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인 가구’ 39.2%... 20~30대가 35%
구로구도 18만여 세대중 6만9천 세대로 38.2%
청장년층은 비혼.이혼, 노년층은 고령화로 홀몸
청년 ‘1인가구’ 증가는 결혼 포기 ‘저출산 문제’로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2020년 기준 1인 가구는 906만 가구로 전체 가구 수의 39.2%를 차지했다. 세 가구 중 한 가구 이상이 1인 가구인 셈이다.
이는 전체 가구 중 큰 비중이다. 1인가구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전체 1인가구 중 20대가 18.2%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30대16.8%, 50대 16.3%, 60대15.2% 순이다.
성별과 연령 기준으로 보면 남녀 모두 20대의 1인가구 비중은 높은 편이다. 남성의 경우 30~50대, 여성의 경우 60대 이상에서 상대적으로 1인가구 비중이 높다.
구로구 관내는 총 18만42세대(2021년 4월말 현재) 중 1인 가구가 68,812세대로 전체가구의 38.2%를 차지하고 있다. 전국 평균과 비슷한 수준이다.
1인 가구 비중증가 기여도에 따르면 노년층은 고령화로 인한 인구증가를, 청장년층은 만혼, 비혼, 이혼 등의 인구외적 요인에 기인한다고 보고하고 있다. 그들이 가진 주요 문제에 대해서는 청년층은 실업율, 중장년층은 실직으로 인한 빈곤과 사회적 고립의 문제, 노년층은 빈곤, 고독, 질병의 문제를 꼽고 있다.
■독립성 강한 세대는 30대 이전에 세대 꾸려
지난 1월 오류동에 사는 김규호(30)씨는 작정하고 짐을 쌌다. 같은 서울 하늘 아래 부모님 집에서 나와 그가 고른 건 서울 송파구 문정동 법조타운에 있는 한 오피스텔. 부동산 발품을 팔아 미리 ‘찜’을 해놨던 집이다. 빠듯한 재정 상황이지만 ‘무리’를 했다. 이곳을 별렀던 이유는 단 하나. 거실에서 탁 트인 공원을 볼 수 있어서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시절, 남들에겐 호사스런 소리로 들릴까 싶지만 속으로 몇번씩 계산기를 두드렸다.
그는 ‘린더’란 일정정보 플랫폼을 만든 스타트업 히든트랙을 이끌고 있다. 최근엔 심리상담 비즈니스를 기획 중이다. 코로나19는 그의 삶을 바꿔놨다. 집에서 일해야 하는 시간이 크게 늘어나서다. 집이자 일터인 유일한 공간에서만이라도 안정감을 느끼고 싶었다고 했다. 김 씨는 대학에 들어가며 독립과 집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고 했다. 고시텔, 하숙집, 셰어하우스에서 살다 부모님 집으로 들어갔지만 다시 독립선언을 했다. 그는 “임대료를 아껴서 집을 마련하는데 투자하면 된다는 걸 알지만, 당장의 심리적인 안정과 내 공간, 내 시간이 필요해 독립을 하게 됐다”고 했다. 아울러 그는 “우리 세대는 막연하게 독립하고 싶어하는 세대인 것도 같다”며 “경제적인 상황처럼 현실적인 문제로 독립을 하지 못할 뿐 독립적 성향이 강한 친구들은 어떻게든 집에서 나오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반려동물이 있으면 외로움도 없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독립선언 이유는 천차만별이다. MZ세대는 1980년부터 2004년생까지를 일컫는 밀레니얼 세대와 1995년부터 2004년 출생자를 뜻하는 Z세대를 합쳐 일컫는 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MZ세대는 2019년 기준 약 1700만 명으로 국내 인구의 약 34%를 차지한다.
부모세대인 베이비부머(1955~63년생)가 대학 진학이나 취업, 결혼 등에 따라 독립을 했던 것과도 전혀 딴판이다. 직장인 차영훈(27·고척동)씨는 4년 전 어엿한 ‘세대주’가 됐다. 서울 강남에 일터와 고척동애 있는 집을 오가려면 3시간이 걸리지만 단호하게 독립을 결심했다. 그는 “반려묘를 키우는데 가족과 '양육 방식'이 달라 고양이를 잃어버릴뻔 하면서 독립 생각이 굳어졌다”고 했다.
‘무주택 1인 세대주로 살면 주택청약 때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도 독립에 영향을 줬다고 한다. 염씨는 “가족과 살던 집에서 그간 끊임없이 사회생활을 해왔다고 생각한다”며 “부모와의 스몰토크, 가족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일상을 공유하는 것들에서 독립하고 싶었다”고 했다.
