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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 “대선 출마” 선언

등록날짜 [ 2021년06월30일 17시09분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오후 대선 출마 기자회견을 마친후 서초구 매헌 윤봉길의사기념관에 마련된 기자회견장을 나서며 인사말을 하고 있다.

 

29일 서초구 매헌 윤봉길기념관서 ‘출마 선언 기자회견’

"국민 약탈 두고 볼 수 없어...반드시 정권교체"

"권력 사유화·부패 무능한 세력의 연장 막아야"

"정치 철학 면에서 국민의힘과 같은 생각 가져"

"X파일, 마타도어인지는 국민들이 판단할 것"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29일 "국민과 국가의 미래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고 헌신할 준비가 됐다.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모든 분들과 힘을 모아 확실하게 해내겠다"며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공정과 상식을 기치로 내걸고 정부의 정책 전반을 강하게 비판하는 등 문재인 정권의 연장을 막고 반드시 정권교체를 달성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에서 열린 '공정과 상식으로 국민과 함께 만드는 미래' 기자회견에서 "지난 3월 초 공직에서 물러난 후 많은 분들을 만났다. 한결같이 도대체 나라가 이래도 되는 거냐고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전 총장은 문재인 정권이 공정과 상식을 상실했다며 맹비난했다.

그는 "4년 전 문재인 정권은 국민들의 기대와 여망으로 출범했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운 나라' '특권과 반칙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며 "그런데 그동안 어땠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경제 상식을 무시한 소득주도성장, 시장과 싸우는 주택정책, 법을 무시하고 세계 일류 기술을 사장시킨 탈원전, 매표에 가까운 포퓰리즘 정책으로 수많은 청년, 자영업자, 중소기업인, 저임금 근로자들이 고통을 받았다"며 "국민을 내 편 네 편으로 갈라 상식과 공정, 법치를 내팽개쳐 나라의 근간을 무너뜨리고 국민을 좌절과 분노에 빠지게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이 정권이 저지른 무도한 행태는 일일이 나열하기도 어렵다"며 "이 정권은 권력을 사유화하는데 그치지 않고 집권을 연장해 계속 국민을 약탈하려 한다. 우리 헌법의 근간인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빼내려 한다. 이 정권은 도대체 어떤 민주주의를 바라는 것인가. 도저히 이들을 그대로 두고 볼 수 없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어 "오만하게 법과 상식을 짓밟는 정권에게 공정과 자유민주주의를 바라고 혁신을 기대한다는 것은 망상"이라며 "우리는 이런 부패하고 무능한 세력의 집권 연장과 국민 약탈을 막아야 한다. 여기에 동의하는 모든 국민과 세력은 힘을 합쳐야 한다. 그래서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뤄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 윤석열,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겠다는 절실함으로 나섰다"며 "정권교체로 나라를 정상화시키고 국민이 진짜 주인인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같이 하는 모든 사람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 위대한 국민 여러분, 우리는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준비된 연설문을 낭독한 직후 진행된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국민의힘 입당 여부, '엑스'(X)파일 논란 등 각종 현안에 대해 답하기도 했다.

 

그는 국민의힘 입당 여부에 대해 "지금 이 자리에서 답변하기 어려울 것 같다"면서도 "정치 철학 면에서 국민의힘과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해 입당 여지를 남겼다.

 

그는 "자유를 굉장히 중시한다. 인류 역사를 보더라도 자유가 보장된 도시는 번영을 이루고 강했다"며 "국민의힘이 과거에 탄핵도 겪었고 국민들이 보기에 미흡한 점도 많았을 테지만 기본적으로 민주주의는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다수결이면 다 된다는 철학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X파일 논란과 관련해서는 "출처 불명의, 아무 근거 없는 일방적인 마타도어를 시중에 유포한다면 국민들께서 (합당한지를) 다 판단할 것"이라며 "국정수행 능력이나 도덕성과 관련해 합당한 근거를 갖고 제시하면 상세히 설명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문건을 아직 보진 못했다"며 "국민 앞에 선출직 공직자로 나서는 사람은 능력과 도덕성에 대해 검증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그런 검증은 합당한 근거와 팩트에 기초해 이뤄진 것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모와 관련된 의혹에 대해 '10원 한 장 남에게 피해를 준 적 없다'다고 말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그런 표현은 한 적이 없다"며 "법 집행에는 절대 예외가 있을 수 없단 신념으로 일해왔다"고 반박했다.

