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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박근혜 전 대통령 대구 사저 예방

尹 “늘 죄송했다” 朴 “가능하면 취임식 참석”
등록날짜 [ 2022년04월12일 21시21분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2일 오후 대구 달성군 유가읍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를 예방해 박 전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당선인 대변인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12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참 면목이 없다, 늘 죄송했다"며 그동안 지녀왔던 인간적인 미안함을 표했다.

 

박 전 대통령의 명예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단 뜻을 밝힌 윤 당선인은 오는 5월10일 대통령취임식에 참석을 정중히 요청했고, 박 전 대통령은 건강이 허락할 경우 참석하겠다고 화답했다. 10년 전부터 이어진 두 사람의 오랜 악연이 정리되는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尹 "인간적인 안타까움, 마음속 제 미안함 전해"

윤 당선인은 이날 오후 대구 달성군에 있는 박 전 대통령 사저에서 박 전 대통령을 만나 약 50분간 대화를 나눴다. 두 사람의 대화 테이블에는 민트차와 한과가 올랐다.

 

대화를 마치고 나오며 기자들과 만난 윤 당선인은 '어떤 얘기를 나눴느냐'는 질문에 "대통령님의 건강에 대해서 얘기를 했다"며 "그리고 하여튼 아무래도 지나간 과거가 있잖습니까. 인간적인 안타까움과 마음속으로 갖고 있는 제 미안한 마음 이런 것도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대통령님이 살고 계시는 생활에 뭐 불편하신 점은 없는지 그것에 대해서도 얘기를 나눴다"고 부연했다.

 

짧은 브리핑 후 윤 당선인이 자리를 떠나고, 이후 면담 자리에 배석했던 권영세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과 유영하 변호사가 추가 설명에 나섰다.

권 부위원장은 "공개하기 적절하지 않지만 (공개)했으면 좋을 정도로 그런 내용이 많았는데 다 하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정도"라며 두 사람간 대화가 화기애애했음을 전했다.

 

권 부위원장은 이어 "윤 당선인이 과거 특검과 피의자로서의 일종의 악연에 대해 굉장히 죄송하다는 말을 하셨다"며 "취임식 부분에 있어서 윤 당선인께서 박 전 대통령에게 정중하게 요청했고, 박 전 대통령께서는 가능하면 참석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하셨다"고 전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께서 본인의 굉장히 좋은 정책이라든지 업적들이 있는데 그런 부분들이 제대로 알려지지 못한 부분들을 굉장히 아쉽게 생각하셨다"며 "그런 부분에서 윤 당선인께서 박 전 대통령께서 하셨던 일에 대한, 정책에 대한 계승도 하고 널리 홍보도 해서 박 전 대통령이 제대로 알려지고 명예를 회복할 수 있게 하시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또한 "박 전 대통령께서 아무래도 여기 계시다 보니까 서울에 병원을 다니거나 이럴 때 경호라든지, 병원 다니시는 문제라든지 이런 부분에서 전직 대통령으로서 전혀 불편함이 없으시도록 윤 당선인께서 최대한의 조치들을 취하겠다고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유 변호사는 "첫 대화에서 윤 당선인께서 '식사 잘 하시나, 건강 잘 챙기시나'라고 여쭤봤고, 박 전 대통령께서는 '일단 당선인 시절부터 격무이니 건강 잘 챙기시면 좋겠다'고 하셨다"며 "이어서 윤 당선인께서 박 전 대통령께 '참 면목이 없다, 그리고 늘 죄송했다' 이렇게 말씀을 하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두 분의 대화는 굉장히 따뜻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며 "간혹 웃음도 많이 하셨고 윤 당선인께서 박 전 대통령의 얼굴이 부은 것 같다고 걱정하셨고, 예전에 (박 전 대통령께서) 테러를 당하신 것 관련해서도 말이 있었다"고 했다.

 

유 변호사는 "윤 당선인께서 박 전 대통령 재임 중 했던 일들을 상기해서 업적에 대해 설명하자 박 전 대통령께서는 감사의 표시를 했다"며 "박 전 대통령께서는 '대구 발전에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의 말씀을 하셨다"고 말했다.

 

또한 "윤 당선인께서 '박정희 전 대통령께서 당시 내각과 청와대를 어떻게 운영했고 그런 자료를 보고 당시 박 전 대통령을 모시고 근무한 분들을 찾아뵙고 어떻게 국정을 이끌었는지 배우고 있다, 당선되고 보니 걱정돼서 잠이 잘 안온다'는 말씀을 했다"며 "이에 박 전 대통령께서는 대통령 자리가 무겁고 크다, 정말 사명감 있었다고 말씀하시면서 건강을 잘 챙기셔야 한다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현재의 외교안보 상황에 대한 조언도 건넸다. 박 전 대통령은 "외교안보 울타리가 튼튼해야 우리나라 경제가 발전한다"면서 "지금은 국내에서 혼자하는 시대가 아니고 여러 나라와 신뢰를 맺어 윈윈(Win-Win)해야 나라가 발전하는 시대다. 안보와 경제도 신뢰 속에서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화기애애, 손잡은 두 사람 '악연' 정리

생각보다 길어진 대화에 분위기도 좋았던 것으로 전해지면서 윤 당선인과 박 전 대통령이 악연에 가까운 오랜 과거사를 정리하는 계기가 되는 게 아니냐는 기대가 나온다.

 

윤 당선인은 검사 시절인 지난 2013년 4월 국가정보원의 여론조작사건 특별수사팀장에 임명되며 사건을 지휘했다.

 

이 사건은 박 전 대통령이 당선된 2012년 18대 대선에서 국정원이 당시 여권의 승리를 위해 조직적으로 인터넷 댓글 등 여론을 조작한 혐의에 대한 수사였다.

 

박근혜정부가 출범하자마자 착수된 수사로, 자칫 결과에 따라 정부 출범의 정통성을 정면으로 부정할 수 있어 검찰로서는 부담이 큰 수사였다.

 

윤 당선인은 당시 사건 혐의자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과 체포영장을 두고 상관인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과 정면 충돌하며 '수사 외압'이 있었다고 주장했고, 그해 국정감사에서 "저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이를 계기로 전국에 이름을 알렸으나 박근혜정부 내내 한직으로 평가받는 고검 검사로 맴돌며 고난의 시절을 보내야 했다.

 

윤 당선인은 2016년 12월 국정농단 박영수특검팀의 수사팀장으로 임명되며 다시 이목을 집중시켰다.

자신을 좌천시켰던 박근혜정부를 상대로 한 이 수사에서 성과를 거두며 이듬해 5월 문재인 정부의 첫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영전하고, 검찰총장까지 올랐다.

 

이후 문재인정부와 충돌하고 검찰총장에서 자진사퇴해 박 전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에 입당, 대선 후보로 나서 정권교체까지 성공했다.

 

이같은 두 사람의 인연은 이번 만남으로 분기점을 맞게 됐다는 평가다. 윤 당선인은 대선 시절부터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을 강하게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이 퇴원한 지난달 24일에는 "(박 전 대통령) 건강이 회복돼 (대구 달성군) 사저에 가셔서 참 다행"이라며 "퇴원하셨다니깐 한 번 찾아뵐 계획을 갖고 있다"고 앞장서 말했다. 같은 날 서일준 인수위 행정실장을 통해 축하난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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