문집』의 서문을 썼다. 서문에 따르면 안신현 선생을 “대의와 힘든 일을 실천한 분”으로 평가하면서, “의로움과 이치를 따질 때는 마치 오동잎이 한 잎씩 나누어진 것처럼 분명하였다”고 한다. 또한 “공의 행동은 진실한 마음에서부터 기인하였고 효도와 언행이 지극히 아름다워 대학자의 풍격을 갖추었다”고 적었다.
밀양시립박물관에 안신현 선생의 문집 목판본이 보존되고 있는데, 그것은 물론 그 뒤의 국역본과 더불어 이 책 『우졸』까지 조선조 사림 선비의 생활과 당대의 사건들을 짚어볼 만할 사료적 가치가 상당한 것이기에 역사 문헌적 의미로도 새길만 해 보인다.
정익진 시인이 '『우졸』 발간에 즈음하여'란 제목으로, 천향미 시인이 '또 하나의 역사 혹은 지도'라는 제목으로 『우졸(㥑拙)』에 각각 발문을 붙였다.
편찬자 안민(본명 안병호) 시인은 1964년 경남 김해 출생으로, 2010년 불교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문단에 나왔으며 부산작가회의와 부산시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집으로 『게헨나』 『아난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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