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8일 오후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박 부총리는 ‘만5세 초등학교 입학’ 정책과 ‘외국어고 폐지’ 정책 논란으로 사퇴의사를 표명 했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8일 사의를 표했다. 지난달 4일 임명이 재가된 이후 35일만이다.
박 부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직을 사퇴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박순애 장관이 취임 35일만인 사퇴하면서 역대 교육부 장관 중 다섯번째 단명한 장관이 됐다.
국가 '백년대계'를 세워야 할 교육부 장관직은 단명하는 자리로 악명 높은데, 그중에서도 제60대 교육부 장관인 박 부총리는 학제개편안 졸속 추진 논란 속에 손가락에 꼽을 만큼 단명했다는 불명예를 남기게 됐다.
역대 최단명 교육부 장관은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5년 1월 임명됐으나 도덕성 시비에 휘말려 사퇴한 이기준 전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이다. 그는 2005년 1월 5일 임명장을 받고 57시간 30분 만인 7일 오후에 사의를 표명했다. 공식 임기는 1월 5∼10일 엿새다.
다음으로 단명한 교육부 장관은 윤택중 전 문교부 장관이다. 1961년 5월 3일 임명됐지만, 5·16군사정변으로 문교부 장관 임기는 취임 17일째인 5월 19일 끝났다.
역시 노무현 정부 때인 2006년 7월 21일 취임한 김병준 전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은 논문 표절 의혹으로 13일째인 8월 2일 사퇴 의사를 표명했으며, 공식 임기는 8월 8일까지 19일이었다.
4번째 단명 기간은 2000년 김대중 정부 시절의 송자 전 교육부 장관의 25일이다. 2000년 8월 7일 취임했다가 가족의 이중국적 문제와 참여연대의 삼성전자 실권주 인수 폭로 등으로 같은 달 31일 사퇴했다.
박 부총리는 평균인 1년 3개월에 훨씬 못 미치는 것은 물론이고, 직전 교육부 장관이 '최장수' 기록을 세운 직후에 단명했다는 불명예도 안게 됐다.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인 유은혜 전 부총리는 2018년 10월 2일 취임해 문재인 전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날인 올해 5월 9일까지 3년7개월(1천316일) 동안 자리를 지켰다.
교육부 장관들의 임기가 짧은 것은 '백년대계'를 이끄는 자리로 다른 부처 수장들보다 더 높은 도덕적 기준이 적용될 뿐 아니라 교육이야말로 정치적 논쟁에서 자유롭지 않은 분야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채홍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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