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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전 日총리, 선거 유세 중 피격...심폐정지 상태

등록날짜 [ 2022년07월08일 17시43분 ]


 

아베 신조(68) 전 일본 총리가 8일 참의원 선거 유세 도중 40대 남성이 쏜 총에 맞아 심폐 정지 상태에 빠졌다.

 

일본 우익 세력의 구심점 역할을 해온 아베 전 총리의 피격은 10일 치러질 참의원 선거는 물론 개헌이나 방위력 강화 등 일본의 외교안보 정책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아베 전 총리는 이날 오전 11시 30분쯤 나라현 나라시에서 거리 유세를 하던 중 두 차례 총성이 울린 후 가슴에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경찰 관계자는 아베 전 총리가 뒤에서 산탄총을 맞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아사히신문은 경찰 관계자를 인용해 범행에 사용된 무기는 수제 총으로, 원통 모양의 포신에 접착테이프가 감겨 있었다고 전했다.

 

아베 전 총리는 총격 약 15분 후 도착한 응급차에 실려 나라현립의과대학부속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심폐 정지 상태에 빠졌다. 심폐 정지는 심장과 호흡이 정지했으나 의사에 의한 사망 판정을 받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NHK에 아베 전 총리는 우측 경부(목)에 총상으로 인한 출혈이 있으며, 왼쪽 가슴 피하 출혈도 있다면서 “의식이 없고 용태는 꽤 나쁘다는 보고를 현장에서 받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현장에서 나라시에 사는 야마가미 테츠야(41)를 살인 미수 혐의로 체포했다. 야마가미는 전직 해상자위대 장교로 2005년경까지 약 3년간 근무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아베 전 총리에 대해 불만이 있었고, 죽이려고 생각해 노렸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고 아사히신문은 밝혔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지방 유세 일정을 취소하고 헬리콥터를 이용해 총리관저로 급히 복귀했다. 그는 총리관저에서 기자들에게 아베 전 총리에 대해 “현재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주의 근간인 선거가 이뤄지는 가운데 일어난 비열한 만행으로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면서 “최대한 엄중한 말로 비난한다”고 규탄했다.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이번과 같은 만행을 용납되지 않으며 단호하게 비난한다”고 논평했다.

 

참의원 선거 투표를 이틀 앞두고 벌어진 전직 총리 피격 사건으로 일본 사회는 충격에 빠졌다. 아베 전 총리의 인스타그램 페이지에는 그의 회복을 바라는 수천개의 댓글이 달렸다. 여야 정치인들도 일제히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제1 야당인 입헌민주당의 니시무라 지나미 간사장은 “민주국가인 일본에서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대사건이 발생했다”며 “단호하게 항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각국 정상급 인사들도 우려를 표명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깊이 슬퍼하고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베 전 총리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진정으로 멋진 남자이자 지도자인 아베 전 총리는 내 진정한 친구 중 한 명”이라며 “아베 전 총리와 그의 가족을 위해 기도한다”고 말했다.

 

아베 전 총리는 2006년 9월~2007년 9월과 2012년 12월~2020년 9월 두 차례에 걸쳐 총리를 지냈으며 일본 우익의 상징적 정치인이다. 그는 집권 자민당 내 최대 파벌인 아베파를 이끌고 있다.

 

<채홍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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