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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영태 시인 제6집 "저 별이 지기 전에" 출간

등록날짜 [ 2023년10월30일 14시59분 ]


 

  문학광장   13,000원   저자: 이영태  010-8008-9906

 

‖ 서평 ‖

문학박사 김옥자 시인

 

바람에 부딪치는, 기억의 뿌리들이 날개를 다는 반사적인 마음처럼 기억이란 스쳐가는 시간 속에서 타임머신 그래프를 옮겨온 듯, 그처럼 신비로움 자체, 그런 것이리라.

자연과 별과 사랑과 시가 파도에 쓸려 잘 다듬어진, 농익은 성숙이 꿈을 꾸는 이영태시인의 가슴에는 늘 촉촉이 젖은 풀잎과 고요한 새벽의 빛깔이 산다.

 

제 6집 「저 별이 지기 전에」 세상에 빛을 본 시집은 이영태시인의 생의 결집과 혼이 실린 시집이라고 할 수 있다.

나이 들어간다는 것은 저무는 것이 아니라 따뜻한 가슴으로 세상을 품어, 해 노을의 경이로움으로 부드럽게 보듬는 일일 것이다.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난 이영태시인은 2017년 3월 문학광장에 등단하면서 시인의 길에 입문하게 된다. 2019년 제 1집 「발자국 소리」 출간을 시작으로, 산수傘壽(팔순)에 제 6집을 출간하는 시에 대한 열정과 그 사랑이 녹녹히 묻어나는 시집이라 할 수 있다.

 

이영태시인은 지금 투병중이다. 약 일 년여 동안 홀로 깊은 산에 들어가 자연 속에서 생활하며 투병을 하다, 시집 출간을 앞두고 산을 내려온 이영태시인의 가슴에는 삶에 대한 애환이 뜨거운 서사로 감흥을 준다.

                                   

오늘따라 별이 참 예쁘다

 

어느 노랫말이 떠오른다

"저 별이 아쉬워서 그러는데, 조금만 더

같이 있자"

 

그대가 먼 길 떠나기 전 촉촉한 두 눈이

일러주던 말, "저 별이 지기 전에 이 손

놓고 싶지 않아, 지금 우린 둘이잖아.."

 

곧 이별하면, 우리 서로 홀로가 된다는

그 애절한 뜻의 잔잔한 절규가

긴 세월 흐르도록 가슴을 찢는다

 

지금, 유난히 반짝이는 별이 보고 있는

그대 속삭임과 향기가 남겨진

이 초원을 더 오래 걷고 싶은 밤

 

별을 핑계 삼아 놓고 싶지 않았던

그대 따뜻한 손잡았을 때

"사랑한다고, 진정 사랑한다고"

왜, 아껴두었던 말 들려주지 못했을까…

- 「저 별이 지기 전에」 전문

 

가슴속의 작은 세계, 오랫동안 담아두었던 아픔의 말이 있다면, 별밤에는 편지를 쓴다. 자연과 삶의 법칙에서 이별이라는 통속적 관념을 배재시킬 수가 없는 그 아픔.

푸른 초원 위를 달리는 마음의 고요가 감성적 어조로서, 이별의 순간을 아련하게 그려내는 것이다. 천체인 '별'을 이용하여 인간관계의 변화와 감정의 흐름을 섬세한 묘사로서, 별의 움직임과 그것이 지평선 너머로 사라지는 순간을 인간의 이별과,  인간 내면의 복잡하고 모호한 감정들로서 승화시켜, 별이 빛나는 밤 애절한 눈빛과 가슴, 사유의 그물들이, 삶의 순리로 떠오르는 것이다.

 

시의 제목에서 "저 별이 지기 전에" 는 예고되는 이별의 순간을 암시하며, 그 임박한 이별 앞에서의 초조함과 아쉬움을 느끼게 한다.  "오늘따라 별이 참 예쁘다"는 심미성을 통하여, 일상에서의 아름다움이 종종 우리가 잃어버리려는 순간에 더욱 빛나는 것처럼, 감정의 강도가 극대화되는 순간을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그대가 먼 길 떠나기 전 촉촉한 두 눈이 일러주던 말," 에서, 떠나가는 이의 마음을 읽어내려는 시도가 담겨, 이별의 슬픔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마음에 대한 이해를 형상화하는, 그 과정 속에서 자신의 감정을 더 깊이 있게 되돌아보는 순간을 표현하는 것이다.

