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주역들인 배우 이정재와 황동혁 감독이 한국 최초로 미국 에미상 남우주연상 및 감독상을 각각 수상했다.
한국 배우와 감독이 에미 시상식 주요 부문에서 상을 받은 건 역사상 처음이다.
아시아 국적 배우로도 최초 기록이다. 이정재는 12일(현지 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마이크로소프트시어터에서 열린 제74회 프라임타임 에미 시상식((Primetime Emmy Awards))에서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으로 드라마 시리즈 부문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이정재는 '석세션'의 브라이언 콕스와 제레미 스트롱, '베터 콜 사울'의 밥 오든커크, '오자크'의 제이슨 베이트먼, '세브란스:단절'의 애덤 스콧을 제치고 수상에 성공했다.
이정재는 무대에 올라 영어로 "에미 측과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팀에 감사하다"고 했다. 이어 한국어로 "대한민국에 보고 있는 국민 여러분과 친구, 가족, 소중한 팬들과 이 기쁨을 나누겠다"고 말했다.
한국 배우가 이 시상식 주요 부문 후보에 오른 것도, 상을 받은 것도 에미 74년 역사상 처음이다. 아시아 국적 배우로도 최초다. 미국텔레비전예술과학아카데미(The Academy of Television Arts &Sciences·ATAS)가 주최하는 에미 시상식은 'TV 아카데미'로 불릴 정도로 최고 권위를 자랑한다.
앞서 2010년 아치 판자비가 '굿 와이프'로 아시아계 배우 최초로 드라마 시리즈 부문 여우조연상을, 2017년 리즈 아메드가 '나이트 오브'로 리미티드 시리즈 부문 남우주연상을, 대런 크리스가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로 다음 해 같은 부문에서 수상한 적이 있긴 하다.
다만 판자비는 인도계 영국인, 아메드는 파키스탄계 영국인이고, 크리스는 필리핀계 미국인이다. 영어가 아닌 언어를 모국어로 쓰는 배우가 에미 주요 부문에서 수상한 건 이정재가 최초다.
또한'오징어 게임'은 지난 4일 열린 크리에이티브 아츠 에미상 시상식에서 게스트상(이유미), 시각효과상, 스턴트퍼포먼스상, 프로덕션디자인상 등 4개 부문을 수상한 바 있다.
13개 부문 14개 후보에서 이름을 올린 '오징어 게임'은 오늘 남우주연상과 감독상을 추가하면서 6관왕에 오르게 됐다.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던 배우 박해수·오영수,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던 정호연은 수상이 불발됐다.
<채홍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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