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위에 쓴 연서(戀書)
초연 김은자
▲초연 김은자 시인 고요함 속에서도
유동하는 물살들
고운 피부 표면에
너를 품은 사랑을 적는다.
언어가 젖으며
마침표를 찍기도 전에
시어는 파문을 지어가며
사라지고 시치미를 뗀다.
오지랖이 넓어서
염려증이 고질화 되더니
화농증이 자주 덧나서
다스리기 어려워진다.
물 위라서 연민의 마음을
굵고 진한 색으로 써 놓아도
흔적 없이 숨어버리는 낙서 위에
미망의 그리움이 고개를 숙이며 졸고 있다.
● 초연 김은자
동국대 행정대학원 졸업(석사). 《에세이포레⟫수필, 《문예춘추》 시 등단. 문고문문학회 회장. 종로포엠문학회 회장. 문예춘추문인협회 부회장. 강남 포에트리 문학회 부회장. 종로구 장애인협회 고문. 육필문학회 운영위원.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전자문학상, 《문예춘추》수필문학상, 빅톨위고문학상 금상, 현대문학100주년기념문학상 수상. 수필집 『내 귀에 말 걸기』 외 다수. 시집 『물 위에 쓴 연서』 외 다수.
(구로오늘신문 수록)