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지 시인의 첫 시집 ‘그리운 이의 집은 출렁이는 신호등 너머’는 등단 20년만에 낸 첫시집이라는 말을 증언이라도 하듯, 시어를 허투르게 남발하지 않고, 시적 대상을 육화하여 정밀묘사를 하고 있다.
표제작 ‘그리운 이의 집은 출렁이는 신호등 너머’ 다소 산문적인 내용이지만 ‘출렁이는’ 이라는 시어가 암시하는 인생은 결코 쉽지가 않으나 결국 건너고 말아야 할 강(江)이라는 점을 암시해 주고 있다.
또다른 시 ‘따라 부르기’라는 짧은 시은 생전 아버지가 부르던 ‘황성옛터’ 라는 노래를 무심코 따라 부르다, 결국 내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아버지라는 거대한 그늘을 벗어 날 수 없다는 점을 은유하고 있다.
이처럼 최수지 시인은 아무것도 아닌 것에서, 있는 것을 만들고, 그 있는 것이 시인의 눈에 포착이 돌 때 고뇌하는 세상이라는 걸 시종일관 차분한 시어로 노래하고 있다.
최 시인은 한국 여성시 회장을 역임하는 등 여류 문학계에서 활동 중이며 예술시대작가회 글마루 회원이다.(전망/ 1만원)
<김유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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