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장 강박 어르신 1년 넘게 쌓아둔 쓰레기 3톤
고철, 폐지 등 쌓여 벌레에 악취 ‘진동’
직능단체•주민센터 등 관심과 설득 끝 ‘해결’
오류1동 골목길(경인로15길 40-18)에 다시 생기가 돌고 있다.
직능단체 회원, 주민센터 직원, 이웃들의 지속적인 관심 덕에 1년 넘게 쌓였던 쓰레기가 말끔히 처리됐다.
해당 골목길은 저장 강박 80대 어르신이 1년 넘게 쌓아놓은 고철과 폐지 등으로 벌레가 생기고 악취가 나며 통로도 좁아져 주민에게 큰 불편을 초래하고 있었다.
2022년 5월경, 주민의 신고로 구청과 주민센터에서 현장을 방문하여 상담을 하고 가족과도 통화를 했다. 혼자 사는 어르신의 건강을 가족들도 걱정하고 있고 주민센터에서 청소를 도와주겠다는 말에도 응하지 않았다.
▲오류1동 골목길에 다시 생기가 돌고 있다. 직능단체 회원, 주민센터 직원, 이웃들의 지속적인 관심 덕에 1년 넘게 쌓였던 쓰레기가 말끔히 치워졌다. <사진은 쓰레기가 쌓였던 골목 전과 후 청소 과정>
그러는 사이 쓰레기는 점점 더 쌓였고 주민들의 불편도 커졌다. 과태료부과와 행정대집행을 하겠다는 두 차례의 경고도 소용이 없었다.
그러던 2023년 7월초, 주민들의 불편이 극에 달하고 동네가 시끄러워지자 오류1동 새마을지도협의회장과 자율방범대장이 발 벗고 나섰다.
번갈아 가며 골목길 인근에 조성된 꽃밭을 가꾸던 두 분이 어르신이 지나갈 때마다 청소를 부탁했으며, 주민센터에서도 행정차를 타고 환경순찰을 할 때마다 들러서 인사를 하고, 더울 때는 다니지 말라고 얘기해 주고, 자양강장제(원비디)를 건네며 다가가기를 한 달이 조금 넘은 지난 2023년 8월 중순, 어르신이 말을 걸어왔다. “쓰레기 치울 테니, 좀 도와줄거여?” 마음을 열은 것이다. 이 한마디에 주민센터 행정차량을 이용해 고물상에 팔 수 없는 쓰레기를 모아서 버렸고, 고물상에 팔 수 있는 물건들은 어르신이 처분할 수 있게 남겨뒀다. 이날도 새마을지도자협의회장과 자율방범대장이 와서 쓰레기를 함께 치우고 소독까지 해주었다.
골목길은 다시 깨끗해지자 어르신의 마음에도 변화가 생긴 듯했다. 일단 골목길 청소는 끝냈는데, 집안에 있는 쓰레기는 어떻게 할 거냐는 물음에 그것도 치우겠다고 했다. 노파심에 한 번 더 물어보았다. “정말 치우실 거죠?” “그래 치워야지. 내 약속할게” “혼자 다 치우기 어려우면 말씀하세요. 주민센터에서 이번처럼 도와드릴게요” “아, 알았어. 고마워”
유덕중 오류1동장은 “한 사람의 일상을 되찾고 지키는 일은 작은 관심에서 시작된다. 별거 아닌 일이라고 방치하지 않고 일이 커지기 전에 미리 예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며 “해당 골목길에 다시 쓰레기가 쌓이지 않도록 특별구역으로 관리를 하고, 청소를 도와주신 직능단체 회원 두 분에게 골목지킴이 역할을 부탁드렸다”고 말했다.
<채홍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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