 

별의 궤적과 인간의 이별은 병행적으로 진행되며, "곧 이별하면, 우리 서로 홀로가 된다는 그 애절한 뜻의 잔잔한 절규가 긴 세월 흐르도록 가슴을 찢는다"는 이별 후 각자의 고독함, 그리고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상처의 깊이를 '잔잔한 절규'라는 강한 표현으로 서술되어 농축된 이미지 형상을 주는 것이다.

 

후회와 미련을 품은 채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왜, 아껴두었던 말 들려주지 못했을까…"의 심미적 확장으로 정서의 면모가 두드러진다.

. 사랑하는 이에게 마음을 전하지 못한 채 보내야 하는 아픔과, 그 감정을 표현하지 못한 채 끝내야 하는 상황의 아쉬움이 극대화되는 것이다.

 

별과 인간의 삶을 통하여 이별의 철학을 병행하여 서술화 한, 인간의 미묘한 감정과 복잡함, 그리고 아름다움과 슬픔이 공존하는 이별의 순간을 감각적이면서도 섬세함이 명징하게 드러나는, 여운으로 남기게 되는 서정적 시의 생명을 담고 있는 것이다.

                          

파릇파릇한 보리밭 이랑

종달새 날렵한 비상

손에 잡힐 듯 산위에 걸린 구름

 

보릿고개 가난이 서러운

엄니 향기를 피워내는

노란 산 동백꽃 몽글몽글 피고

 

꽃잎 따 먹던 발간 입술로

진달래꽃 꺾어주며

봄 앓이 하다가 시집간 이쁜이

 

흙냄새나는 초가집 가난도

화려한 궁전 부럽잖게 

정 나누고 살았던 순박한 이웃

 

이제는 그 모두 전설이 된

꿈에 어리는 그리움

저 멀리 고향 하늘만 바라본다.

- 「노스탤지어」 전문

가난도, 마음 시리지 않은 그 풍요는 무엇일까. 보릿고개를 넘어보지 않고서야 어찌 그 험난한 고개를 넘는 이의 혹독함을 알 수가 있을까. 지나고 보면 그 시절을 함께 지낸 돈독한 정과 순박한 이웃들의 따뜻한 마음을 잊을수 가 없는 것이다. 과거와 현재 사이의 감정적 거리, 그리고 그 여운이 주는, 간결하면서도 풍부한 이미지의 메타포가 주는 추억속의 시공간을 점유하는 그림자 같은 과거의 풍경 속으로 몰입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특히 고향의 자연과 사람들, 그리고 그 시절의 삶이 지닌 소박하면서도 따뜻한 향수가 전반적으로 공간성을 확보하고 주체적 관통으로서 발현시키고 있는 것이다.

 

 "파릇파릇한 보리밭"과 "종달새 날렵한 비상", "손에 잡힐 듯 산위에 걸린 구름" 의 형상화가 주는 이미지는 사실적, 심미적 풍경을 선명하게 묘사하면서 직접적인 체험으로서, 자연적 이미지가 주는 단순함,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한 시절을 살았던 이들의 감정과 추억을 회상하게 하는데 있어서, 그 가치성을 높이게 한다.

 

"보릿고개 가난이 서러운 엄니 향기를 피워내는 노란 산 동백꽃"에서는 모성의 사랑과 가난한 삶의 아름다움, 그리고 간절함이 녹녹히 녹아 있으며, 어머니와 자연을 연계하여, 세상의 부족함과 어려움 속에서도 따뜻함과 아름다움이 존재함을 상기시키고 있는 것이다.

 

또한 "꽃잎 따 먹던 발간 입술로 진달래꽃 꺾어주며 봄 앓이 하다가 시집간 이쁜이"는 과거의 순수한 사랑과 청춘의 미묘한 아름다움을 그려내며, 향수와 회상으로서, 인간의 내면적 감정과 고향의 소중함을 상기시키고 있는 것이다.

 

현재의 우리에게 닿지 못하는 과거의 삶이 전설처럼 묘사되어, "이제는 그 모두 전설이 된 꿈에 어리는 그리움 저 멀리 고향 하늘만 바라본다." 와 같이 과거의 삶과 현재와의 간극을 드러내면서도, 우리가 잃어버린 것에 대한 그리움과 아쉬움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노스탤지어의 감성을 통해 잃어버린 시간과 추억, 그리고 간단하지만 소중했던 순간들에 대한 그리움으로서, 따뜻한 목소리가 마음 속 깊은 곳에 울리게 하는 것이다.

