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의원(노원갑)이 29일, 국세청에서 받은 ‘주택분 종합부동산세 보유주택수별 현황’ 자료를 보면, 2018년 이후 종부세를 내는 부동산 법인은 10배 이상 급증하고, 종부세는 13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이전 종부세 대상 법인은 3~4천 개 정도였고, 이들이 내는 종부세는 700~800억원 수준이었다. 정부의 다주택자에 대한 부동산 규제를 회피하기 위해 2018년부터 부동산 법인 설립이 급증했다. 주로 1인 주주나 가족 법인 형태로 법인을 세워 다주택자 규제를 회피하고자 했다.
2018년 주택분 종부세 대상 부동산 법인은 1만128개로 전년(5449개) 보다 86% 급증했다. 2020년에는 종부세 대상 법인은 1만5457개로 증가했고, 종부세도 2505억원으로 급격히 늘어났다. 2020년 법인이 보유한 주택은 15만1532채로 매년 2만여 채 정도 증가했다. 1개 법인당 평균 10채의 주택을 보유한 셈이다.
2020년 종부세법을 개정해 법인에 대한 6억원의 기본공제를 폐지하고 주택을 3채 이상 보유한 법인은 과표와 상관없이 최고 6%의 세율을 부과하고 있다. 이로 인해 작년 종부세 대상 법인은 5만4627개로 전년보다 2.5배 증가했다. 4만 개 정도의 법인이 새로 종부세를 내게 된 것이다.
종부세 대상 법인이 급증함에 따라 법인이 낸 주택분 종부세도 크게 늘어났다. 2020년 1만5457개 법인이 2505억원을 냈는데, 작년에는 5만4627개 법인이 1조2103억원을 납부했다. 법인당 1620만원에서 2216만원으로 37% 증가했다. 전체 주택분 종부세에서 법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17.2%에서 27.5%로 늘어났다. 2017년과 비교하면, 불과 4년 만에 종부세 대상 법인은 10배 증가하고 이들이 낸 종부세는 13배 급증한 것이다.
특히 2021년 종부세 대상 법인이 크게 증가한 것은 6억원 기본공제를 폐지한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주택을 1채 보유한 법인이 2020년 6327개에서 2021년 3만2389개로 2만6천여개 늘어났다. 늘어난 종부세 법인(3만9170개)의 66.5%에 해당한다. 다주택자 규제를 피하기 위해 1인주주 형태로 부동산법인을 세웠는데, 기본공제를 폐지하자 종부세 대상이 된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주택을 여러 채 보유한 다주택 법인의 종부세는 급증했다. 2020년 주택을 50채 넘게 보유한 법인은 358개로 1633억원을 납부했다. 이들이 보유한 주택은 총 6만4829채였다. 1개 법인당 181채를 보유한 셈이다. 2021년 주택을 50채 넘게 보유한 법인은 359개로 3789억원을 납부했다. 대상 법인은 거의 같은데 종부세는 132% 증가한 것이다. 법인에 대한 종부세율을 2배 이상 크게 높였기 때문이다. 이들이 보유한 주택은 총 6만3221개로 1개 법인당 176채를 보유했다. 종부세법 강화로 보유 주택을 조금 줄인 것으로 확인됐다.
1호 주택 법인을 제외하면 2020년 9130개 법인이 14만5205채의 주택을 보유했다. 1개 법인당 15.9채를 보유한 셈이다. 2021년 종부세 대상 법인은 크게 늘었지만, 1호 주택 법인을 제외하면 2만2238개 법인이 18만1050채를 보유했다. 법인당 보유주택수는 8.1채로 절반 정도 감소했다.
고용진 의원은 “다주택자 부동산 규제를 회피하고자 법인 설립이 급증하고 보유 주택도 크게 증가했다”면서, “취득세, 종부세 등 법인에 대한 세제가 전방위적으로 강화되면서 보유 주택은 조금씩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채홍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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