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ㆍ말ㆍ말
김규화 시집 (전자책) / 한국문학방송 刊
나는 동물인 말을 좋아한다. 윤기 나는 대춧빛 조홍마는 말 중에서 그 수가 가장 많은 말이다. 나는 말의 역동성과 사람에게 순종하는 그 품성을 좋아한다.
그런데, 왜 동물인 말(馬)이라는 기호가 우리가 날마다 사용하는 말(言語)과 같을까. 지금은 역사 속으로 거의 사라지고 있지만 ‘말’(馬)은 인간에게 말(言語)만큼 많이 그리고 가장 긴요하게 쓰여져 왔는데, 처음에 ‘말’(言語)이라는 명사가 생기고 한참(?) 후에 말(馬)이라는 사물이 이 나라에 들어오게 되고 말(言語)과도 하는 역할이 매우 닮아서 동음(同音)으로 지어버리지나 않았을까?
말(言語)은 한 사람이 하루에 2만개씩 쓰고(듣고, 보고, 글 쓰고, 생각하고) 산다고 한다. 말은 그만큼 우리에게서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는, 떨어지면 죽는 것이나 다름없는 우리의 피부와 같이, 입고 있는 옷과 같이 우리와 한몸으로 살고 있다. 마치 말(馬)이 수 세기 전까지만 해도 지금의 자동차처럼 우리의 몸에서 뗄 수 없는 고통수단이나 그 외의 요소(要所)에서 많이 사용했던 것처럼.
이 시집의 작품 한 편 한 편에 삽입한 명사들의 명언 한 구절씩도 말이라는 기호 안에 포함시켰다. 그런 명언을 할 수 있었으니 명사(名士)일 것이며, 또한 명사가 아니면 그런 말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나는 내 시에서 식물 뿌리의 리좀 같은 이 세 ‘말’을 한 작품 안에서 콜라주했다. 이미지와 이미지, 그리고 연과 연이 혹은 연관성이 없더라도 ‘말’이라는 기표 하나로서의 동일성은 있지 않은가. 아니면 연관성을 찾기 이전에 한 기표 안에서 중의(重義)로 해석하는 것도 하이퍼시적 방법이 아니겠는가.
내 난삽하고 꺽꺽한 ‘언어’(詩)를 읽고 해설을 써 주신 김예태 시인과, ‘말’ 시 55편을 쓰게끔 동기부여를 해주신 이 시인과, 기꺼이 ‘말’의 자료를 제공해 주신 조 시인에게 깊이 감사한다.
― <시작노트(마리말)>
- 차 례 -
시작노트
제1부
파발마
종마
연자방아말
오추마
박혁거세마
김유신의 말
조조마
관우의 적토마
유비의 말
결초보은의 말
부장마
칭기즈칸의 말
개선마
나폴레옹의 말
경주마
소금장수말
혼례말
호위마
제2부
차마고도의 말
몽골초원의 말
나담축제의 말
나폴레옹의 늙은 말
길마를 지다
세틀랜드 포니
제주마
아팔루사
테네시 워킹 호스
샤이어
브라반트
서러브레드ㆍ1
프르제발스키
에쿠스
켄타우로스
서러브레드ㆍ2
말 탄 자와 차 탄 자
말발굽
팔라벨라
제3부
콤토이스
말은 기마병을 태우고
멍에
조홍마
말타기 한몸
갈기와 꼬리
고돌핀 아라비안
더러브렛
캔터키 마운틴 새들
캐나디안
아랍
아메리칸 페인트
신커티크 포니
펠 펜 포니
말의 전장에서
카자크스탄의 콕바르축제
브레튼
말이 말한다
● 해설
△말[馬]과 말[言語]의 다양한 이미지가 펼치는 새 로운 형식의 하이퍼(hyper)시 _ 심상운
△시쓰기의 새 지평을 열다 _ 김예태
[2022.06.20 발행. 148쪽. 정가 5천원(전자책)]
※ 이 책은 콘텐츠몰.com 에서 바로 구매 및 열람이 가능합니다. 콘텐츠몰 바로가기 (클릭)
◑ 전자책 미리보기(클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