우리들에게서 잊혀져 간 그 가치성들을 상기시키는 중심적 동력으로 발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부귀를 가져온다 시며

사랑으로 가꾸시던

모란꽃 닮아 고우신 울 어머니

 

서러운 가난을 달래주듯

해맑은 봄 마당에

탐스레 핀 으뜸의 꽃 부귀화여

 

그 영화로움 다 어디 가고

이제는 꿈인 듯이

잡초 자란 폐허에 홀로 남았나

 

모두 떠나버린 정든 얼굴

목놓아 부르고 싶도록

미칠 것 같이 어른거리는 고향

 

해마다 모란이 피면

꽃송이처럼 기도하시다

하늘 가신 울 어머니 그리워라.

- 「모란이 피면」 전문

 

인간이 태어나면서 가장 먼저 접하는 것이 있다면 어머니의 품이다. 어머니의 따뜻한 가슴과 정성으로 살아가는 힘이 되고, 행복의 모티브가 되는 정미가 커가는 것이다.

특히, 한 인간의 삶, 어머니의 존재와 그리움을 중심으로 깊은 감정의 세계를 펼치며, 모란꽃이라는 자연스러우면서도 상징적 이미지로서, 인간의 감정, 추억, 그리고 사랑의 아름다움을 고백하듯이 구성의 감성적 묘미로서 드러나는 것이다.

 

과거의 추억으로, "부귀를 가져온다"에서, 어머니가 모란꽃을 사랑으로 가꾸었다는, 풍요와 행복의 상징으로서, 명징하게 모란꽃을 들여다보는 어린 시절을 엿볼 수 있으며, 어머니의 손길 하나하나에 담긴 정성과 사랑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서러운 가난을 달래주듯 해맑은 봄 마당에 탐스레 핀 으뜸의 꽃 부귀화여" 에서, 모란꽃이 단순한 꽃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어려움과 고난 속에서도 희망과 위안을 주는 존재였음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모란꽃은 시인의 가정과 어머니를 대표하는 상징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 영화로움 다 어디 가고 이제는 꿈인 듯이 잡초 자란 폐허에 홀로 남았나" 에서는 현재의 쓸쓸함과 황량함을 대조적으로 그리고 있다. 이 시점에서 「모란이 피면」 은 감성적인 회상에서 현재의 아픔으로 전환되며, 그 간극 속에서 독자는 시인의 감정적 깊이를 공감하고 체험하게 되는 것이다.

 

"목놓아 부르고 싶도록 미칠 것 같이 어른거리는 고향"  에서는 극도의 그리움과 상실감이 드러나며, 고향과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현재의 공허함 속에서도 더욱 강렬하게 느껴지는 부분이다.

 

"해마다 모란이 피면 꽃송이처럼 기도하시다 하늘 가신 울 어머니 그리워라"에서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으로서 그 결집성으로서 묘사하고 있으며,  어머니가 물신세계로 떠났음에도 불구하고, 모란꽃이 피는 시기가 되면 어머니의 정신이 계속해서 가족과 함께 있음을 느끼게 하는 감동적인 표현으로 서사화 되고 있는 것이다.

 

강렬하면서도 섬세한 언어로서 인간의 감정 세계를 탐구하고, 자연의 한 부분으로서의 인간의 삶, 그 속에서의 사랑과 상실, 그리고 기억의 의미를 조명하고 있는「모란이 피면」. 

모란꽃을 통한 비유와 상징은 시의 내용을 더욱 풍부하게 하며, 이미지 속에 자신의 감정을 투영하게 만드는 교감적 면모를, 압도적인 시학으로서 이루고 있는 것이다.

                            

황하의 모래알보다 많은 사람 중에

가연을 맺고 산다는 건

그 얼마나 경이로운 축복인가

 

억겁 전생의 그리움을 돌고 돌아온

창조의 섭리로 빚어낸

참으로 귀하고 귀한 인연이다

 

그러니 별도 따다 주는 애틋함으로

맹세한 약속 잊지 말고

변함없이 업어주고 안아주고

 

꽃처럼 곱게 피어나는 기막힌 사랑

진정 감사한 마음으로

평생 아름답게 살아야 한다.

「가연 (아들에게!)」전문

 

이 세상에 모든 인연이 아름다움으로 여물어가는 속 깊은 인연이라면 그 얼마나 아름다운 세상일까.

이 세상에 이유 없는 존재가 그 어디 있으며, 이유 없는 인연이 그 어디 있겠는가. 소소한 인연, 스치는 인연도 깊은 인연이 있으므로 이루어진다 하는데, 가족의 인연은 그 얼마나 깊으면 삶의 동반자가 되어 행복과 아픔, 고난과 힘듦을 같이 나누며 살아가야 하냐는 말이다.

