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포인트(p) 인상하는 '빅스텝'을 사상 처음으로 단행했다. 이로써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7년11개월 만에 연 2.25%를 기록하게 됐다.
한은의 정책결정기구인 금융통화위원회는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종전의 1.75%에서 2.25%로 올렸다.
앞서 한은은 지난해 8월 사상 최저였던 0.50%의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한 뒤 같은해 11월과 올해 1월, 4월, 5월에 걸쳐 0.25%p씩 올렸다. 이어서 7월 0.50%p 추가 인상을 결정하면서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11개월만에 0.50%에서 2.25%로 오르게 됐다.
기준금리가 연 2.25%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14년 8월(2.25%) 이후 7년11개월 만이다.
또한 한은이 지난 4월과 5월에 이어 7월까지 세 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도 전례가 없는 일이다.
금융투자협회가 이번 금통위를 앞두고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64%는 현행 1.75%의 기준금리가 0.50%p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 밖에 34%는 0.25%p 인상을, 2%는 0.75%p 인상을 예상했다. 전문가들이 빅스텝을 예상한 최대 근거로는 높은 물가가 꼽혔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0%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1월(6.8%) 이후 23년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향후 1년 간 물가상승률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 인플레이션' 역시 지난달 3.9%로 치솟았다. 2012년 4월 이후 10년2개월 만의 최고치다.
이와 관련 대신증권 한 연구원은 "지난해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은 금융안정과 통화정책 정상화가 목적이었으나 올해부터는 고(高)물가 상황에 따른 인플레이션 견제가 금리 인상의 핵심 논거로 부상했다"며 "높은 물가 부담뿐만 아니라 경제 주체들의 기대 인플레이션 역시 빠르게 상승하고 있어 물가 불안이 심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26~27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p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근거로 꼽았다.
현재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연 2.25%로 미국의 기준금리(연 1.50~1.75%)보다 높지만, 연준이 자이언트 스텝을 택하면 2.25~2.50%로 오르면서 한·미 기준금리가 곧바로 역전된다.
<채홍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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