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이호대 의원(더불어민주당, 구로2)은 지난 6월30일 개최된 제301회 정례회 본회의 시정질문 2일차 마지막 발언자로 나서 오세훈 시장과 무상급식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후 아직도 오세훈 시장의 복지에 대한 인식과 철학이 10년 전 출발선에 서 있고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 의원은 오세훈 시장이 무상급식을 ‘세금밥’이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 “솔직히 오 시장의 대답을 듣는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다. 그래도 10년 동안 자신의 오판을 반성하고 있을 줄 알았는데 반성은커녕 아직도 자신만의 사고방식에 갇혀있을 줄은 몰랐다”면서, “오 시장이 언급한 ‘세금밥’은 무상급식이 세금을 축내는 불필요한 정책이라는 의미는 물론, 무상급식 대상자들을 ‘세금도둑’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며 오시장의 인식과 철학의 부족을 지적했다.
이 의원은 “사회구성원으로서 자신의 소득에 대해 규정된 세금을 내고, 정당하게 정부에서 제공하는 복지를 받고 있는 시민들을 한 순간에 ‘도둑’으로 몰아버렸다”면서, “오시장의 사고방식과 ‘세금밥’ 발언은 정당한 조세 부담을 하고 있는 시민들을 ‘세금이나 축내는 도둑과 무임승차자’로 인식하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호대 의원은 오 시장이 아직도 ‘자신의 복지철학은 10년 전과 동일하다’는 답변에 대해 “오 시장의 ‘선별복지 지상주의’는 현대사회의 가장 중요한 시대정신인 연대성을 파괴하고, 오 시장과 같은 고소득자들의 조세저항을 조장하고 부추기는 ‘반사회적 행위’일뿐”이라면서, “결국, 오 시장과 같은 고소득자들의 조세저항이 심해지면 복지는 축소될 수밖에 없고, 사회 분배성은 낮아지게 되어 결과적으로 고소득자는 더욱 부자가 되고 중산층 이하는 더욱 가난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덧붙여 이 의원은 “오 시장과 같은 고소득자들과 중산층 이하의 사람들 간 ‘소득불균형’이 심화되는 사회는 어떻게 될 것인가? 결국 복지는 오 시장과 같은 ‘가진 자들이 베푸는 시혜’로 전락할 것이며, 오 시장과 같은 가진 자들은 자신들은 우월한 집단이고 나머지 사람들은 열등한 집단으로 인식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들의 사고방식이 위험한 것은 다른 사람을 동등한 존재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근 우리는 돈 있는 사람들이 타인을 폭행하거나 비인간적인 행동을 강요하는 행위들에 대한 기사를 자주 접하고 있지 않는가? 오 시장의 복지철학이 지배하는 사회에서는 이러한 행동들이 만연해질 것이 자명하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 의원은 “오 시장이 인식하는 ‘20대의 공정’은 그들의 생각과 맥락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것”임을 지적하면서, “20대의 공정성은 보편적 복지 위에 자신들이 사회의 구성원으로 정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복지시스템의 추가적인 구축인 것이지, 오 시장의 복지철학인 ‘선별복지 지상주의’를 옹호하거나 동의한 것은 절대로 아니라는 것이 명확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 의원은 “현재 오 시장이 ‘세금밥’ 논쟁을 수면 위로 올리면서 10년 전 자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주장하고 싶은 절실함은 잘 알겠지만, 시민들의 여론을 적극적으로 수렴해보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조언하면서 “현재의 시대정신은 ‘공짜밥’과 ‘세금밥’의 구시대적 논쟁이 아니라, 얼마나 양질의 급식을 제공하느냐가 논의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점”임을 분명하게 제시했다.
더불어 이 의원은 “시정질문에서 용어의 통일을 위해 ‘무상급식’으로 사용했지만, 이제는 10년 전 무상급식에서 더 나아가 ‘보통(급)식’ ‘보편(급)식’으로 용어의 사용과 의미를 전환해야 하는 시점”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한, 이 의원은 오 시장의 선별적 복지 소신에 대해, “오 시장은 자신의 복지철학이 선별적 복지임을 강조하는데, 현재 오 시장이 추진 중인 학습준비물 지원 및 입학준비금 사업에 고소득층은 제외가 되어 있는가?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모든 학생들이 지원대상으로 포함되어 있다”면서 “오 시장의 복지철학은 선별인가? 복지인가? 아니면 ‘오락가락’인가? 도대체 오시장의 복지철학의 기준은 무엇인가? 무조건 오 시장이 추진하는 복지이면 ‘선’이고 시민들과 시의회과 추진하면 ‘악’이 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마지막으로 이호대 의원은 “오 시장이 ‘이미 정착된 정책을 변경하는 것은 어렵다’고 한 답변의 의미를 반추해 보니, 무상급식은 정말 어떻게라도 중단하고 싶은데 눈치가 보여서 못하겠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오 시장은 이제 더 이상 10년 전 과거의 망령에 사로잡히지 말고, 2021년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진보적인 정책과 협치에 집중해야 한다. 시민들에게 이익이 되는 정책이라면 언제든지 협조하고 환영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채홍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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