 

검찰총장직 사퇴 후 대권 후보로 직행해 정치 중립성 논란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서는 "중앙지검장 때 일한 것은 시간이 흘렀다. 2019년 가을부터 검찰총장으로서 수사한 부분들은 법과 원칙에 따라 이뤄진 것을 여러분들이 다 보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해서는 "사면 문제는 법을 적용하는 문제가 아니고 국민들의 민심을 살펴서 정치적으로 결단해야 할 문제로 대통령이 판단할 문제"라면서도 "두 전직 대통령이 연세도 있고 또 여자분인 대통령의 장기 구금에 대해 안타까워하는 국민들도 있는 걸로 안다. 저 역시 그런 국민들 생각에 어느 정도는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 요구에 대해선 "이재용 씨는 사면 문제가 아니라 형기 상당 부분을 지금 그 경과를 했기 때문에 가석방 문제가 논의되는 거 같고 그건 제가 볼 때 절차에 따라 이뤄질 거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된 검찰개혁에 대해서는 "검찰개혁은 반대한 적이 없다"면서도 "사회, 경제, 정치적 강자를 위한 방탄을 만들기 위해 (검찰개혁을) 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권력의 비리를 감시하고 연약한 국민을 상대로 법을 집행할 땐 더 공정한 기회를 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점은 대부분 동의하지 않겠나. 그런 차원의 검찰개혁이라면 그걸 반대하는 것이 비정상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조국의 시간'에서 '윤 전 총장이 조국불가론을 설파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그런 사실은 없다"며 "수사에 착수하기 전에 청와대 관계자와 누구만 도려내겠다고 하거나 사모펀드를 운운 한 사실이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수사착수 전에 압수수색이 시작되는데 압수수색 전에 그걸 예고하는 시그널을 준다는 건 수사 원칙에 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관계에 대해서도 "한일관계는 가장 관계가 열악해지고 회복 불가능한 정도까지 관계가 망가졌다"며 "외교는 실용주의, 실사구시, 현실주의에 입각해야 되는데 어떤 이념 편향적인 죽창가를 부르다가 여기까지 왔다. 정권 말기 정부가 어떻게든 수습해보려 하는데 이제는 잘 되지 않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정부 들어 망가진 위안부 문제, 강제 징용 문제 등과 한일 간 안보협력, 경제 무역 문제 등 현안들을 전부 같이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바겐 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국방, 외무, 경제를 해서 2+2나 3+3 이런 식으로 정기적인 정부 당국자 간의 소통이 향후 관계를 회복하고 풀어나가는데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북 관계에 대해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등 한 국가 지도자에 대해 막연한 환상이나 막연히 부정적인 생각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군사적 주적이라고 해도 한반도 평화를 구축해나가는데 협력할 건 협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종부세를 상위 1%를 상향시키느냐 안 시키느냐 문제는 크게 의미가 없다고 본다"며 "예측 가능한 집값을 갖고 필요한 곳에 있는 주택을 용이하게 취득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복지 정책에 대해서는 "복지와 성장 중 복지가 중요하냐, 성장이 중요하냐 하는 생각에 거리를 두고 싶다"며 "지속가능성이란 것에 방점을 두고 싶다"고 했다.

 

다른 대선주자들에 대한 짧은 평가도 남겼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대해서는 "이 지사와는 24년 전에 성남시청에 근무할때 법정에서 자주 뵀다"며 "굉장히 열심히 하고 변론도 열심히 하신 걸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최재형 감사원장에 대해서는 "검찰총장에 취임했을 때 예방 가서 딱 한 번 본 것이 다"라며 " 그때 굉장히 자상하게 손수 커피를 갈아서 타주던 것이 기억 난다. 굉장히 온화하고 법관으로서의 기품이 있는 인상을 받았다. 원장을 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인격적으로 정말 훌륭한 분이라 생각했고 저는 거기 미치지 못 한다"고 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윤 전 총장의 지지자 수백명이 운집해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이들은 윤 전 총장 주위에 모여 "윤석열 대통령"을 연호했다. 양재시민공원역부터 기자회견 장소인 매헌윤봉길기념관까지 약 100m 되는 길에는 화환이 진열됐다.

 

권성동, 정진석, 이종배, 윤주경, 김성원 등 국민의힘 의원도 24명이 참석했다.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망가진 나라를 세우도록 함께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유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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