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13000원 (제 2쇄 ) 문학광장 발행
민인기 시인님의 제 2 집 "고목에 핀 꽃"이 발행된 지 단 2개월만에 1,500부의 놀라운 부수로 완판되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뜨거운 사랑과 열정에 힘입어 2쇄를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그저 종이와 잉크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시인의 삶의 깊은 감정, 고뇌, 사랑과 추억, 그리고 인생의 경험이 담겨 있습니다. 매 페이지마다 그 감동을 천천히 느끼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 편집부 저-
■□□□ 서정으로 기록한 삶의 역사
이동희 문학박사 평설 중에서
시는 서정의 산물이다. 이성으로 사유한 생각의 꼬투리가 있다 할지라도 그것이 시가 되기 위해서는 시적 정서의 옷을 입어야 한다. 정서는 감정이 내면화 되어 드러나는 느낌이다. 곧 희노애락애오욕喜怒哀樂愛惡欲이 그것이다. 이 일곱 가지 감정에서 벗어나는 시적 정서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칠정은 우리의 감각 기관을 통해서 일어난다. 시청촉후미의視聽觸嗅味意가 그것이다. 보고 들은 것, 닿고 냄새 맡은 것, 맛보고 의식한 감각이 감정의 뿌리가 된다. 이러한 감각은 여섯 가지 감각기관을 통해서 들어온다. 곧 눈[眼] 귀[耳] 살갗[膚] 코[鼻] 혀[舌] 그리고 머리[靈感]가 그것이다.
이들 육근六根과 육식六識은 우리의 감정 선을 통해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사람은 ‘아는 만큼 느낀다’고도 하고, 또 다른 측면에서는 ‘느낀 만큼 안다’고도 한다. 앎과 느낌 가운데 무엇이 우선인지는 사람됨의 실체를 보면 알 수 있다. 앎은 느낌의 체험이 누적된 결과적 산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이데거가 ‘언어는 존재의 집’[Martin Heidegger]이라고 선언했을 때, 인간다운 삶의 실체적 됨됨이는 언어의 세계를 벗어나서는 성립될 수 없다는 뜻으로 보아도 무리는 없다. 그런데 그 언어라는 것은 곧 구체적인 삶의 체험이 누적된 결과적 산물이 아니던가. 그러므로 “인간은 언어를 통해서 이성적 존재가 되었다”[Gottfried Herder]는 헤루데르의 지적은 체험의 누적으로 인하여 발생한 언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정서적 체험이 곧 이성을 낳았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언어에 담아야 할 일차적인 대상은 이성이 아니라, 몸으로 체득한 감각적 내용인 느낌[감정-정서]가 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순리로 보인다.
이럼 점에서 언어를 유일한 표현 수단으로 하는 시를 쓴다는 것은 사람됨의 가장 구체적인 행위요, 나아가 이성을 확립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며, 더 나아가 사람됨의 실체적 됨됨이를 이루는 행위로 보아야 당연하다.
농연農硯 민인기 시인의 제2시집『고목에 핀 꽃』의 원고를 통독하면서 삶[체험]과 감정[정서]와 언어[기록]의 3요소가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가를 살펴볼 수 있었다. 농연이 발표한 시라는 형식 속에 이들 세 가지 요소가 연면한 내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사람됨의 실체적 존재 현상은 이 세 가지 요소를 외면하고서는 성립될 수 없다는 것을 농연은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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