 

 "가연 (아들에게!)"라는 제목과 같이,  인간관계의 소중함과 부모와 자식 간의 감정적 연결,  그리고 인생을 함께하는 귀중한 인연에 대한 마음을 감싸고 있는 깊은 사색으로서, 담아내고 있다.  가족의 소중함과 사랑의 깊이를,  장엄한 자연 현상과 우주의 범위를 빗대어 표현함으로써, 일상적인 존재의 아름다움과 신비를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황하의 모래알보다 많은 사람 중에 가연을 맺고 산다는 건 그 얼마나 경이로운 축복인가"에서와 같이, 인간 세계의 광대함과 그 속에서 우리가 맺는 인연의 소중함을 역설하고 있다.  황하의 모래알로 비유되는 인류의 수많은 존재 속에서, 한 사람과의 깊은 관계는 놀라운 축복으로 묘사되고 있는 것이다.

 

"억겁 전생의 그리움을 돌고 돌아온 창조의 섭리로 빚어낸 참으로 귀하고 귀한 인연이다" 라고,  인연이란 신비로운 우주의 힘에 의해 결정되는,  거의 순환하는 숙명과도 같은 것으로 서술하고 있으며, 이러한 관점에서, 인간의 삶과 인연에 대한 고창한 신비주의적 해석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별도 따다 주는 애틋함으로 맹세한 약속 잊지 말고 변함없이 업어주고 안아주고" 에서는 부모의 사랑과 헌신이 아이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지지를 의미한다는 메시지로서 '별도 따다 주는'이라는 비유는 부모의 사랑이 어떠한 희생도 감수할 만큼 강력하고 순수함을, 그 상징적 개념으로서 심화하고 있는 것이다.

 

"꽃처럼 곱게 피어나는 기막힌 사랑 진정 감사한 마음으로 평생 아름답게 살아야 한다"는  시의 클라이막스는, 아들에게 자라난 사랑이 꽃처럼 아름답게 피어나길 바라며, 그러한 사랑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갖고 삶을 영위해야 할 것을 리드미컬하게 접목시키고 있는 것이다.

 

강력한 정서와 사랑, 인간의 감정과 삶의 아름다움, 그리고 우주와의 연결성에 대한 시적 탐구는 인생과 사랑에 대한 깊은 사색을, 깊고 역동적인 서술로서, 자아내고 있는 것이다.

                     

노~란 은행잎 나풀나풀

빈 허공을 순례하고

살찐 누렁소가 한가로운 날

 

풀벌레 향연이 사라진

고요로운 뒤꼍 숲에

갈 바람만 분주히 들락이는

 

탐스럽게 감 익는 마을

타는 듯 붉은 석양에

집집마다 울 넘어 주렁주렁

 

그림 같던 고향 풍경이

또 가을이 깊어가니

자꾸 주홍빛 향수가 어린다.

「감 익는 마을」전문

 

가을날의 정취가 붉은 석양에 물들어가는 마을에 주렁주렁 익어가는 감나무의 탐스러움. 향수에 젖어드는 마음이, 끊임없는 그리움으로 솟구치는 향연이 기다리는 그 고향의 풍경 속 모습들은 그야말로 풍요롭다.

"감 익는 마을"은 한국 전통 마을의 가을 풍경을 아름답고 서정적인 언어로 묘사화 하고 있다.  자연과 인간 사이의 조화롭고 아름다운 상호 작용을 통하여, 계절의 변화와 그에 따른 감정의 흐름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노~란 은행잎 나풀나풀 빈 허공을 순례하고 살찐 누렁소가 한가로운 날" 로 시작하여 가을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한국 전통 마을의 은행잎과 농작물을 품은 소의 모습은, 풍요로운 가을을 상징적 미학으로서 드러내며, 동시에 마을 사람들의 평화로운 삶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풀벌레 향연이 사라진 고요로운 뒤꼍 숲에 갈 바람만 분주히 들락이는"에서는 가을의 고요함과 자연의 소리를 중심으로 정숙한 분위기로서, 마을의 평화로운 분위기를 느끼게 하고, 동시에 계절의 변화와 그에 따른 자연의 움직임을 섬세하게 포착하고 있는 것이다.

 

"탐스럽게 감 익는 마을 타는 듯 붉은 석양에 집집마다 울 넘어 주렁주렁"에서는 가을의 풍성함이 한껏 드러나고 있으며, 익어가는 감과 붉게 타는 석양은 가을의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동시에, 고향의 추억과 향수를 자극하는 강렬한 정서적 이미지로서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그림 같던 고향 풍경이 또 가을이 깊어가니 자꾸 주홍빛 향수가 어린다"는, 고향의 아름다운 풍경과 그리움이 겹쳐져, 고향에 대한 슬픔과 아름다움, 그리고 그리움이 혼합된 감정을 효과적으로 생성화하고 있다.

