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란야 길섶
신송 이옥천 시집 (전자책) / 한국문학방송 刊
걷던 둘레길 개운산을 터벅터벅 오른다.
안개 자욱해도 백 여보 전방은 시안에 들어온다.
문턱만 나서면 짖어대는 소리에 귀가 딱지가 앉을 정도다.
인면수심(人面獸心) 뒤집어쓰고 지리멸렬(支離滅烈)한 괴변들 몸서리친다.
짖는 소리에 장단 맞추어 춤을 추는 망동의 추태는 눈을 뜨고 볼 수 없고 귀를 열고 들을 수가 없어 눈을 감을 수밖에 없다.
귀속에 젖은 냄새, 눈에 박힌 추태, 털고 씻고 잊기 위해 개운산 둘레길 임과 걷던 길가 돌 의자에 앉아 만은 생명을 눈여겨본다.
불룩불룩 솟아오르는 솔 순, 검푸른 잣나무 목련도 산수유도 맹감나무도 오리나무도 상수리나무도 느티나무도 질레순도 수 없는 이름 모를 초목도, 누구의 제지도 없고 누굴 뜯고 할퀴는 이 없다.
다 자기 역량 껏 새순 돋우고 우듬지 추켜올리며 자기의 갈기 펄럭이며 어우러져 사는 경개무진(景槪無盡)의 모습 그 가상은 이 마음을 닦고 씻는다.
모두가 자유다. 내 힘닿는 데로 누굴 시기하지도 질시하지도 않으며 누구의 간섭도 없는 바람의 노래 들으며 산신령 친구들과 벗 삼아 속삭이다보면 짊어진 보따리 속 쌓인 蛇心은 시나브로 사라지고 피톤치드 가득 짊어지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즐겁게 귀가한다.
― <저자의 말>
- 차 례 -
저자의 말
제1부 좇던 年光이 너무도 싱겁다
싱거운 年光
기다린다
蛇心을 본다
心身이 따로
韓山의 흔적
과이불개(過而不改)
冬至의 情
깨달음
위장(胃腸) 수위
노안(老眼)
미소의 얼굴
동반자(同伴者)
문지기의 칼
안전(安全)
빨래줄
새해(癸卯年)에는
나의 지팡이
달인(達人)의 힘
시련 꽃
불후의 추억
제2부 오누이의 장충단공원 비밀
장충단의 비밀
시련(試鍊) 길
핵심 찾아
두렵다
자비(慈悲)
사감선생님
동일(冬日)
막치의 화필(畵筆)
정원수(庭園樹)
고송(古松)
설평선(雪平線)
하얀 눈 내리면
독(毒)
바람(風)
꿈길
윤활유(潤滑油)
마음 닦음
나의 벗
無時 충전
자제력(自制力)
제3부 패인 주름은 익는 설움의 무늬다
연륜의 깊이
삶의 조율(調律)
그러려니 살자
기회(機會)
애인(戀人)
화상(畵像)
뿌리
아픈 증세
내 그릇
약한 자의 가슴
애착의 세월
쌓아 놓은 첨탑
나의 삼망(三望)
동티(動土)
빙판 길
버팀목
정임이네 집
청춘회로
자만의 벌(罰)
맹추의 날개
제4부 내게 묻는 궁금증은 날 닦는 길이다
나를 닦는 길
성찰의 채찍
실패의 교훈
수치심
천적(天敵)과 씨름
반성(反省)의 약
유추(類推)의 힘
마음의 찬가(讚歌)
올곧은 길
사랑의 그릇
불꽃 사랑
웃음 꽃
첨탑의 꽃
나달은 가고
갑오징어 낚시
미래상(未來像)
생명력
안목(眼目)
쉬어가자
짊어진 보따리
제5부 채찍 달게 받을 때 담금질은 용검 빚는다
버릇 고침
촛불을 켜고
명상 길
회상의 길목
문턱의 귀
방언(方言)
체경속의 나
고독의 벗
회로(回路)
오리배
굳은 사랑
休息의 근간(根幹)
공감(共感)
뜰의 복수초
불후(不朽)의 장미
음미의 삶
해장국 마시며
촉촉한 인생
산길 찾아
아란야(阿蘭若) 길섶
[2023.04.25 발행. 141쪽 . 정가 5천원(전자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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