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삼 시인이 최근 시집 ‘가끔, 한심한 바람이 지나가곤 해’를 출간했다.
유 시인은 인사말에서 ‘바람을 쓰고 싶었다’고 말했다. 바람을 모르는 화자(작가)가 등하교 때 산골바람, 앞서 가며 막아주던 형. 그 한심한 바람이 지나 가곤 할 때에 시를 쓰고 싶었다고 했다.
1부 그믐, 2부 구멍새, 3부 장조카, 4부 황조롱이 등 60여편이 상재되어 있다.
정명 시인은 유영삼 시인에 대하여 풍경소리 그윽한 ‘바람의 집’에 대해 “그의 시(詩)에는 다양한 삶이 투영되어 있다. 그는 주로 인간의 삶을 읽는다.
헤밍웨이가 《노인과 바다》에서 그리듯, 대다수의 인간은 꿈을 꾸며 준비하고 꿈 꾼 것의 절반쯤을 겨우 이루다가 삶을 마친다. ‘갓 쓰다 장 파한다’는 속담처럼 준비만 하다가 끝나는 삶도 부지기수일 것이다.
이 때문에 인간의 삶은 허무하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실패’로 단정 지을 수도 없다. 이루다 만, 준비하다 끝난 그 미완성의 삶들이 우리네 범인(凡人)들에게는 가장 일반적인 삶의 실제 아닌가. 시인은 마침 ‘보통리’라는 마을을 무대로 삼는다. 그 가운데서 ‘보통스럽게’ 살아가는 ‘보통사람’들의 삶을 그 하나하나 ‘미완성’이 아닌 ‘보편적 삶의 완성’으로 그려 내고 있다.
유영삼 시인은 그 유명한 유영금 시인의 친오빠이다. 강원도 영월 출신으로 작업실 동인이며, 공배에 부는 바람. 깨끗한 바람의 방 등 시집이 있다. 도서출판 좋은땅. 정가 7,000원이다.
<김유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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