사유와 생생한 이미지로서, 가을날의 정취와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효과적 대상으로서, 자연과 인간, 그리고 과거의 추억 사이에서 흐르는 미묘한 감정의 교류를 섬세하게 담아내어 추억 속으로 흡수하는 시적 논리로서 그리움을 자아내는 서정적 주체성을 띄고 있는 것이다.

                          

먼 이국의 꽃을 들꽃들과 친구하라고

좋아하는 아침 햇살과 그늘에

콤팩트하고 깔끔히 가꾸었더니

 

강열한 진홍빛 내추럴 느낌의 꿀꽃과

상큼한 잎 향기를 뿜어내며

여름 내내 피어서 즐거움을 준다

 

층층으로 달린 작고 조밀한 몽우리가

풍성한 총상 꽃차례를 자랑하니

벌 나비의 밀월이 분주하다

 

부드러운 벨벳 질감의 선명한 가슴을

열어주는, 중세 유럽인의 지성과

지혜를 상징하는 귀족 꽃

 

마치, 사랑 부재의 이 시대에 나 혼자

곱게 뜨겁게 사랑을 키워가는

여인같이 귀엽고 아름답다.

「샐비어」전문

 

인간의 삶에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는 그 절정의 순간은 그 얼마나 찬란한가. 꽃의 마음을 갖고, 꽃의 세계에 든다는 것은 꽃만큼 여리고 순수이상을 뛰어넘는 신비로움, 그 자체일 것이다. 꽃이 인간에게 주는 그 영향력은 실로 크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세상 모든 이치가 사랑으로 그 존재가치가, 그 존엄함을 더욱더 상징하듯 말이다.

꽃의 세계에 들어, 꽃의 향기로움을 세상에 전할 수 있다면, 그 큰 사랑으로서, 마음에 감싸고도는 모든 순간들은 꽃의 마음으로 아름다울 것이다.

‘샐비어’라는 꽃을 통하여, 섬세한 감정과 생명력, 그리고 더 넓은 사회적 형상으로서, 샐비어가 자리 잡은 환경의 묘사와, "먼 이국의 꽃을 들꽃들과 친구하라고 좋아하는 아침 햇살과 그늘에 콤팩트하고 깔끔히 가꾸었더니"라는, 자연스럽고도 은은함으로서, 화자의 시적 이미지 속으로 순조롭게 스밀 수 있는 통로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강열한 진홍빛 내추럴 느낌의 꿀 꽃과 상큼한 잎 향기를 뿜어내며 여름 내내 피어서 즐거움을 준다"는 꽃의 생생한 생명력과 아름다움을 강조하며,  샐비어의 에너지와 생명력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샐비어를 통하여, 인간, 특히 여성과 연관시켜 인간의 내면세계와의 연결을 모색하고 있다. "부드러운 벨벳 질감의 선명한 가슴을 열어주는, 중세 유럽인의 지성과 지혜를 상징하는 귀족 꽃"이라는, 샐비어가 단순한 자연의 존재를 넘어 문화와 역사, 인간의 감성과 지성에 이르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는 것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마치, 사랑 부재의 이 시대에 나 혼자 곱게 뜨겁게 사랑을 키워가는 여인같이 귀엽고 아름답다"는 샐비어, 또는 그것을 대표하는 여성이 현대 사회의 외로움과 무관심 속에서도 아름다움과 사랑, 강인함을 지니고 있음을, 꽃과 인간, 그리고 우리 시대가 마주한 고민 사이의 연결고리를 독특한 방식으로 탐구함으로서,  사유와 공감을 자극하는 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세련된 언어와 이미지를 통하여 자연의 일면과 인간의 내면 세계, 그리고 사회적 현실 사이의 다층적 연결을 독특하게 드러내고 있는 「샐비어」의 각 연과 행에서, 샐비어라는 꽃을 중심으로 확장되는 세계를 섬세하게 그려내며, 그 속에서 반영되는 인간의 삶과 감정, 그리고 우리 모두의 시대적 상황에 대한 깊은 통찰을 리듬감 있게 서술하고 있는 것이다.

사랑이 부재인 이 시대에 사랑과 꿈을 키워갈 수 있는 역동적 소망의 마음이 담긴, 시대적 간절함이 담긴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이다.

마음을 담아내는 꽃의 향기로서, 꽃에 부는 유순한 바람으로서, 미래의 희망과 꿈을 키우고자 하는 열망과 소망이 삶의 페달을 밟는 힘찬 동력으로서 내일을 여는 것이다.

아름다운 향기와 순수한 미학으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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