■정서독립 하려 나홀로 가족 선택
올해 1년차 무주택 세대주인 변모(28·구로 1동)씨는 ‘정서독립’을 이유로 꼽았다. 그는 “룸메이트와 생활 패턴을 맞출 필요 없이 혼자만의 공간이 필요했다”며 “가족과의 트러블 등에서 벗어나거나 정서적인 독립을 이야기하는 친구들도 많다”고 했다. 정서독립에 성공하자 또다른 관심거리가 생겨났다. 바로 집이다. 그는 “자가 마련을 위해 투자 연습 중”이라며 “주택 관련 정책을 알아보거나 주식투자를 하고, 정부가 내놓은 취준생, 사회 초년생을 위한 전세대출 등을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일자리 찾아 독립
일자리를 위해 독립을 하는 1인세대는 여전히 많다. 제주도가 고향인 오모(27·구로동)씨는 올해 8년째 홀로 서울살이를 하고 있다. 대학 입학과 함께 기숙사 생활을 하다 자취로 돌아섰다. 그는 자신의 독립을 ‘수단적 독립’이라고 칭했다. 한 달에 120만원씩 생활비가 들지만, 서울에서의 취업 기회가 지방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고 여겨서다. 오씨는 “스스로 세대주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지난해 재난지원금을 받곤 ‘아, 내가 세대주구나’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1인세대 10만명 넘는 '싱글도시' 급증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1인세대만 중소도시 규모인 10만명이 넘는 ‘싱글들의 도시’도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2016년만 해도 1인세대가 10만이 넘는 곳은 경기도 수원시와 성남시, 서울 관악구 등 8곳에 불과했다. 하지만 5년 뒤인 2020년엔 15곳으로 불어났다. 도시개발 등 여파로 경기도 화성시와 용인시, 평택시, 천안시 등의 1인세대가 10만을 넘겼고, 서울에선 강서구와 송파구가 신규 '싱글도시'에 합류했다.
전국 싱글도시 중 1인세대가 가장 많은 곳은 수원시(19만2488명)다. 이어 서울 관악구(16만288명)와 경기도 성남시(15만4631명) 등에도 15만명이 넘는 1인세대가 산다. 수원에서도 가장 많은 1인세대가 몰려있는 곳은 팔달구 인계동(1만2069명)으로 전체 세대의 57.2%가 1인세대다. 인계동은 수원시청이 위치한 곳으로 지하철과 버스 등의 교통 요충지다. 대형마트와 백화점, 영화관, 병원 등 편의시설도 밀집해 있다.
인계동 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오피스텔과 고시원, 원룸 등 1인가구에 적합한 주거형태가 많아 1인세대가 많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1인가구 시장 해마다 가파른 증가세
1인 가구가 증가에 따라 ‘1인가구 시장’이 가파른 증가를 보이고 있다. 중소가전업체들이 최근 국내에서 1인가구가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를 반영, 적은 용량에 크기를 줄인 가전을 출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청호나이스가 최근 배수 걱정 없이 전기코드만 꽂으면 어디든 놓고 사용할 수 있는 소형 건조기 ‘청호 살균 미니건조기’를 출시했다.
특히 건조용량 표준 2.5㎏(최대 3.0㎏)인 청호 살균 미니건조기는 빨래 양이 많지 않은 1인가구 등에 적합하다. 청호 살균 미니건조기는 ‘PTC’ 히터를 적용해 옷감 손상 없는 빠른 건조가 가능하다. 세탁만으로 제거가 힘든 옷 속 유해 세균은 UV(자외선) 램프를 통해 살균해준다. 건조기 작동은 △표준 △소량 △탈취건조 △자연풍 모드로 구성했다. 청호나이스 관계자는 “최근 1인가구가 증가하는 흐름에 따라 소형 가전 제품군도 강화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루컴즈전자는 최근 12㎏ 용량 전자동 ‘통돌이 세탁기’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1∼2인가구를 위한 실속형 세탁기다. 입체 물살로 의류 손상을 줄이는 한편, 세정 능력은 강화했다. 여기에 주된 세탁기 고장 원인 중 하나인 세탁조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탁조 자종 균형 장치를 적용했다.
■나홀로 가족 문제점도 많아
취업난 등 경제적으로 궁핍한 2030 청년층은 내 집 마련, 결혼 비용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면서 결혼 시기가 늦춰지게 되고 1인가구를 가정의 한 형태로 자연스레 받아들이게 된다. 이로인해 결혼을 포기하게 되면서 저출산 문제가 발생한다. 특히 이혼율 또한 증가하면서 1인가구는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이어 젊은 층의 결혼 가치관의 변화다. '인생은 한 번뿐이다'를 뜻하는 You Only Live Once의 앞글자를 딴 YOLO(욜로) 족이 증가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고, 미래를 위해 내 집 마련, 결혼, 노후준비에 희생하지 않고 현재의 행복에만 집중하는 것이다.
이에따른 가족가치의 약화로 이어지면서 가족을 위해 개인적인 시간과 희생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다. 이러면서 개인주의가 심화되고 있다.
<한만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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