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한동훈 법무부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오른쪽부터)이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전세사기 대책 관련 부동산관계장관회의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법무부가 검찰 수사와 공판 전 과정에서 전세사기에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재차 천명했다. 피해자 구제 장치를 강화하고 선순위 임차인 정보 및 세금 체납정보 확인권 신설 등 법률·제도 보완책도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2일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제4차 부동산 관계장관회의'를 연 뒤 '전세사기 근절 및 피해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기재부, 법무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국무조정실, 경찰청, 행정안전부, 금융감독원 등 7개 부처가 머리를 맞댄 이번 회의를 통해 정부는 △전세사기 예방 및 피해 지원 방안 △전세사기 수사 및 법률지원 경과와 향후 계획 △전세사기 전국 특별단속 결과 및 향후 계획 등을 상세히 공개했다.

법무부는 이중 전세사기 수사 및 법률지원 대책, 법률 개정 등 제도적 개선에 집중한 대책을 공개했다. 지난해 하반기 46명을 구속하고 145명을 재판에 넘긴 검찰은 올해도 수사역량을 집중해 전세사기를 발본색원한다는 방침이다.

한동훈 장관은 "전세사기 배후세력을 철저히 규명하고 전세사기에 가담한 공인중개사, 분양대행업자 등도 엄정하게 수사하겠다"며 "조직적 대규모 범행은 검찰이 직접 수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반드시 죄에 상응하는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전세사기는 무자본갭투자 방식의 깡통전세, 금융기관 전세대출금 사기, 신탁부동산 이용 사기, 권리관계 기망 사기 등 수법이 다양화, 전문화하는 양상이 뚜렷하다.

법무부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전국 검찰청에 전세사기전담검사를 지정하고 유관기관과 공조 강화에 나섰다. 검찰과 경찰, 국토부는 지난달 18일 전세사기대응협의회를 개최하고 전국 단위 정보분석과 수사 초기 부처간 긴밀한 정보공유에 합의했다. 전세사기가 빈발하는 수도권(서울·인천·수원) 및 지방 거점지역(대전·대구·부산·광주) 등 7곳에는 검경핫라인을 설치했다.

법무부는 송치 사건을 철저하게 보완 수사하고 조직적 범행, 대규모 피해 발생,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가 필요한 사건은 직접수사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공판 과정에서도 피해자 피해회복 여부를 양형자료로 적극 반영하고 강력한 구형 및 구형 미달시 적극 항소 방침도 밝혔다.

법무부는 피해 임차인 법률지원 강화와 법률 개정 등을 골자로 한 제도보완책 마련에도 심혈을 쏟고 있다.

임대인에게 선순위 보증금 등 정보제공에 관한 동의 및 납세증명서 제시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을 준비 중이다. 임대인이 사망했으면 임차인이 대위상속등기를 선행하지 않고도 임차권등기명령에 따른 주택임차권등기가 가능하도록 절차도 단축했다.

아울러 임차권등기명령 조항을 개정해 임대인에게 신속한 보증보험금 지급이 가능해지는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도 추진한다.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개정안은 법제처 심사와 입법예고 상태로, 이달 중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밖에 법률구조공단, 변호사협회 등과 협력해 피해자들에게 법률상담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하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추가 인력을 지원해 운영 중인 전세피해지원센터를 강화할 예정이다.

<채홍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